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의 탄생 시인의일요일시집 29
하린 지음 / 시인의 일요일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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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자마자 계속 읽게 되네요.
한 편 한 편 읽고 있으면 나는 화자가 돼서 몰입합니다.
애써서 이건 시라고 보여주지 않는데
읽고 있는 가슴이 이게 시라고 하네요.
지금을 치열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
앉은 자리에서 고개만 돌리면 볼 수 있는 우리 옆에 있는 사람들을
시인이 모른 척 지나치지 않아서 따듯하고 다정합니다.
그래서 아름다운 시라고 하고 싶네요.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닌 마음이 감지한 아름다운 삶이라는 서정.

우리와 멀지 않은 말들을 깊고 담담하게….
우리를 보듬어 주는 언어입니다.
많은 시를 여기에 옮기고 싶지만 저마다 멈추는 문장은
다를 것 같아서.

기분의 탄생입니다.





호모소모품스


오늘의 내가 어제의 나를 표절했다
형벌도 각주도 없이 지금의 세계는 무탈했다
패배는 칼로리가 높았고
실패는 자꾸만 비대해졌다
존재의 가벼움은 책 속에서만 발굴됐고
출근의 의지와 퇴근의 의지가
무릎의 쓸모를 이어 갔다 -p66


家長


지는 건 되지만 무너지는 건 안된다

양심을 선언에게 맡겨도 되지만 앞장서면 안된다

비굴 앞에서 비겁해도 비참을 떠올려선 안된다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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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 특별판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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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잡을 수 없이 생각이란 놈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밤잡을 설치는 날이 늘었다.
내 멋데로 움직일 수 없는 팔도 한 몫을 했으리라.
잦은 병원생활로 힘들어 할때마다
신랑이 추천한 작가가 있다

칼 세이건 -코스모스. 창백한 푸른점-

평소 관심이 없다기 보다 어렵게 생각한 우주 천문학 서적이라 읽어 볼 생각을 아예 하지않았던 책,명불허전이다
왜 많은 독자가 명작이라 추천하는지를...
이책은 천문학만 다뤄지는건 아니다
지구문명.인류의 역사.환경. 외계...
그리고 지구의 미래 내용면에서도 방대한 지식이
가득하다.
생소한 단어에 술술 읽히지는 않지만
지루함은 없었다...신비로움 마저 든다..
누구에게든 추천하고 싶은 과학서적들...

한점 먼지같은 지구에서 살아보겠다고 서로 부대끼며 살아가는 우리들 모습.
덧없음이다. 욕심을 부릴 필요도 없다
찰나로 지나치는 시간일 뿐이다
지금 내가 살아가는 시간이...적어도 이 두권의
책을 읽고난 후는...그런데 이런 생각이 얼마나
내 삶에 변화를 가져올지는...


-서문中-

코스모스는 과거에도 있었고 현재에도 있으며 미래에도 있을 그 모든 것이다.
코스모스를 정관하노라면 깊은 울림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다.
나는 그때마다 등골이 오싹해지고 목소리가 가늘게 떨리며 아득히 높은 데서 어렴풋한 기억의 심연으로 떨어지는 듯한, 아주 묘한 느낌에 사로 잡히고는 한다.
코스모스를 정관한다는 것이 미지 중 미지의 세계와 마주함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 울림, 그 느낌, 그 감정이야말로 인간이라면 그 누구나 하게 되는 당연한 반응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탐험의 욕구는 인간의 본성이다. 우리는 나그네로 시작했으며 나그네로 남아 있다. 인류는 우주의 해안에서 충분히 긴 시간을 꾸물대며 꿈을 키워 왔다. 이제야 비로소 별들을 향해 돛을 올릴 준비가 끝난 셈이다. --본문 315쪽에서

우리도 코스모스의 일부이다. 이것은 결코 시적 수사가 아니다. 인간과 우주는 가장 근본적인 의미에서 연결돼 있다. 인류는 코스모스에서 태어났으며 인류의 장차 운명도 코스모스와 깊게 관련돼 있다. 인류 진화의 역사에 있었던 대사건들뿐 아니라 아주 사소하고 하찮은 일들까지도 따지고 보면 하나같이 우리를 둘러싼 우주의 기원에 그 뿌리가 닿아 있다. 독자들은 이 책에서 우주적 관점에서 본 인간의 본질과 만나게 될 것이다. --본문 9쪽에서

