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박스판 - 전7권
미야자키 하야오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보통 미야자키 하야오의 만화가 출판되어 나오는 것은 대부분 기존 극장판 애니메이션의 필름컷들로 만든 이미지북인 경우가 많지만..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학산판 1~7권은 극장판과는 형제 작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보통 패러랠 월드라는 말을 쓰던가요?

미야자키 하야오가 구상하고 있던 나우시카의 세계관이 극장판에서는 상당히 축소되어 단순하게 드러났으니..

오히려 만화책으로 나온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야말로 '완전판' 나우시카라 할 수 있습니다.

흔히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에서의 미야자키 감독의 자연과 인간의 공존이라는 고민이 '원령공주' 단계에서 어느정도 정리단계에 도달하게 된다고 하지만.. 이 만화판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에 있어선 이미 완성되어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만화가 상당히 오랜 시간을 두고 연재되어왔기 때문에 '원령공주'와의 선후관계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만화를 읽고 나서 생각해보면 극장판 나우시카에서 미처 다 담아내지 못한 만화판 나우시카의 후반부 얘기를 변화시킨 것이 원령공주가

아닌가 추측됩니다. 그만큼 인물들도 거의 1:1 대응이 되구요..

그런 이 책은 미야자키 감독이 어시스턴트도 쓰지않고 혼자 힘으로, 스크린톤의 사용도 최대한 자제해가며, 직접 펜으로 그린 그림으로..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서 조금씩 연재해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야말로 거장의 재능과 노력이 합쳐진 마스터피스라고 할 수 있겠죠.

미야자기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의 팬인 분들에게는 必求.. must have..item입니다.

이번에 출간된 판이 품절되고나면 또 언제 구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습니다.. 꼭 주문해두세요..

사실 이번 포스트는 리뷰라기 보다는 주변에 알리는 광고에 가깝습니다^^

 

어차피 광고인 김에 책의 품질에 대해서도 말씀드리면..

박스판이라고는하나 박스는 얇은 광택지에 불과합니다. 하드보드지의 단단한 박스를 생각하신다면 실망하실것같군요.. 

저야 쓸모없는 박스떼기는 버려버리는 성격이니 별 상관없지만..^^;;

하지만.. 책 한권한권의 품질을 최고입니다. 컬러원고를 다 살려내었을 뿐더러 판형이 무려 B5판형.. 보통 단행본의 두배 넓이입니다.

큰 판형의 감동이야 이루말할 수 없죠.. 종이 질도 아주 좋습니다.

좋은 책은 나 혼자만 알고 혼자 보고 싶은 게 사람 맘이라지만..

어차피 만인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고 보면..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과 출판만화 모두를 통틀어 최고의 작품으로 손꼽는 이 책이

의외로 알려지지 않은 것에 오히려 아쉬움이 생겨.. 아무나 붙잡고 꼭 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 이 책은 2000년에 나온 판을 재판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도 1판 3쇄라고 되어 있어서 2000년 출간버전과 차이는 없는데요. 대신 종이의 질이 훨씬 더 좋아졌다고 합니다. 예전판을 본 지 오래되어서 잘 몰랐는데.. 이번에 인쇄된 책이 고급의 광택지를 쓰는 반면 2000년도 본은 지질이 떨어졌다는군요.. 이미 예전버전을 소장하셨던 분께도 약간의 메리트는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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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가난한 발바닥의 기록
김훈 지음 / 푸른숲 / 200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김훈의 글들은 한번 쓰인 이미지들이 변용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풍경과 상처', '자전거여행'1,2, 그리고 두권의 세설,

'내가읽은 책과 세상', '문학기행'까지..

이 산문들에는 각각 겹치는 부분들이 조금씩 있다..

때로는 그 겹침의 정도가 강하게 나타나기도 한다..

 

소설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칼의 노래, 현의 노래, 그리고 이번의 개까지..

이 소설들은 그가 산문에서 얻은 모티프를 확장시켜 변주시킨 것이다..

 

특히.. 이 소설은..

멀리는. '풍경과 상처'의 'A.D 632년의 개'로부터..

'자전거 여행'의 '꽃피는 아이들'..

'너는 어느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의 네번째 장인

'개발바닥의 굳은 살을 들여다보며'에 나오는 글들 전부..

그리고 '밥벌이의 지겨움'에 나오는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며'등..

여러번에 걸쳐 각각 쓰여진 글들이 소설적 구조에 의해 배치된다..

새로운 그의 글을 기대했었기에 조금 아쉽기도하다..

반면 '칼의 노래'의 화법과 '현의 노래'의 화법, '화장'의 화법, 그리고 이번의 '개'에

이르기까지 달라지는 화법을 살펴보는 것은 재미있다.

특유의 '전압높은 문장'은 여전하면서도 조금씩 다르다..

 

이 소설에서도 그는 수컷, 남성성을 이야기하고..

삶에 친화된 노동에 대한 아름다움을 이야기하고,

도구에 대한 아름다움을 이야기한다..

여전히 그의 소설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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