나랑 바꿀래?
심순 지음, 모예진 그림 / 그린북 / 2026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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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친구를 부러워하는 마음, 그 안에 숨겨진 진짜 얼굴

표지 제목이 참 재미있었습니다.

‘나랑 바꿀래?’라는 말, 어릴 때 친구끼리 장난처럼 한 번쯤 던져봤던 말이잖아요.

그런데 표지 속 아이는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고, 뒤에 선 친구는 약간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어요. 대체 뭘 바꾸자는 걸까? 제목만 봐도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해졌습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초등학교 2학년 단짝 친구 혜리와 슬비예요. 두 아이에게는 비밀이 하나 있습니다. 주문을 외우면 서로 몸을 바꿀 수 있는 특별한 ‘우정의 힘’이 있다는 거예요.

처음에는 앞니를 바꾸는 것으로 시작해요. 그런데 한 번 바꾸기 시작하니 머리카락, 피부색, 손발까지 점점 바꾸고 싶은 게 많아집니다. 친구의 것이 더 좋아 보이는 마음에서 시작된 작은 장난이 점점 커지면서 두 아이 사이에도 묘한 감정이 생겨나지요.

이 책이 마음에 들었던 건 단순히 몸이 바뀌면서 벌어지는 소동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혜리가 정말 부러워했던 건 슬비의 예쁜 얼굴이나 곱슬머리 자체가 아니었어요. 누구에게나 사랑받고, 늘 주변에 친구가 많은 슬비의 모습, 어쩌면 그런 슬비라는 ‘존재’ 자체가 부러웠던 거지요.

이 대목을 읽는데 평소 아이들과 만나며 느꼈던 장면들이 떠올랐습니다.

“선생님, 나도 저 친구처럼 되고 싶어요.”

아이들이 이런 말을 할 때가 있잖아요. 가만히 이야기를 들어보면 외모나 학용품이 부러워서라기보다 그 친구가 가진 관계나 분위기를 부러워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럴 때 “너도 예뻐.”, “부러워할 필요 없어.”라고 바로 말해주기보다는, 아이가 왜 그 친구를 부러워하는지 한 번 더 물어봐 주는 게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말 속에 아이가 정말 원하는 것이 숨어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림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혜리와 슬비의 표정과 몸짓이 워낙 생생해서 아이들의 마음이 그림에 그대로 드러나요. 삐친 표정, 신난 표정 하나하나가 어찌나 귀엽고 웃긴지 모릅니다.

이것저것 다 바꾸고 난 뒤의 엉뚱한 모습에서는 웃음이 나다가도 ‘이러다 진짜 큰일 나는 거 아니야?’ 하는 마음이 들어 다음 장면을 얼른 넘겨보게 됩니다.

그렇게 재미있게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이런 질문을 만나게 됩니다.

‘내가 진짜 바꾸고 싶은 건 뭘까?’

‘아무리 바꾸고 싶어도 끝내 바꿀 수 없는, 나만의 것은 무엇일까?’

아이들에게 던져도 좋은 질문이지만, 책을 읽고 난 뒤에는 저에게도 오래 남았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남의 삶이 더 좋아 보일 때가 있잖아요.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면서 괜히 마음이 작아질 때도 있고요. 다른 사람을 부러워하느라 정작 지금의 내 모습과 내가 가진 것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던 적은 없었나 돌아보게 되더군요.

그래서인지 이 책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에게도 생각할 거리를 건네는 것 같았습니다.

《나랑 바꿀래?》는 재미있는 상상에서 시작하지만, 읽고 나면 ‘나답게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책입니다.

친구를 향한 부러움이나 질투, 서운함 같은 감정을 무조건 나쁜 마음이라고 하지 않는 것도 좋았어요.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마음임을 보여주고, 그 감정을 들여다보면서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줍니다.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건 “친구와 사이좋게 지내야지.” 같은 교훈을 앞세우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혜리와 슬비가 티격태격하고, 서로 서운해하고, 부딪히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두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될 것 같아요.

처음엔 그저 재미있는 장난처럼 들렸던 ‘나랑 바꿀래?’라는 말.

책장을 덮고 나니 오히려 나 자신에게 묻게 됩니다.

“나는 지금의 나와 잘 지내고 있나?”

친구를 부러워해 본 적이 있는 아이들에게도, 그리고 아이들의 말과 행동 뒤에 어떤 마음이 숨어 있는지 조금 더 이해하고 싶은 어른들에게도 한 번쯤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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