잘 따지고 보면 책이란 결국 나무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나무를 가공하여 유연하고 두께가 아주 얇은 종이를 먼저 만들어 낸다. 그리고 그 종이 표면에 검정색의 꾸불꾸불한 선으로 그림이나 글자를 그려 넣는다. 이렇게 만든 종이들을 여러 장 함께 모은 것이 다름 아닌 책이다. 우리는 책을 한 번 슬쩍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죽은 지 수천 년이 된 저자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저자는 1,000년을 건너뛰어 소리 없이 그렇지만 또렷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독자의 머릿속에 직접 들려준다. 글쓰기야말로 인간의 가장 위대한 발명이다. 글쓰기가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 놓았고, 먼 과거에 살던 시민과 오늘을 사는 우리를 하나가 되게 했다. 책은 인간으로 하여금 시간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했다. 그러므로 글쓰기를 통해서 우리 모두는 마법사가 된 것이다. -454쪽

읽는 내내 아무생각없이 오직 책에만 빠져들게 한다
신비스러움과 나의 무지함에 놀라기도 하고
생소하고 너무 두꺼운 페이지에 놀라기도 했지만 궁금해서 끝까지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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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에어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9
샬럿 브론테 지음, 유종호 옮김 / 민음사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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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다섯 사춘기 시절 가슴 설레며 제인에어를 읽었었다.
남아 있는 기억은 아름다운 사랑 얘기를 참 재미있게 읽었던 한권의 책이었다는 정도...

지금 마흔을 훌쩍 넘긴 나이에 ... 봄볕이 향기롭게 가슴을 파고 들던날 난 다시 제인에어를 선택했다.
단순 로맨스 소설이라고 하기엔 감성과 상념의 여운이 진하다.

어둡고 음울한 유년의 늪에서 제인은 다소 불행한 어린시절을 보내게 되지만, 현명하면서도 당당함을 지닌 지적인 여성으로 성장한다.
자유를 기대하며 시작한 자선학교의 생활도 암울하기는 마찬가지 였지만 자신감을 잃지않고 졸업후 교사로서도 2년을 로우드에서 보낸다.

그리고 손필드 저택의 가정교사, 처음으로 스스로가 선택한 사회생활의 시작이었으며, 저택의 주인인 로체스터와의 아슬아슬한 사랑의 시작이었다.
시대를 거스를수도 있었던 사랑은 로체스터의 쇠사슬에 묶여버린 과거의 굴레로부터는 자유로울수 없었다.
옳고 그름을 정확하게 판단할줄 알았던 제인은 도망치듯 손필드를 떠나면서 또다른 인생의 시련으로부터 견뎌내고 극복하며, 자신을 믿고 존중하면서 생활해 나간다.
그러나 가슴으로부터 로체스터를 밀어낼수가 없었던 제인은 사랑과 삶의 길에 확신을 얻기 위해서 다시 손필드로 향한다.
화재로 인한 손필드의 폐허, 그리고 로체스터의 실명과 장애, 그럼에도 제인은 사랑을 선택, 해피엔딩이다.

샬럿브론테는 단지 제인의 열정적인 사랑만을 얘기하고 싶었던것은 아닐것이다.
작가가 살았던 봉건적인 귀족사회였던 19세기는 여성의 재능이나 지식이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남성의 장신구 정도로 취급했다고 한다.
제인을 통해서 작가는 비록 여성일지라도 부와 지위가 아니라 사회적 능력으로서 자존감과 동등함을 사회에 그리고 독자들에게 말하고 싶었을런지도 모른다.

이책을 읽으면서 150년전의 고전이지만 시대의 이질감을 느낄수 없을 정도로 재미있고 지루하지 않게 읽었다.
본문들의 섬세한 문장들이 새록새록 기억이 난다.
다시 느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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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비포 유 미 비포 유 (살림)
조조 모예스 지음, 김선형 옮김 / 살림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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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라는게...산다는게... 살아가야 한다는게...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는,
살랑살랑 불어와 어깨에 내려앉은 바람마저도 버거운무게감으로 느껴질때... 풀잎이 바람에 흔들려 사락사락노래를 속삭이는 소리에도 괜시리 눈물 한줄기 볼을
타고 내려 올듯한 그런 아픈 마음을 품고 있을때...
그런때가 있을런지도, 누구에게든...
그럼에도 난지금... 그럼에도 지금 우리는...
살아가야 할 이유가,살아갈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기에 살아가고 있음일게다.

