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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정원
심윤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0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요즘 건조한 독서를 한다고 느낀다. 슬픈 소설에선 슬픔을 조장하는 그 장치들이 보였고, 가벼운 소설은 너무 가벼워 읽고 곧잘 잊어버렸다. 냉소적인 소설은 그 냉소와 분석이 맘에 들었지만, 읽고 나선 날이 서 있는 나를 발견하곤 했다.
[나의 아름다운 정원]은 그런 고민을 토로하자 어느 시니컬한 선배가 권해준 책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정말 최고의 소설이기도 하였다. 가볍지 않고, 단순하지 않고, 면밀하면서도 재미있다. 건조한 눈물을 뽑는게 아니라 머리맡 베개를 흠뻑 젖게 한다. 소설에 절대 답이나 표본이 있을 수 없지만 그래도 [정석]을 꼽을 수 있다면, 내겐 이 소설이 장편소설의 정석이다. 자기 자신과, 가정과, 세계와의 쉽지 않은 화해에 다가서는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