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영경 선생님의 책 '내 삶은 내가 살게 네 삶은 네가 살아'를 읽으며 느꼈던 신선한 경험을 넘어 이번 책에선 한결 더 깊고 따뜻한 선생님의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삶과 생각이 일치하는 삶을 사는 분이 자유학교 '물꼬'라는 곳에 계시다는 것을 알게 해준 책이 '내 삶~네 삶~'이었다면 코로나19 팬데믹 시대를 여전히 그녀답게 통과하며 더 강건하고 더 깊어진 시선으로 무엇이 우리에게 중요한지 일깨우는 삶의 태도를 이 책을 통해 나눠주신다.삶과 생각이 그러하듯 입말과 글말이 일치하는 것 같은 옥영경선생님의 글은 처음 접했을 때보다 훨씬 더 편하고 정겹게 내 마음 속으로 그대로 직진해 들어왔다. 내가 대학시절 꿈꿨던 어른의 삶을 그대로 실천하며 살고 계신 선생님은 글보다 삶이 더 배울 게 많은 분이시다. 이번 책에서는 그분의 삶이 공교육 현장에서 1학기를 보낸 경험으로 더 선명하게 드러나고 코로나를 겪으며 더 분명해진 '소중한 것들'의 가치를 정확하게 짚어주신다. 그리고 불안한 마음을 특유의 강건함과 여유로움으로 어루만져주신다.이를테면 매일처럼 아침출근길 분교 꽃밭에서 풀을 뽑는 일상의 모습에서 '날마다 우리 삶에 깃들 평화가 있다, 코로나19가 인류를 뒤덮어도!'라고 하실 땐 내 삶에서 매일 누리는 소소하지만 평화로운 갖가지 것들을 떠올리며 새삼 감사와 평안을 느꼈다. 선생(先生)이란 그야말로 먼저 사는 자로서 자신의 삶에 대한 자세와 태도로 아이들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 순하고 선한 결로 아이들의 기운을 북돋아야 한다는 말씀은 부모인 나에게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었다. 그리고 선생님이 늘 말씀하시는 것 중에 하나인 '자립' 활동이 교육에서 빠지면 안 된다는 것. 읽고 외우는 공부에만 치중하여 '넌 공부만 하면 돼. 나머지는 내가 다해줄게' 가 아니라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들을 하게 하고 무거운 것 들고 가는 친구에게 손 하나빌려줄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 배움, 사람 노릇하게 하는 것이 배움의 전제여야 한다는 것 그리고 이것이 바로 공교육이 담당해야하는 부분이라는 것이다.책은 쉽게 읽히지만 읽는 내내 위로를 받고 마음을 다시 세우는 시간을 내게 선사해주었다.한가지 아쉬운 것은 책에 꽤 많은 사진들이 글과 함께 실려있는데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느낌이었다. 일단 해상도가 너무 낮아 글의 이해도를 높이고 느낌을 배가시키는 역할을 하지 못했고 이렇게 디자인한 의도를 이해해 보기엔(안개처럼 불투명한 우리의 현실을 반영한걸까라고) 아쉬움이 많다.현장의 교사들, 아이를 키우는 부모를 넘어 코로나 이후를 고민하고 불안해하는 지구인이라면 모두가 읽어도 좋을 책이며 옥영경선생님의 다음 책도 퍽 기다려진다. 아마 난 그분의 팬이 될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