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박국, 고통을 노래하다 - 개정판
김기현 지음 / 복있는사람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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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권사님 한 분이 병원에 입원하게 되셨다. 지난 일 년간 남편 집사님께서 폐질환으로 입원해서 간호하느라 너무 고생하셨다. 결국 올 초에 남편 집사님께서 돌아가셔서 장례를 치르셨다. 겨우 고난을 벗어나시나 했는데, 이제 본인이 고난의 길로 접어드셨다. 병명은 척추경색이다. 갑자기 하반신 마비가 와서 다리에 감각이 없어 잘 걷지 못하는 증상이다. 다행히 조금씩 감각이 돌아와서 걷는데 도움이 되는 재활치료중이셨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지난 금요일 재활치료 중 뇌경색이 와서 급하게 수술을 하셨다. 병원에 있어서 금방 처치는 되었는데 언어기능을 담당하는 부분에 손상이 와서 현재 말을 잘 못하신다. 시간이 지나면 더 회복된다고는 하는데 본인이 많이 낙담한 상황이다. 찾아가서 하나님만 의지하시도록 기도하고 돌아왔다. 만감이 교차했다. 여러번 심방 가서 간절히 기도했는데 이것은 무슨 상황인가? 나는 영빨이 없는 목사인가? 연속으로 파도처럼 몰려드는 성도들의 고난 앞에 나는 무기력한 목회자이다. 이렇게 목회자는 고통과 씨름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오늘도 목회의 현장에서 고통과 씨름하는 목회자들에게 좋은 소식이 있다. 김기현 목사님이 쓴 하박국 고통을 노래하다라는 책이 최근 출간되었다. 하박국에 나타난 이스라엘 백성의 고난과 고통을 자신의 삶으로 풀어낸 책이다. 무엇보다 본인이 담임목회자로 성도들과의 갈등 속에서 경험한 고통에 대한 내용들이기에 목회자들에게 깊이 공감이 된다.


이 책은 고통에 대한 모든 내용이 담겨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식으로 말하면 백과사전이고, 오늘날로 말하면 위키피디아이다. 고통에 대한 고전의 통찰력을 배울 수 있다. C. S. 루이스, 해롤드 쿠쉬너, 니콜라스 윌터스토프, 스캇 펙 등 신앙의 대가들이 고통의 문제에 대해 깊이 묵상한 귀중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보고이다. 그러나 단순히 이런 지식을 수집해 놓은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측면을 고찰하여 균형잡힌 시각을 갖게 한다. 이 책은 애피타이저와 같이 고통의 문제에 관심을 갖게 하며, 본요리와 같이 고통의 의미를 깨닫게 하고, 디저트와 같이 고통의 대한 나름의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 삶에 있어 고통에 대한 해결로 제시되는 것은 하나님이시다. 특히 고통받는 하나님이시다. 신정론에 있어서 하나님은 고통이나 악과 양립할 수 없어 문제가 된다. 전능하시고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일어나는 고통과 악을 그냥 두실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깨닫게 되는 것은 누구보다 우리의 아픔과 고통에 가슴아파하시며 괴로워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라는 것이다.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나타나는, 우리의 고통의 자리에 함께 하시는 하나님이시다. 결자해지. 하나님이 문제유발자이지만, 결국 문제해결자가 되신다는 귀중한 깨달음을 얻는다.


이 책을 통해 깨닫는 것은 목회자는 고통받는 자리에 함께 계시는 하나님의 임재를 나타나기 위해, 그들 역시 고통받는 자들과 함께 하는 자들이다. 김병년 목사님은 본인의 책 난 당신이 좋아에서 이렇게 고백한다. 고난당하는 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함께 있어 줄 친구인데, 단순히 고통을 극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연약한 존재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고립감에 빠지지 않고, 함께함으로써 소속감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러고보면 목회자는 고통을 해결해주는 자가 아니라, 함께 성도의 고통의 씨름에 참여하는 자인 것이다.


