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일하고 싶은 농장을 만듭니다 - 장애가 있어도, 나이가 들어도 함께 일할 수 있는 스마트팜 케어팜 이야기
백경학 외 지음 / 부키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 제목은 스마트팜이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를 정확하게 말해줍니다. 

장애와 나이 듦은 우리 사회 노동시장에서 가장 먼저, 철저하게 배제되는 사회적 약자입니다. 그런데 '장애가 있어도, 나이가 들어도'라는 문구가 '누구나'를 의미하는 동의어로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함께', '일' 이 모든 단어가 스마트팜의 지향점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본문 속에 제시된 구체적인 선진국의 사례, 이를 토대로 우리나라 실정에 알맞은 모델을 구축하고자 하는 푸르메재단의 애정과 열정이 보입니다. 지하 작은 사무실에서 시작된 푸르메재단이 만들어 가는 상상 너머 그 이상의 현실이 스마트팜에서도 다시 한번 실현될 거라 기대하는 마음으로 응원하게 됩니다. 


그 마음 담아 이 책이 나온 것을 우연히 발견하고 구매하여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습니다. 스마트팜에 대한 관심이 있으신 분, 또는 사회적 약자가 함께 일하는 사회에 관심이 있으신 분 이 둘 중 하나라도 해당되신다면 꼭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사실 푸르메의 스마트팜에 대해서는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둘째의 기부와 함께 푸르메와의 만남이 시작되었고, 2년여 전 극장에서 스마트팜 사업을 처음 들었습니다. 그때 뭉클하고 설레이는 마음이었습니다. '바로 이거야!' 장애인임에도 운 좋게 일자리를 가졌다고 쉽게 말하지만, 그 일자리는 대부분 휴지나 양파망을 만드는 곳이었습니다. 그 공간 속 언니가 떠오르며 탁 트인 공간에서, 푸른 생명체의 성장을 직접 일궈낼 수 있는 스마트팜은 장애이인에게 최적의 공간이 되리라 생각되었습니다.

 

특히 처음 스마트팜에 대해 들었던 그 극장 무대에서의 장춘순 이사님의 인사말에 담긴 감동을 에필로그를 통해 다시 한번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돌봄을 받는 객체에서 돌봄을 주는 주체'라는 문구에서 '사이코지만 괜찮아' 문상태의 "나도 이제 필요한 사람이야"라는 그 먹먹했던 대사를 떠올립니다. 그렇게 우리가 서로 필요한 사람이었음을 서로 함께 알아가는 공간으로 푸르메의 스마트팜이 아름답게 만들어져 가길 늘 응원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강쌤의 수학 상담소 - 수학이 힘든 아이와 엄마를 위한 명쾌한 처방전
강미선 지음 / 휴먼에듀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현직 수학교사이자 아이 키우는 엄마로써 어쩌면 저의 개인적인 수학적 경험만을 아이들에게 전달하려 했던 건 아닌지 되돌아 보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의 다양한 성향을 먼저 들여다 보려는 강쌤의 따뜻한 시선과 작업이 담긴 수학상담소를 통해 진짜 수학교육자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쩌면 잘 쓰게 될지도 모릅니다 - 무엇이든 쓰다 보면 잘 써지는 게 글이라고
이윤영 지음 / 위너스북 / 201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윤영 저, <어쩌면 잘 쓰게 될지도 모릅니다>, 위너스북


국민학교에 다녔을 때 방학을 만끽하다 보면 반드시 두려운 시간이 오기 마련이다. 개학 2~3일 전, 어머니의 방학 숙제 독촉에 시달리며 이런저런 과제를 정신없이 하기 일쑤였다. 그중에서 특히 어려운 일은 독후감 쓰기였다. 꼬박 세 시간 정도를 투자해야 마무리할 수 있는 숙제였기에 가장 괴로웠던 일로 기억한다.

 


어린 시절부터 글쓰기란 내게 괴로움과 지겨움을 안겨주는 피곤한 존재였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 글 쓰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자주 깨닫는다. 그 시절 억지로 쓰던 글이 성인이 되어서 잘 써질 리 만무하다. 심지어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난감할 때가 많다. 이런 내게 이윤영 작가의 <어쩌면 잘 쓰게 될지도 모릅니다> (위너북)은 글쓰기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라며 친절하게 달래준다.


 

저자 이윤영은 십 수년간 방송작가와 콘텐츠 디랙터 등으로 활동한 소위 '글쟁이'이다. 글쓰기 현장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다 돌연 전업주부가 되기로 한다. 경력보다 자녀 양육과 살림을 선택했던 그가 우연한 기회에 SNS를 접하게 된다. 시청률에 신경 쓰며 치열하게 자판을 두드리던 그에게 SNS의 가벼움은 너무 낯설었다. 하지만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많은 사람과 의미 있는 소통이 있음을 깨닫는다.


 

저자는 우리에게 다정한 말투로 이야기한다. 그저 한 줄이라도 좋으니 일단 시작하라고. 오늘은 그저 한 줄에 그쳤지만 시간이 지나면 위대함으로 다가갈지도 모를 시도가 될 수도 있음을 여러 예를 들어 알려준다. 마치 엄마가 아들에게 말하듯 글쓰기를 권하고 있다. 하지만 그 말투는 잔소리처럼 거슬리지 않고 참으로 달콤하게 다가온다. 맛있는 간식을 먹으라는 엄마의 말처럼.