"미비포유 "란 책을 TV프로 책을 소개하는 곳에서 알게 된 책이다.구매하기전 많은 리뷰를 읽고서 선택했다.
그저 뻔한 로맨스 소설일까봐서,
표지에 드러나 있는 광고 내용또한 영락없는 로맨스다.
그러나 책을 읽어가다 보면 묵직한 주제를 작가는 독자들에게 던진다.

삶에 대한 가치관에 대해서,
존엄한 삶과 존엄한 죽음에대해서...

사고로인해 고통스럽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윌은 삶에대한 가치를 전혀 느끼지 못하고 극단적인 방법인
존엄사를 선택하게되고 어머니를 비롯한 가족들은
고통스럽지만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 주기를 바라면서
소설의 갈등이 시작된다.
어떤 선택이 최선의 선택일까?
작가는 아마도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져놓고,
우리들의 생각을 듣고 싶어하는 듯 하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나또한 나에게 계속 질문을 하지만 결론은...
죽음에 대해 초연할수 있는 사람이 어디있겠는가?
그게 아무리 소설속 주인공이라 하더라도
작가 또한 사람인것을...윌의 심리적 고통이 구체적으로
전해져온다.
존엄사를 선택한 한 사람을 놓고 가족들, 주변 사람들 그리고 사회적 반응이 현실적,구체적으로 다루어진다.

마음속 심연 그곳에 아리고 시린 슬픔을 담아
윌과 루이자의 일상을 읽어 내려갔다.
불행할수 밖에 없었던 윌의 마지막 삶은 루이자를 만나면서 자신의 인생에서 특별한 행복을 느끼게 된다.
사고만 아니었다면 전혀 만날일 없었던 두사람이
사지마비 환자와 간병인으로 만나, 티격태격 서로를
마음에 품어가는 모습에 나의 입꼬리엔 엷은 미소가
매달려 있는걸 느낀다.
두사람은 그들만의 방식으로 서로를 이해했고,
서로를 사랑했으며, 서로의 선택을 존중했다.

이른아침 꽃잎에 매달려 있는 영롱한 이슬만큼 맑고슬픈사랑,가슴시리고 애달픈 두사람의 순간순간들,
영원히 만날수 없는 평행선 사랑, 최고의 사랑을 하는
윌과 루이자의 애절함이 가슴에 먹먹함을 담는다.

존엄하게 산다는것...
자신 스스로가 자신의 문제를 선택하고,
해결할수 있다는것... 자신이 원하는 일은 스스로 할수있다는것...
당연한 일인거 같은데 누구에겐가는 소중한 한가지
소원이고 기적을 바라는 일일뿐...그래서, 윌은 죽음이란걸 포기할수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난 그렇게 그를 이해하기로 했다.

루이자를 향한 윌의 사랑...
자신이 해줄수 있는 방법으로 루이자에게 미래를
선물합니다. 이남자 정말 "이런 사랑을 하세요" 하고
마지막 가르침을 선물한거 같다.
루이자를 사랑했지만 찬란하고 행복했던
자신의 과거를 하나하나 기억하고 있는 윌은
사랑만가지고 살아가기엔 비참함도,좌절감도, 두려움도 극복할수가 없었나 봅니다.
그래서 그는...
행복을 추억을 사랑을 품고 떠나갑니다.
혼자남을 루이자에게 마지막 남긴 편지 부분을 읽을땐
명치에 뭔가가 묵직하게 느껴지는 이느낌...

루이자는 윌이 과거에 앉았던 파리의 노천카페에
앉아서 윌이 선물한 자신의 미래로 향합니다.
윌이 남긴 마지막 편지를 품에 안고서...

"내생각 너무 자주하지 말아요, 그냥 잘 살아요, 그냥살아요."

마지막 페이지를 먹먹함과 감동속에서 덮는다.
오늘부터의 하루하루는 보다더 소중한
순간순간의 합으로 다가올듯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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