저자는 이번에 개정판을 내면서 다시 쓰는 것은 다시 사는 것이다라고 고백한다. 다시 사는 것의 뉘앙스를 느껴보시라. 그리고 책을 사서’, 성도의 고통의 자리에서 함께 씨름하는 삶을 사는보람과 기쁨을 누리시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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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의 서재 - 우리 시대 기독 지성인 16인을 만나다
복음과상황 엮음 / 새물결플러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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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서재라 제목을 붙이지만 사실 아직 서재라고 할만한 책과 공간을 가지고 있지는 못하다아이들의 장난감과 함께 책장 네 개가 한 방에 있을 따름이다그 책장의 일부도 아이들의 동화책이 차지하고 있다목회자 치고는 책은 적은 편이 아닌가 싶다아직은 이사가 잦은 부목사라는 점을 감안하고서도 그렇다.


책이 적은 이유가 있다목회를 하셨던 아버지는 책을 정말 많이 가지고 계셨다서재와 거실 그리고 안방의 벽까지도 책으로 가득 차 있었다그 덕택에 책의 중요성을 배우고책을 가까이 하는 습관을 배운 것은 큰 유익이다그러나 이사가 문제다이사 다닐 때 이 책을 묶고 나르는 것이 그렇게 힘들 수 없었다그 때 마음 속으로 다짐했다. ‘나는 꼭 필요한 책 이외에는 많이 사지 않으리라.’ 그래서 요즘도 서점에 가면 쉽게 책을 구입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이 책이 정말 필요한가반복해서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가를 꼭 묻는다.


그런데 이번에 그 사람의 서재를 읽으면서 내 생각의 수정을 요구받는다그동안 스스로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생각했다그리고 책을 비교적 많이 읽었다고 생각했다책을 읽으면서 진정 책을 좋아한다는 것이 무엇인지책을 많이 읽는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정의가 달라졌다나는 그 정의에 포함되지 않음을 깨달았다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나의 얄팍한 자부심이 산산조각이 나버렸다.이 나이에 걸맞는 독서와 사상을 갖지 못했음이 부끄러웠고그래서 독서에 대한 목마름은 더 커졌다.


16인의 서재에 있는 책들은 앞으로 한동안 나의 도서구매 리스트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그런데 이것은 나의 그동안 구입했던 도서목록과는 달라지게 될 것이다김기석 목사님의 한 토막 이야기 때문이다김목사님은 사람들이 책을 읽어도 변화되지 않는 이유를신앙적 전제들을 재확인하는데 그치는 책들을 읽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다음과 같이 말을 어어간다.

 

가벼운 산행처럼 적당한 수준에서 우리를 육체의 한계까지 밀어붙이지 않은 채 영혼을 환기하는 책에만 맛들이면 우리의 정신은 성장하지 않아요육체를 인내력의 한계에까지 밀어붙이는 험한 등산에 도전할 때라야 비로소 자신의 한계를 돌파할 수 있듯이우리의 이해력과 지성의 한계를 절감하게 하는 책을 읽어야 영혼이 성장합니다. (중략그런 책들은 우리를 불편하게 하고절망하게 하지만 그 절망의 심연에서 섬광과도 같은 빛 한 줄기를 만나는 기쁨은 그 모든 불편을 상쇄하고도 남아요.”

 

