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꿈틀 왕지렁이 비룡소의 그림동화 228
줄리아 도널드슨 글, 악셀 셰플러 그림, 노은정 옮김 / 비룡소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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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룡소] 비룡소의 그림동화 228 / 줄리아 도널드슨 글 / 악셀 셰플러 그림 / 노은정 옮김

꿈틀꿈틀 왕지렁이

 

 

[비룡소]에서 새로 나온 따끈따끈한 신작 그림동화 <꿈틀꿈틀 왕지렁이>에요.

 

<꿈틀꿈틀 왕지렁이>정의롭고 착한 왕지렁이가 못된 도마뱀 마법사로 인해 곤경에 처하자

작고 힘없는 동물들이 용기와 지혜를 모아 도마뱀 마법사를 물리친다는 이야기

작가의 엉뚱하고도 재치있는 상상력과 그림작가의 장난기 넘치는 그림이 돋보이는 그림책이라고 합니다.

 

그럼 <꿈틀꿈틀 왕지렁이가>가 어떤 책인지 한번 살펴보죠.

 꿈틀꿈틀 왕지렁이 - 책을 읽어보아요!

 

 

21개월 아드님께서는 새 책과 친해지는데 시간이 소요되는 스타일이신지라 아직까지 통성명 정도만 나누시고 계신답니다.

권장연령에 맞지 않는 것은 알았지만 그림이 워낙 크고 화려한지라 좋아할꺼라 생각했는데 아직은 수줍어 하시네요.

하지만 워낙 남자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요소가 많은 책인지라 조만간 마르고 닳도록 보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이렇듯 <꿈틀꿈틀 왕지렁이>는 권장연령이 4~6세 가량으로 저희 아들이 보기에는 약간 난이도가 있는 그림책이었어요.

크기 역시 가로세로 210*297mm로 가로로 조금 더 큰 사이즈

모서리 라운딩 처리가 되어 있지 않은 하드커버의 양장본이랍니다.

글밥은 꽤 많은 편이나 그림이 무척 화려하고 선명해서 아이의 시선을 사로잡기에는 충분해 보였는데 아쉽습니다.

 

 

 

줄리아 도널드슨은 영국에서 2011년 가장 뛰어난 작가에게 주는 '영국 계관 아동문학가'로 선정이 될 정도로 유명한 작가로

악셀 셰플러와 함께 많은 그림책을 작업하면서 그와 함께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어린이 문학상 중의 하나인 네슬레 스마티즈 상

어린이들이 직접 심사에 참여하는 것으로 유명한 블루 피터 상을 수상했다고 하는군요.

한마디로 자타공인 인정받은 뛰어난 콤비의 작품이란걸 알 수 있습니다.

 

 

 

꿈틀꿈틀 왕지렁이는 길고 힘도 센 친구에요.

꿈틀꿈틀 꿈지럭꿈지럭 왕지렁이를 모든 친구들이 왕 좋아하지요.

그럴 수 밖에 없는게 꿈틀꿈틀 왕지렁이는 위험에 빠진 친구들을 구해주는 영웅이거든요.

실수로 찻길에 뛰어들은 아기 두꺼비도 움직이는 밧줄이 되어 구해주고

심심해서 축 늘어져 있는 꿀벌들을 위해 줄넘기 줄이 되어 주는 것도 가능하답니다.

 

지렁이가 뭘 할 수 있겠어 싶기도 하지만 자신이 가진 긴 몸을 이용해 못하는게 없는 영웅이 될 수 있었어요.

특별한 재주가 없지만 자신이 가진 깜냥을 백분 활용해 친구들을 도와주는 지렁이가

이야기 내내 참으로 사랑스럽고 유쾌하게 그려져 있어요.

 

 

하지만 그런 왕지렁이를 칭찬하는 노랫소리가 멀리멀리 퍼져 고약한 도마뱀 마법사의 귀에도 들어가버렸어요.

이럴 어쩌죠!  속닥속닥 마법사는 심부름꾼 까마귀에게 왕지렁이를 잡아오라고 시킵니다.

 

도마뱀이나 까마귀 그림은 전형적인 악당이네요.

제겐 너무 비호감인 두꺼비마저 착하게 그려져 있는 반면 나쁜 마법사와 그의 심부름꾼은 제대로 험사궂게 그려놓았어요.

척보면 우리편을 구분할 수 있는 권선징악의 단순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도마뱀 마법사에게 잡혀간 왕지렁이는 마법에 걸려

그에게 바칠 보물을 찾아 며칠이고 땅속을 헤메며 다니는 신세가 되어버렸어요.

