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에서 비룡소의 그림동화 130
클레어 A. 니볼라 글 그림, 김기택 옮김 / 비룡소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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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생쥐)에게 숲이란 그저 두려움의 대상이다. 그 무서운 곳에는 단 한번도 가본일이 없다.

나에게 있어서 그런 두려움을 떨쳐내는 유일한 방법은 우리 집 현관에 서서 벽난로 옆의 안락의자와 따뜻한 침대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물건들을 바라보는 것이다.

 

어느날 나는 내가 좋아하는 물건들을 찬찬히 바라보고는 무작정 숲을 향해 걷기 시작한다.

가슴이 콩콩 뛰기 시작한다. 걱정이 되어 다시 돌아가고 싶지만 참고 다시 걷기 시작한다. 안전한 우리집으로 그냥 뛰어가 버릴까?

아니야.. 너무 멀리 와 버렸잖아.

 

숲에 도착하기까지 나는 너무도 많은 갈등을 하게 된다. 그러는 사이 어느새 나는 숲속에 들어와있다.

가슴이 쿵쿵 뛰고 뒤에서 날카로는 새소리도 들리고 무언가 우지끈 부러지는 소리도 나고 검은 그림자가 점점 다가오는 것 같아 피하려고 뛰다가 발을 헛딛고 만다. 나는 그만 땅에 곤두박질 치고만다. 그리고 가만히 숨을 죽인채 생각한다.

내가 움직이면 들키고 말거야. 내 두근거리는 심장소리가 몸 밖으로 새어나오고 말거야...

한참이 지나 눈을 떠보니 내 코는 깃털처럼 보드랍고 조그만 이끼의 숲에 파묻혀 있었다.

나뭇잎 사이로 햇살이 빗줄기처럼 쏟아져 내려와 등이 참 따뜻하다. 부드러운 바람은 내 몸을 휘감는다.

귀를 기울여 보니 숲은 온통 나뭇잎들이 서로 부드럽게 소곤거리는 소리, 살랑거리는 소리로 가득하다.

나는 뒹글며 놀다가 처음으로 윗쪽을 올려다 보았다. 저기 높은 곳에 하늘이 있었다.

하늘은 숲보다 크고 커다랗던 내 무서움보다 더 컸다. 이 세상 그 무엇보다도 컷다.

나는 해질 무렵까지 그 곳에 누워 숲의 아름다움에 한껏 빠져 있었다.

나는 부드럽게 울려 퍼지는 숲의 노래를 내 마음에 가득담고 집을 향해 다시 걷기 시작했다.

 

항상 숲을 두려워했던 어린쥐는 그 무서움이 커지자 거기에 맞설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혼자 숲으로 떠난다. 그렇게 용기를 내어 들어선 속에서 어린쥐는 숲의 아름다움과 높은 하늘을 발견한다. 무서움은 아름다운 숲과 커다란 하늘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란걸 알게 되는 것이다.

 

숲을 두려워 한 어린 쥐처럼 아이들은 잘 모르는 것을 두려워하곤 한다.

그 대상은.. 물건이 될수도 있고 사람이 될수도 있고 유치원이나 학교같은 낯선 세상이 될수도 있다.

하지만 어딜가나 올려다 보면 높은 하늘은 늘...우리를 따라다닌다. 어디를 가든 하늘이 보이는 것처럼 아빠 엄마의 사랑이 언제나 나를 지켜줄거라는 굳은 믿음은 아이가 용감하게 두려움과 맞선 어린쥐처럼 용기를 내어 세상으로 나갈수 있도록 도와주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숲이라는 낯선 두려움의 대상은 결국.. 아이가 헤쳐가야 할 세상의 문턱이자 .. 그 속에서 부딪쳐 살아가면서 안락과 행복을 얻어가야 할 이 사회이며.. 그 모든 두려움을 초월하게 해준 하늘은.. 늘 곁에서 믿어주고 바라봐주는 부모가 아닌가 싶다.  나의 아이가 언제까지나 따뜻한 벽난로 옆 안락의자와 침대에만 의지해 살아갈수 없고 홀로서기를 준비해야 할 시기에 꼭 한번 읽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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