이것은 나의 안일한 책읽기에 끼얹어지는 냉수이다이것을 생각하며 내 책장을 한번 둘러보았다훑어보니 꽂혀있는 책들은 대부분 나의 신앙과 생각을 지지해주고 확인해주는 책들이 대다수였다책은 우리 머리를 주먹으로 한 대 쳐서 우리를 잠에서 깨우는 도끼이어야 한다는 카프카의 말이 새삼 떠오른다그런 의미에서 그 사람의 서재는 나의 서재를 깨부수는 도끼와 같은 책이다나의 서재를 리모델링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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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글쟁이들 - 대한민국 대표 작가 18인의 ‘나만의 집필 세계’
구본준 지음 / 한겨레출판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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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글쟁이들이라이 책에 들어간 사람들은 얼마나 명예로운가그만큼 이 사람들의 글과 책이 우리나라에서 인정받았다는 이야기다.그런데 개인적으로 대부분은 이전에 잘 몰랐던 사람들이다이것은 내가 다양한 분야의 책을 안 읽었다는 이유도 있다그렇지만 책을 보니 과학역사미술건축민속문화 등 전문분야를 다루기에 많은 이들에게 알려져 있지 않기도 했다이런 차이가 있지만 이들은 현재 자기 분야에서 글쟁이로 살아남은 사람들이다주목받아 마땅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학술적이 아니라 대중성을 추구한 저술가들이다어렵거나 전문적인 지식을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하고 다가서도록 노력한 사람들이다그러기 위해서 안정적인 직업을 과감히 버리고 저술가의 길로 용기있게 뛰어들었다그렇다고 다들 대박을 낸 것도 아니다저서의 총판매부수가 몇 십 만부몇 백 만부인 사람들도 있지만몇 천권에 머무른 저술가도 있다글쟁이의 쉽지 않은 현실을 마주한다.


성실함과 글에 대한 열정글쟁이들의 공통적인 특징이다기본적으로 성실한 사람들이다기계적인 글쓰기를 하는 사람들이다시간을 확보하고 정해진 시간동안 꾸준히 글을 쓴다또한 영감이 떠올라서 글을 쓰기보다는공부를 하면서 책을 쓴다공부하면서 책을 쓴다는 것은 나에게도 책을 쓸 가능성이 있다는 격려로 들렸다또한 메모책구입자료수집의 중요성을 말하면서 이것들을 많이 모으는 것만으로도 책이 된다는 조언은 설득력이 있었다.


책에 등장한 저술가 중에서 가장 대중성을 얻은 사람은 한비야이다그녀의 책은 판매부수를 다 합치면 200만부이고시간이 지나도 힘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한다좌우남녀청장년 모두에게 보편성을 얻는 작가라는 것이 놀랍다사실 이 책에서도 한비야 편이 가장 인상 깊었다. ‘머리를 때리는 글이 아니라 가슴을 때리는 글을 쓰자.’ 한비야가 자신의 부족함을 자책하며 일기장에 쓴 글인데가장 마음에 남는 문장이다얼마나 낭만적이고 감성적인가.


그러나 그런 글을 쓰기까지의 노력이 대단하다원고가 자기 맘에 들 때까지 수십번 퇴고를 해서 교정지가 딸기밭이 되는 정도가 아니라 불바다가’ 된다. ‘입으로 읽어 거칠면 눈으로 읽어도 거칠다는 지론도 마음에 새겨본다이렇게 퇴고하고 다듬다보니 자기 책을 거의 외울 정도가 된다는 것도 인상적이다마지막으로 글쓰기에서 일기와 메모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조언한다최근 새 책이 없다는 말에 말하고 싶은 것이 목구멍까지 차서 도저히 토해내지 않고는 못 견딜 때까지 기다려야 해요라는 대답은 가슴에 새겨야 할 명문이다.


머리와 심장의 물리적인 거리는 몇 십 센티미터이지만 실제로 가는 길은 매우 멀다는 말이 있다개인적으로 최근 앞에서 말을 하면서 늘 머리로 한다는 느낌이 강했다어떤 깨달음이나 새로운 시각은 있지만마음에 가닿지 못한다고나 할까머리를 때리는 말이 아니라 가슴을 때리는 말을 하고 싶다그러기 위해서는 글쟁이들에 표현에 의하면 내용을 토해내지 않고는 못 견딜 정도의 깊이와 불바다가 되는 원고작성이 필요하다그리고 가슴을 때리는 이야기를 모으고발견하고기억해야 한다무엇보다 필요한 건 다른 이들의 가슴을 울리는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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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포자 신분 세탁 프로젝트 - 초등부터 고등까지 수포자도 웃는 신나는 수학 공부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기획, 최수일 외 지음 / 시사IN북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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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수능점수가 거의 수포자에 가까운 과목이었기에,

나 자신의 약점을 파악할 겸, 아이들 교육에 도움이 될까하고 읽은 책.


