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4
헤르만 헤세 지음, 전영애 옮김 / 민음사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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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자기 구현이란 결국 불교의 공(空)이나 노자의 무(無)로 연결된다. 자기란 결국 시간이나 공간의 제약을 벗어난 무한한 가능성이며, 이 원형에 도달하는 것이 바로 헤세가 추구했던 '자기에게 이르는 길'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싱클레어를 대오(大悟)하게 인도하는 인물의 이름이 데미안이어야 했다. 데미안은 데몬을 거쳐서 다이몬(daimōn)을 연상시켜야 했기 때문이다. 소크라테스는 자기 내면에서 듣는 목소리를 다이몬이라 여겼으며, 다이몬을 섬겼다는 이유로 독배를 들었다. 결국 싱클레어에게 데미안은 내면의 목소리였던 것일까. 소설의 후반부에서 전장에 나간 싱클레어는 포탄을 맞는다. 그 순간에 싱클레어가 보았던 환영들은 그가 포탄을 맞고 결국 죽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독배를 든 소크라테스는 이제 불멸할 것이기 때문에 행복하다고 말했다. 싱클레어는 죽음을 겪은 후에 비로소 데미안을 다시 만난다. 그리고 데미안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 꿈에서 깨어난 장자는 나비가 장자의 꿈을 꾸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이 모든 것이 한낱 꿈(Traum)에 불과한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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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카푸스틴 : 피아노 작품집 - 8개의 콘서트 에튀드 op.40, 변주곡 op.41, 달 무지개 op.161, 피아노 소나타 2번 op.54
카푸스틴 (Nikolai Kapustin) 작곡, 손열음 (Yeol Eum Son) 연주 / Onyx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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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를 잡지 모노그래프에서 찍었던 사진으로 썼네요?ㅎ 손열음의 연주, 늘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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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오페라 - 서양 고전음악 작품 및 음반 리뷰집
박상원 지음 / 책과나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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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음식을 아껴서 먹듯이 천천히 한장 한장 음미하며 읽고 있습니다. 마이너 레이블에 대한 소개로 시작한 것처럼 누구나 추천하는 유명한 음반들이 아닌 숨겨져있던(?) 보석들을 발굴해서 소개해주시는 점이 좋았습니다. 대개 애호가들의 선호가 특정 시대에 머물러있는데 고음악과 현대음악에 대한 소개야말로 이 책의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표지부터 레이아웃, 음반 이미지의 해상도, 챕터에 따라 다른 칼라를 쓰신 것등 정성이 듬뿍 담긴 책입니다. 저자가 다음 책도 내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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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편안한 죽음 을유세계문학전집 111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강초롱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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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부아르와 죽음과 을유문화사,그리고 양장본 더할 나위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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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공포분자 : 풀슬립 1,000장 넘버링 한정판 2K 리마스터링 - 에드워드 양 감독의 타이페이3부작 트릴로지의 마지막 작품 / 부클릿(32p)+캐릭터카드(4종)+엽서(5종)
에드워드 양 감독, 무건인 외 출연 / 노바미디어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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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빛을 모두 차단한 암실에서 소강이 숙안에게 하는 말과 같다. 빛이 없다면, 밤도 낮도 없어진다면, 자신 조차도 볼 수가 없다면 과연 시간은 흐르는 걸까. 하나의 명제를 떠올려보자. 여자는 떠나간 남자를 그리워한다. 명제는 시간에 속해있지 않다, 더 엄밀하게 말해서 명제는 우리의 시간에 속해있지 않다. 하지만 그것이 보여질 때, 기독교의 용어로 현현(epiphany)할 때, 사건이 되며 의미를 만들어낸다. 숙안을 낳은 중년 여인이 떠나간 미군 남자를 그리워한다. SMOKE GETS IN YOUR EYES. 자살을 시도한 젊은 여인이 숙안을 따라간 남자를 그리워한다. 어쩌면 명제들이 결합해서 시간을 생성하기때문에 우리가 존재하는지도 모른다. 별개로 보이던 각각의 명제들이 일정한 질서에 따라 결합한다. 모자이크를 떠올려보자, 소강의 암실에서 본 조각난 숙안의 얼굴이면 충분하다. 조각난 한장 한장은 명제이다, 명제 자체로는 어떤 가치도 의미도 없다. 하지만 그 명제들이 일정하게 계열화되어 물질로 현현할 때, 사건이 발생하고 의미가 생겨난다. 마치 숙안의 얼굴 조각들이 잘 맞춰져야만 숙안의 얼굴이 되는 것과도 같다. 우린 우리의 생이 실재하고, 우리의 존재가 안정적이며, 우린 살아있다고 믿는다. 적어도 우린 생각하는 갈대보다는 가치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암실에 걸린 숙안의 얼굴은 바람이 불면 그 형태가 무너지곤 한다. 마치 존재하다가 존재하지 않게 되는 것처럼. 그래도 우리에게 생이란 활동 사진이다, 그게 우리가 영상을 보는 이유다. 사진을 빠르게 죽 늘어놓고 그것이 움직인다고 믿는 것처럼 현존재(Dasein)란 믿음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C'EST LA 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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