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볼 것인가 - 해외미학선 25
존 버거 지음 / 현대미학사 / 1995년 2월
평점 :
절판


세계를 담아내는 내 눈의 지름은 몇 센치미터나 될까요. 존버거의 Way of Seeing은-어떻게 볼 것인가(현대미학사-하태진 옮김)라는 책을 읽었던 건 밤을 세면서 일을 하다가 간간히 쇼파에 기대어서 였습니다. 좋아하는 그림들이 화면안에 빼곡히 한 장에 일곱개씩도 담겨있기는 했지만 뛰쳐나오고 싶어할 정도는 이 책의 경우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빈 공간이 많아 사이사이 일기도 쓰고 그림도 그릴 수 있습니다~그림들이 작아지고 시선이 부딪쳐(혀?) 아쉽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 책을 저는 어떤 이유에서건 정말 좋아합니다. 제 책장에 잘 있지요^__^

저는 졸렸던 눈을 오히려 살살 깨워가면서 읽었습니다.

분명한 건 시각과 미디어라는 이름의 다른 번역본보다 좀 더 읽기에 거칠지 않고, 더 만만해보인다는 겁니다. 어디선든가 본 듯한 말들이 자주 있는건 제 생각에는 이 책을 읽는 사람이 많을거라는 뜻인거 같기도 했어요. 그리고 나서 그 다음다음날인가에 들어갔던 '여성예술사' 강의에서 교수님이 존버거의 시각적 상호성-보고 보여지는 것에 대해 줄줄이 말씀하기도 했습니다.

재미있게 읽었던 부분 중 하나가 3장에 드러나는 거울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거울은 종종 허영을 상징하기도 하고 자기자신을 바라보는 즐거움을 제공한다는 말과 함께 자기 자신을 대상화하면서 구경거리로 만든다는 것입니다. 그러고보니 이상의 '거울'이라니 시에서부터 백설공주에 나오는 거울, 그리고 수면이라는 이름의 나를 비추는 거울, 그리고 언젠가 보고나서 놀랐던 뭉크의..그림 중 시간의 신이뒤에 있고 늙은 여자들이 거울을 보면서 죽음의 시간이 온 것을 모르고 있는..등등의 것들이 떠올랐습니다.

시간은 가는데 거울을 보고 있으면 왠지 그 순간이 멈춰 있는 듯한 생각이 저는 들기도 합니다. 내가 나를 재현하는 것이 가능할까. 하긴 당장 길거리를 뛰쳐나가도 쇼윈도에 내가 비쳐지고 있는 것을 보지 않을 수 없으니까요..마네가 그린 나나도 그렇네요.^___^

또한 7장에서의 광고에 대한 글귀들도 인상깊었는데요. 광고가 약속하는 것은 즐거움이 아니라 행복이며 그 행복은 자신의 과거의 추억을 통해 끄집어내는 시각적인 매력이라는 것입니다. 광고는 과거를 동경하고 그 과거를 미래에 팔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수많은 광고들의 시각적 이미지. 시각적 효과를 띈 델레비젼이나 영화 등 어쩌면 그것들을 사면 내 삶이 빛날 것 같다는 착각만을 주고 있을 수도 있겠지요..하긴 꿈을 파는 것에 대해 무어라고 말해야 할지는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예전에 갔던 어떤 전시에서 향수어린 거짓말이라는 테마..가 있었는데..그것이 생각났었습니다.

분명 시각적인 것. 이미지의 홍수 속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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