몇 가지 강조점은 이렇다.


1. 수학 교과서 복습이 중요하다.

방학 때 교과서 목록을 쓰고 그 개념을 자녀에게 설명하도록 할 것.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는 방법이 가장 기억에 오래 남는다.


2. 공식과 답 보다는 원리, 개념, 과정을 이해하도록 할 것


3. 사교육에 대한 압력을 이겨내고, 자녀에 대한 공부습관 기르기에 집중할 것

좋은 공부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점수가 낮더라도 시간을 길게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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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존스의 고전 100권 공부법 - 세인트존스 대학의 읽고 토론하고 생각하는 공부
조한별 지음 / 바다출판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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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기사에서 보고 참 독특한 교육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던 대학교에 관한 책.


솔직하고 담백한 저자의 경험담이 정확한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무엇보다 질문의 힘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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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페이지. 돈 래그 제도. 교수가 학생을 꾸짖을 수 있도록 학교에서 마련해준 공식적인 자리라고 할 수 있다... 튜터들이 모여 앉아 그 한명의 학생에 대해 자기들끼리 얘기를 한다.


53페이지.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말은 게으른 말이다


54페이지. 질문이 답이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를 읽고 다음의 친구들이 반응했다.

A: 그래. 우리나라 만만세!

B: 왜 한라산이 아니라 백두산일까?

C: 하느님? 나는 불교인데, 부처님이면 안 되나?

D: 왜 '우리' 나라 일까?

E: 아~ 하나도 이해가 안 돼.

A, B, C, D, E 이 다섯명의 학생 중 배움을 얻은 학생은 B, C, D이다. 그저 질문을 하나 던졌을 뿐인데 배움을 얻는 기회를 가지게 된 것이다. 반면 애국가를 이해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 헛똑똑이 A, 생각하기를 포기한 게으른 E는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다.


56페이지. 튜터 제도.... 이 수업들이 좋았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그 꼴찌 역할을 하는 튜터들이 언제나 질문을 했기 때문이다.


68페이지. 그러나 소통은 그렇게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충돌이 시작되는 토론이라는 수단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던 소통은 논쟁이 되고 누가 옳고 틀리냐를 두고 싸우게 된다.


81페이지. 세미나는 고전들을 읽고 토론을 이어가는 세인트존스의 핵심 수업이다. 질문을 공유하고 광범위하게 대화함으로써 고전을 효과적으로 마주하게 한다. 뿐만 아니라, 고전의 저자들은 우리에게 인간으로서 생각해봐야 할 중요한 질문들을 끄집어낸다. 세미나는 커리큘럼 전체의 중심을 잡아주는 닻이 되기도 하고, 학습에 활기를 불어넣을 뿐 아니라 깊이를 더한다.


93페이지. 고전에 대한 나만의 개똥철학이 있는데 그건 바로 고전은 '읽는 책'이 아니라 '생각하는 책'이라는 것이다. 


127페이지. 그렇다면 나는 4년 동안 그 대단하다는 고전 100권을 읽고 무엇을 얻은 것일까? .... 우선 인류의 '생각의 과정'을 시대순으로 엿볼 수 있었다... 고전 100권을 읽고 얻은 두 번째 생각은 저 책들 다 다시 읽어야겠다는 절박한 다짐이다.


205페이지. 그런데 깊이 있는 생각은 다 읽은 책을 덮고 조용히 눈 감고 있는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글쓰기가 필요하다. 글을 쓰는 과정에서 하나의 정리된 생각이 탄생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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