 

어떤 글쓰기 선생들의 책을 보면 너무 문단이 길거나 따라하기 힘든 것을 시도하라는 요구가 보이기도 한다. 이런 책을 글쓰기가 힘든 사람이 골랐을 텐데, 희망보다는 좌절과 분노를 주기 십상이다. 하지만 이윤영 저자는 너무 쉬워 보잘것없어 보이는 일에서 시작하라고 알려준다. 카톡을 이용한 간단한 메모를 올린다든지 10분만 자신만의 글쓰기 시간을 확보해 보라는 것 등이다. 이런 것들마저 하기 어렵다면 글쓰기를 삶에서 생각하지 않아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국어국문학을 전공해 오랜 기간 전문 작가 일에 몸담은 저자이기에 이런 말들을 쉽게 한다고 치부할 수 있다. 글에 있어서 이미 너무도 앞서나간 전문가가 자신에게는 일상적인 일을 쉽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게 치부하기에는 저자가 제안하는 글쓰기의 방법들이 참으로 구체적이고 자세하며 또한 친절하다. 그의 전문성에 기가 죽을 독자를 배려한 부분이 자주 눈에 띄는 것은 육아를 경험한 프로 엄마이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책은 블로그 이야기로 시작해 블로그 쓰기로 마무리된다. 홀로 글쓰기의 내공을 쌓더라도 독백이면 곤란하단 말이다. 기자의 글이 편집자를 거치며 수없이 고쳐지듯 블로그 독자를 통해 검열을 받으라 권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글에 다소 뻔뻔한 자신감을 가지라 강조한다. 글에 자신 없는 사람들에게는 적절한 응원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대부분이 글쓰기를 권하는 글이 그러하듯 어떤 문장이 좋고, 어떤 글이 훌륭한지 이 책 역시 콕 찍어 알려주지 않는다. 문제집 풀듯 글쓰기의 해답을 바로 확인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매우 실망스러울 수 있으리라. 하지만 인생에 정답이 없듯 글쓰기에 어찌 정답이 있겠는가?


 

책에 묘한 몰입도가 있어서 숨 가쁘게 달리기하듯 다 읽고 책장을 덮는다. 그간 이런저런 핑계로 몇 달간 글 하나 올리지 않은 썰렁한 내 블로그가 떠오른다. 방문자 하나 없는 곳이지만 바로 지금 내 손가락의 흔적을 남겨야겠다는 마음이 든다. 오랜 시간 잃어버렸던 글쓰기의 욕구가 조금 생기는 느낌이다. 작가의 부드러운 꼬드김에 넘어가 이미 타자를 두드리는 내 모습을 보니 그의 책에 묘한 설득력이 있나 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쿠가와 이에야스 1 - 제1부 대망 - 출생의 비밀
야마오카 소하치 지음, 이길진 옮김 / 솔출판사 / 200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스물 일곱의 나이가 결코 많다고 말할 수 없지만, '인생이 무엇일까'라는 고민을 하기에 부족하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책을 통해 내가 살지 않은 인생의 모습을 배워나가겠다는 겸허한 모습은 나와 같은 시기에 꼭 갖추어야할 요소는 아닐까? 나는 이에야스의 모습을 통해 결코 가볍지 않은 인생의 간접경험을 하였다.

작가가 이에야스를 통해 삶을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 의미를 내게는 충분히 전해주었다. 그중에서도 사람의 삶을 결정짓는 것이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것처럼 능력이나 재력 또는 그를 뒷받침해주는 배경이 아니라는 사실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소중한 진리였다. 이에야스를 위협했던 인물 중 실력이 부족했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모두 잘났던 그들이 흐트려놓았던 전국의 역사를 마무리 지은 사람은 도무지 그들과의 실력에서 비교가 되지 않던 이에야스였다.

이런 점에서 우리의 인생을 결정짓는 요소가 무엇인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무엇을 이루기위해 실력을 쌓는 일이 기본적으로 전제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를 뛰어넘는 무엇인가가 있지 않으면 그저 그렇제 잠시 살다 사라졌던 우리의 앞선 사람들과 차이가 없다. 이 책을 통해 작가가 말하고자 했던 그 무엇인가는 바로 '뜻을 바로 세우는 일'이라 생각한다. 물론 주인공은 신불의 뜻을 그런 의미로 받아들였다. 신켄이나 노부나가, 히데요시 등의 걸출한 인물들이 있었지만 이들은 뜻을 바로 세워 실천하는 데에는 이에야스에 미치지 못했다.

젊어서는 꿈도 많고 하고싶은 것도 많지만 그 중에서도 잊지 말아야 하는 사실이 있다. 이는 올바른 뜻을 세워 이를 실천하는 모습이라 생각한다. 이런 의미에서 내가 무엇을 하며 살아가는지는 차후의 문제이다. 내가 무엇을 할지 결정하기 이전에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결정하는 일이 더욱 근원적인 문제라 생각한다. 그런 고민을 나누고 싶은 젊은이가 있다면 이 책을 통해 자신을 되짚어보기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