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누구니?
메르세 로페즈 글. 그림, 김희경 옮김 / 솔출판사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책을 펼치면 다소 화난듯 보이면서도 뭔가를 골똘히 고민하는 소년이 있다.

그리고 그 년의 일기가 시작된다.

마치 노트처럼 그려진 책 속에는 어설픈 손글씨 처럼 보이지만  많이 고민하고 생각했음을 알수 있는 일기들이 펼쳐진다..

 

 난 널 몰랐어.
하지만 그날 이후 넌 날 떠나지 않았어.
밤이나 낮이나, 거리에서나, 집에서나,
학교에서도, 심지어 샤워할 때조차도
넌 항상 날 따라다녔어!


 

소년이 벤치에 앉아있을 때도 잠을 자려 누웠을 때도 벽 뒤에 숨었을 때도 군중속에 파묻혀 있을 때도 그 녀석은 늘 곁에 붙어있다.

소년은 그 녀석이 싫다. 늘 달라붙어 있어 불편하다.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

떼어 놓으려 시도했지만 그럴수록 녀석은 더 가까이에 다가와있다.

소년은 무기와 갑옷으로 무장하고 얼굴까지 위장했다. 

내가 싸울 준비를 하면 할수록 녀석은 더 무서워진다.

그러던 어느날 소년이 그 녀석의 눈을 똑바로 보게 된 바로 그날...

소년은 가장 자신있던 구슬치기를 제안한다. 둘은 구슬치기를 하면서 함께 웃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고 오후 내내 함께 놀았다.

그러면서 소년은 알게 된다. 함께 지내는 법을...

 

소년이 그또록 쫓아버리고 싶어 하는 대상은 바로 두려움이었다.

그 알수없는 두려움이 이 책 속에서는 헝클어진 검은 머리카락과 큰 눈.. 검은 손을 가진 다소 무서워 보이는 이미지로 그려지고 있다.

소년이 두려워하고 피하고 싶어하던 두려움의 존재는 섬뜩해 보이기까지 하지만 어느날 눈이 마주친 ..

함께 구슬치기를 하던 두려움의 형상은 지금껏 보아왔던 그 이미지와는 다르다.

커다란 눈망울이 다소 슬프게도 느껴진다.

소년이 혼자서 고민하고 괴로워하는 순간 순간들은 연필로 그려진 거친 터치감들이 주를 이루는 반면에

두려움이라는 존재와 구슬치기를 하고 함께 팝콘을 나눠 먹으며 영화를 보는 순간의 그림들은 연필이 아닌 부드럽고 따뜻한 색감으로 그려진 것도 인상적이다.

 

어른이나 아이나 두려움의 대상은 있기 마련이다.

그 두려움에서 자유로울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는 책들은 많이 보았다.

집에도 그런 종류의 책이 한권 있기는 한데 그 책과는 접근방법이 약간은 다른 듯 보인다.

역시나 피하고 돌아가는 우회적인 방법을 쓰기보다는 맞서서 두눈을 똑바로 쳐다보는 순간 해결방법이 나오는 듯 하다.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에서도 두렵거나 귀찮을때면 알면서도 모른척 눈을 감거나 피하려 한 일이 많았다.

하지만 이 책을 보면서 피할수 없다면 함께 즐기고 어쩔수 없이 공존해야 한다는 것을 받아 들여야 겠다고 생각했다.

아이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두려움과 미움 , 외로움으로부터 힘들어할때 피하려만 하지말고 당당하게 맞서고 그 상황을 즐기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그때 ....이 소년의 일기를 살짝 꺼내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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