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하루만 고양이 우주나무 그림책 14
원혜영 지음 / 우주나무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동물을 좋아하지만 키울 여건이 되지 않는 사람들은 인터넷 영상이나 유튜브를 통해서 그 마음을 달래본다. 흔히들 '랜선집사'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이다. 나 역시 고양이 '랜선집사'이다. 우아하지만 때로 귀엽고, 느긋하지만 날쌔고, 새침한 얼굴에 그렇지 못한 엉뚱한 행동으로 웃음짓게 하는 고양이. 고양이를 보다보면 어느새 시간이 훌쩍 가버린다.


이 책을 통해서도 '그림책집사'가 되어본다. 눈매가 닮은 두 주인공, 여자 아이와 고양이. 학교가기 싫은 날 고양이를 보며 딱 하루만 고양이가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고양이가 학교가는 모습이었다. 주인공 치츠고양이 이외에도 다양한 고양이가 등장한다. 숨은 그림 찾기처럼 이곳, 저곳 등장하는 여러 모양의 고양이를 찾아보고 이름 붙여주는 것도 재미있겠다. 


책을 덮고 저자 이력을 자세히 살펴보니, 이 책의 작가 원혜영 선생님은 30년 동안 판화 작업을 하신 분이라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듣고 다시보니 정말 판화 그림이다. 언뜻 어울릴 듯,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고양이'와 '판화'인데, 유려한 선과 투박한 선의 조화가 잘 이루어져 더 매력적이다. 들판을 달리는 고양이의 모습을 표현한 장면에서는 거칠면서 시원한 들판과 유연한 고양이의 둥근 선이 어우러져 인상적이었다. 판화의 숨은 매력을 찾아보며 읽으면 더욱 좋겠다.


딱 하루만 고양이가 될 수 있다면! 하지만 어쩌면 고양이는 딱 하루만 동화책 속 고양이와 쏙 빼닮은 눈을 가진 여자 아이가 되고 싶을 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이 동화책은 고양이가 학교에 가고, 피아노를 치고, 들판을 달리고 싶은 상상을 그린 이야기가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