아무것도 찾지 못하면 굶주린 까마귀의 밥이 되고 말거란 소리에 정원에 사는 친구들은 용감하게 길을 떠나기로 했어요.

우리들의 친구 꿈틀꿈틀 왕지렁이를 구하기 위해 폴짝폴짝, 포르르르, 엉금엉금, 꼬물꼬물, 뛰고, 날고, 기어서 말이에요.

 

 

 

작가가 원래 어린이를 위한 동요를 짓던 분이라 그런지 언어유희가 지나친거 아닌가 싶을 만큼 많이 등장합니다.

이런 영어권의 말장난은 우리말로 옮겼을때 생경한 느낌이 날때도 많은데

다행히 다양한 흉내말을 들려준다는에서 리듬감을 살려 아이와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림 역시 단순히 재밌게만 그린 그림이 아니라

꽃잎 한 장 한 장 까지 다른 모양으로 그려낼 만큼 공을 들였기에 더욱더 유쾌하게 느껴집니다.

선명하게 테두리를 둘러 눈에 확 띄는 그림은 화려한 색깔의 곤충과 파충류 친구들을 큼직큼직하게 그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그림이란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우리의 친구 꿈틀꿈틀 왕지렁이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정원의 친구들은 심술궂은 도마뱀 마법사를 물리치고 왕지렁이를 구할 수 있을까요?

 

<꿈틀꿈틀 왕지렁이>는 흔히 우리가 접하는 영웅 이야기와는 확실히 다른 영웅이야기였어요.

언제나 왕지렁이로부터 도움을 받기만 하던 작고 힘없는 친구들이 힘을 모아 악당을 물리친다는 스토리는

우리 아이들에게도 가슴 두근거리는 용기와 희망을 선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꿈틀꿈틀 왕지렁이 - 책읽고 놀아요! 

 

지렁이 책을 읽었으니 가장 좋은 책놀이는 당연 지렁이를 직접 보는 일이겠지요.

비도 몇차례 왔으니 쉽게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야심차게 지렁이를 찾아 나서보았지만 실패했어요.
땅도 좀 파헤져보고 했으면 찾을 수 있었겠지만 아드님과 둘이서 땅을 파헤칠 생각을 하니 아득하기만 하고
신랑님께 당신 아들이랑 나가서 땅 좀 파헤쳐 지렁이를 찾아오라고 시키기엔 너무 생뚱맞더라구요.
결국 지렁이를 만들어보기로 했어요.
 
 
 
준비물은 못쓰는 스타킹 한짝, 솜, 무빙아이, 색칠할 수 있는 아무거나에요.
원래 계획은 스타킹 안에 구조물을 넣어 손으로 만지는대로 모양이 나오게 할려고 시도해봤는데 잘 안되서 패스했어요.
대신 방울이나 딸랑이를 넣어 소리가 나게 만들면 더 좋았을껄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어쨌든 척 보면 알만한 지렁이 만들기입니다.
전 구름솜을 썼는데 역시 만들기할때 솜은 방울솜이 최고네요.
몸통 끝부분은 전 귀찮아서 저렇게 볼품없이 묶었지만 뒤집어 바느질 해주시면 좀더 깔끔하겠죠.
모든 사물에게 인격을 불어넣어주는 무빙아이만 붙여주셔도 제법 그럴싸해 아드님께서 넌 누구냐며 급 친한척을 하셨답니다.
 
 
 
이제 아이와 함께 만들어보아요.
마카를 손에 쥐어주고 지렁이처럼 마디를 그려보라고 하니 또 자유로운 예술혼을 불태우고 계시더라구요.
뭐 본인만 즐거우시다면 막지 않겠습니다.
 
 
 
이제 완성된 지렁이를 가지고 온 몸으로 놀아보아요.
아빠랑 같이 칙칙폭폭도 해보고 워프~마냥 흔들어도 보고 하시다가 갑자기 가슴에 깔고 기어가시기도 하더군요.
한바탕 아빠랑 몸놀이를 즐기고 나니 왕지렁이 눈알은 날아가버리고 없더군요 ㅎㅎ
 
함께 만든 지렁이를 보여주면서 다시 책을 읽어주니 훨씬 더 호감을 보이며 읽어주셔서 다행이다 싶었어요.
이상으로 큰 재주가 없어도 자신의 가진 것을 이용해 친구들을 도와주는 작은 영웅 왕지렁이와
늘 도움을 받는 입장인 작은 친구들도 용기를 내 힘을 모으면 영웅 못지않은 큰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근사한 주제를 담고 있는 책, <꿈틀꿈틀 왕지렁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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