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 소년의 우울한 죽음
팀 버튼 지음, 윤태영 옮김 / 새터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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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내 눈이 두개가 아니라면-.내 몸에 가시가 마구 돋아나 있다면- 나는 지금의 나처럼 행동하고 웃고 이야기할까. 나도 사람처럼 행동하리라고 마음을 먹었다.팀버튼의 굴소년의 우울한 죽음은 겨울에 읽어야 제 맛이다. 재미있다.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 사랑하는 사람. 모두. 그가 그려낸 그림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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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 동안의 고독 - 1982년 노벨문학상 수상작 문학사상 세계문학 6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안정효 옮김, 김욱동 해설 / 문학사상사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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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케스, 그가 만들어낸 세상은 마술에 걸려있다. 그러나 그런 마술은 진실어린 삶으로 피어난다. 그것은 fact다. 침대에 누워서 하늘에 구두를 던지는 마음으로 읽었다. 작가가 글을 썼던 마천루-에 그리고 마콘도로 내가 뛰어올라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밀란쿤데라가 말했듯이 마르케스가 있는 한 소설은 죽지 않았다. 아마도 행복한, 완전히 행복한 시대에 작가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 나의 세대에 있어 내가 느끼는 작가란 바로 마르께스다. 재미있다. 내가 있는 공간에 거울을 비추게 된다. 일기도 쓴다. 그리고 다시 읽었다...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백년동안의 고독은 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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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볼 것인가 - 해외미학선 25
존 버거 지음 / 현대미학사 / 199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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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담아내는 내 눈의 지름은 몇 센치미터나 될까요. 존버거의 Way of Seeing은-어떻게 볼 것인가(현대미학사-하태진 옮김)라는 책을 읽었던 건 밤을 세면서 일을 하다가 간간히 쇼파에 기대어서 였습니다. 좋아하는 그림들이 화면안에 빼곡히 한 장에 일곱개씩도 담겨있기는 했지만 뛰쳐나오고 싶어할 정도는 이 책의 경우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빈 공간이 많아 사이사이 일기도 쓰고 그림도 그릴 수 있습니다~그림들이 작아지고 시선이 부딪쳐(혀?) 아쉽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 책을 저는 어떤 이유에서건 정말 좋아합니다. 제 책장에 잘 있지요^__^

저는 졸렸던 눈을 오히려 살살 깨워가면서 읽었습니다.

분명한 건 시각과 미디어라는 이름의 다른 번역본보다 좀 더 읽기에 거칠지 않고, 더 만만해보인다는 겁니다. 어디선든가 본 듯한 말들이 자주 있는건 제 생각에는 이 책을 읽는 사람이 많을거라는 뜻인거 같기도 했어요. 그리고 나서 그 다음다음날인가에 들어갔던 '여성예술사' 강의에서 교수님이 존버거의 시각적 상호성-보고 보여지는 것에 대해 줄줄이 말씀하기도 했습니다.

재미있게 읽었던 부분 중 하나가 3장에 드러나는 거울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거울은 종종 허영을 상징하기도 하고 자기자신을 바라보는 즐거움을 제공한다는 말과 함께 자기 자신을 대상화하면서 구경거리로 만든다는 것입니다. 그러고보니 이상의 '거울'이라니 시에서부터 백설공주에 나오는 거울, 그리고 수면이라는 이름의 나를 비추는 거울, 그리고 언젠가 보고나서 놀랐던 뭉크의..그림 중 시간의 신이뒤에 있고 늙은 여자들이 거울을 보면서 죽음의 시간이 온 것을 모르고 있는..등등의 것들이 떠올랐습니다.

시간은 가는데 거울을 보고 있으면 왠지 그 순간이 멈춰 있는 듯한 생각이 저는 들기도 합니다. 내가 나를 재현하는 것이 가능할까. 하긴 당장 길거리를 뛰쳐나가도 쇼윈도에 내가 비쳐지고 있는 것을 보지 않을 수 없으니까요..마네가 그린 나나도 그렇네요.^___^

또한 7장에서의 광고에 대한 글귀들도 인상깊었는데요. 광고가 약속하는 것은 즐거움이 아니라 행복이며 그 행복은 자신의 과거의 추억을 통해 끄집어내는 시각적인 매력이라는 것입니다. 광고는 과거를 동경하고 그 과거를 미래에 팔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수많은 광고들의 시각적 이미지. 시각적 효과를 띈 델레비젼이나 영화 등 어쩌면 그것들을 사면 내 삶이 빛날 것 같다는 착각만을 주고 있을 수도 있겠지요..하긴 꿈을 파는 것에 대해 무어라고 말해야 할지는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예전에 갔던 어떤 전시에서 향수어린 거짓말이라는 테마..가 있었는데..그것이 생각났었습니다.

