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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는 숨기쟁이 ㅣ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35
마쓰노 마사코 글, 후루카와 노부코 그림, 이기웅 옮김 / 길벗어린이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그림책 읽어주는 엄마 비단이에요.
31개월, 저희 아들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놀이는 바로 숨바꼭질이에요.
올해 들어 불타오르기 시작한 숨바꼭질에 대한 사랑은 아직까지 현재진행형이랍니다.
대부분 아이들의 숨바꼭질에 대한 사랑은 이처럼 말도 못하는데요.
[길벗어린이]의 【토끼는 숨기쟁이】는 그런 아이들의 심리를 잘 보여주는 그림책이라고 할 수 있어요.
[길벗어린이]의 【콩콩꼬마그림책】은
말놀이에 푹 빠지고 역할놀이를 즐기기 시작하는 만 2~4세 유아를 위한 그림책 시리즈라고 해요.
이 시리즈 중의 한 권인 【무늬가 살아나요】는 저희 꼬마가 참 좋아하는 그림책이기도 해요.
토끼는 숨기쟁이
263*212mm / 28p / 양장본
마쓰노 마사코 글 후루카와 노부코 그림 이기웅 옮김
권장연령 만 2~4세
콩콩꼬마그림책 13
길벗어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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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꽃 꽃 꽃 꽃 꽃...... 꽃? 앗!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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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만 봐도 어떤 그림책인지 대충 감이 오는데요.
첫 페이지를 넘기니 확실해지더군요.
종이의 질감이 드러나는 파스텔 풍의 아름다운 산등성이의 모습에 무작정 예쁘다, 넋을 잃고 보다가 앗, 에서 멈췄어요.
앗! 갑자기 왜 앗?
사진 포커스가 좀 나가서 찾기 힘드시겠지만 저 꽃들 속 꽃이 아닌 것들이 있더라구요 :D
정말 모처럼 귀여움에 치를 떨어 봤습니다 ㅎㅎㅎ
토끼꽃이 되어 토끼풀에 숨어있는 토끼들!
꿀벌들은 토끼꽃인줄로만 알고 꿀을 따려 하고 토끼랑 놀려고 찾아온 친구 족제비도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하네요.
키득키득키득
장난기 가득한 아기 토끼들의 얼굴이 그대로 내 아이의 얼굴과 오버랩되는군요.
이런 토끼들의 숨바꼭질은 늑대가 나타났을 때 절정을 이루지요.
두 페이지를 가득 채우는 늑대 그림은 정말 스릴을 가득 느낄 수 있도록 꾸며져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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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 냄새가 나는 꽃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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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들이 소곤소곤.
결국 늑대도 깜박 속아넘어가요.
마음이 간질간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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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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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숨바꼭질의 가장 큰 묘미는 엄마가 자신을 찾았을 때 느낄 수 있는게 아닐까요.
못찾으면 정말 곤란하다는 ㅋ
그러고보면 숨바꼭질이란 기승전결이 탄탄한, 스릴과 안도감으로 가득찬 한 편의 이야기와 같은 놀이같아요.
숨을 곳을 찾을 때의 두근거림부터 시작해 술래가 찾기 시작하면 본격적인 놀이판이 벌어지죠.
점점 자신이 숨은 곳에 가까워질때면 심장의 쿵쾅거리는 고동소리.
찾았다! 를 외치는 순간 절정에 다다르는 이 놀이는
흥분과 함께 다행이라는 미묘한 안도감이 뒤섞여 그야말로 만족감이 넘치는 놀이가 되요.
그러니 맨날 한번 더! 를 외치시는거겠죠.
무한반복이라면서 ㅠㅠ
엄마란 내 아이가 이 세상 어디에 있든지 찾아내고 마는 존재들이죠.
엄마가 찾아줘서 정말 다행이에요 :)
장난꾸러기 아기 토끼들의 표정 하나하나가 살아 있고 엄마 토끼의 미소가 참 따뜻한 그림이에요.
아이들이 알기 쉬운 어휘가 반복되며 만들어 내는 울림은 마치 한 편의 동시를 읽는 듯 입말이 참 좋은 책이에요.
글도 그림도 아이들이 읽기에 무척 다정하고 서정적입니다.
하지만 모처럼 빵 터졌던 엄마와는 달리
31개월, 혈기왕성한 아드님에게서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긴 좀 힘들었어요.
알록달록 크고 화려하며 단순한 그림들을 아직 졸업하지 못해서인지
아기 토끼 7마리를 세어보는 것과 어디에 숨었는지 찾아보는 것 정도로만 흥미로워했답니다.
하지만 제 생각보다는 집중해서 잘 읽어줘 기특했지 뭐에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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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떡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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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에서 가장 크게 등장하는 늑대의 모습을 보면서 제대로 걱정하는 모습에 빵 터졌답니다 ㅎ
토끼꽃은 못 먹는다고 돌아서는 늑대를 보면서는 저랑 같이 다행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리죠.
부쩍 이해와 공감이 늘어 참 신기한 요즘이에요.
불과 반년 전쯤만 해도 꿩 마냥 눈만 가리면 숨기가 완성되던 아이가 어느새 제대로 숨을 줄 알만큼 자랐네요.
물론 저 빼꼼히 나와있는 발이야 말로 지금 아니면 누릴 수 없는 사랑스러움의 극치죠.
요즘은 자기가 이불을 뒤집어 쓰고 꼭꼭 숨어라, 를 외치신답니다.
물론 발은 여전히 나와있습니다만 :)
숨바꼭질을 많이 하면 아이들의 분리불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들었어요.
숨바꼭질을 하면서 엄마와의 분리에 대해 두려움을 극복하며 엄마는 반드시 자신을 찾아올거란 믿음을 가지게 된다는군요.
아기 토끼들이 그렇게 꼭꼭 숨은 이유 역시 엄마 토끼가 반드시 찾아낼꺼란 믿음이 있기 때문이겠죠.
그런 믿음과 확인이 있기에 더욱더 사랑스런 그림책이었습니다.
그럼 모두들 아이와 함께 즐거운 책읽기 하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