분명 시각적인 것. 이미지의 홍수 속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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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그림으로 읽기 - 그리스 신들과 함께 떠나는 서양미술기행
이주헌 지음 / 학고재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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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에 도취된다는 거.. 그리스 로마 신화 책을 기차 탈 때마다 커다란 가방 안에 안고 다니다..그 무렵~ 이주헌씨가 쓴 <신화, 그림으로 읽기>라는 책을 선물 받았습니다.

예술가들의 영원한 우상, 아프로디테~챕터에서는 보티첼리의 비너스와 카바넬의 비너스 등 다른 각도의 시선을 보게 되고.. 인간의 영웅, 헤라클레스에서는 '위대한 인간'을 그리고 조각하고자 했던 예술품들을 만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신화의 오디세우스와 칼립소의 이야기를 그린 그림들, 그 안의 이야기들이 가슴에 깊이 와닿았어요, 시간과 그 시대를 살아간 화가들의 각기 다른 색의 삶을 뛰어넘더라구요~.그림이라는 건..그게 마음에 오는 건..

때로는 문자로 해석하려는 신화이야기는 지칠 법도 한데 이런 그림으로 읽는 신화는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신화속의 그림들은 이렇게 말하는 거 같았어요 지금 네가 고민하는 기억, 사랑하는 습관, 만나는 사람들의 눈물과 웃음이 다 아주 오래전부터 있었던 거야.~...

하지만 이 책 안에서는 다른 신화의 그림을 다룬 책들과 반복되는 느낌이 많기도 했지요. 그런 한계를 저자의 부드러운 글솜씨와 세련된 시선이 덮어주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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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미의 시대
조용훈 지음 / 효형출판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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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감으로 시를 쓰고 종이로 그림을 그려가는 일.
이 일은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일입니까.

국문학자인 이 책의 작가는 자신이 흠모하는 예술가와 깊이 그 매력에 빠져있던 그림들을 자신의 언어로 읽어내기를 시도합니다. ..마치 같은 기차 칸에 탄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듯 그렇게 그림에 대한 이야기는 솔솔~ 엮어져 나갑니다. 그림안에서는 작가의 시가 녹아들어있고 그 시란 가공된 시어가 아닌 삶의 체험에서 나오는 것들입니다.

어쩌면 누구나 쓸 수 있는 것을 써야한다는 프랑스 작가의 말처럼 누군가 해야 할 말을 부드럽게 속삭이고 있습니다. '나는 누구인가'의 파트에서는 자코메티를 보고 '실존이 움직인다'고 말하기도 하고 '몽환, 그리고 에로티시즘' 에서는 클림트와 샤갈의 사랑을 빗대는 붓질을... '지독한 사랑이 여기에 있다'고 묶어내기도 합니다. 이야기를 붙이지 않아도 아름다울 에곤쉴레의 그림. 렘브란트의 자화상 등에 한편의 시같은 글을 읊으면서 더 가깝게 우리는 그림을 느끼게 됩니다..화가의 삶, 에피소드. 그 시대. 그리고 저자의ㅡ 삶까지도 말입니다.

이 길을 따라가다 보면 처음 이 책을 두드릴때는 작가의 주관적인 그림읽기로 느껴지던 것이. 결국은 나의 경험과 감정으로 이어지면서 내 느낌들을 그 그림을 보며 상상하고 있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작가가 젊은 시절 고뇌할 때 늘 곁에 있었다고 하는 그림들과 비오는 날 나보다 더 무거운 옷깃을 여미고 뛰어다니는 사진. 신윤복의 풍속화에 나오는 담벽. 그 아래의 남녀들의 모습은 바로 내 옆에서 피어나고 있는 감정들이었으니까요.

책의 제목에서도 그렇듯이, 그리고 작가 스스로도 언급했듯이 예술에 대한 스스로의 갈증이 책 전체에 축축한 수분처럼 흘러다니고 있습니다. 그래서.모든 사람들이 이 책을 편안하게 의자에 기대어 읽을지는, 그 리듬에 맞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에게는 객관적인 지식의 체계나 논리가 없다고 해서 설득력이 없지는 않았지만 말입니다.

그림과 글에 대한 책-어쩌면 우리 주변에서 쉽게..많이 볼 수 있는 것들이지요. 화첩기행부터 시작해 한젬마씨의 책 들 말입니다. 그런 책들의 홍수 속에서 그저 그림과 글을 흘러보낼 수 는 없습니다. 이 책은 그런 떠다니는 그림과 글들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도록..도와주고 있습니다. 그림-아니 오늘 창으로 내다 본 풍경에 대해 한 줄 글귀가 그리워지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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