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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패권전쟁과 한반도의 미래 - 신냉전 시대, 우리는 어떻게 부강한 나라가 될 수 있을까
김택환 지음 / 김영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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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패권전쟁과 한반도의 미래


김택환 | 김영사 | 2019.02


이 책은 이번 학기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로 활동하게 되어 김영사에서 보내주신 첫 번째 책이다. 그래, 나도 안다. 내 블로그에 올라오기엔 좀 어색한 책 제목이라는걸. 보들보들한 시집, 기승전결 확실한 픽션, 인문학, 철학, 타셴 딱지가 붙어있을 만한 예술 서적 위주로 단단히 책편식을 해왔으니까. 이런 와중에 <세계 경제패권전쟁과 한반도의 미래>라니. 어떤 책을 읽든, 담담히 읽어내고 양질의 서평을 적겠다고 마음을 먹었건만, 금빛 표지에 존재감 있는 폰트의 ‘경제패권전쟁’에 조금 당황해버렸다. 그들의 전쟁에 감히 내가 끼어들 수 있을까?


잔뜩 긴장한 채 펼쳐본 책의 1장은, 이런 내 마음을 예상이라도 했는지 아주 친절하게 안내를 돕고 있었다. 어려운 용어나 주석 하나 없이 조밀한 구성과 상냥한 해설로 국제정세의 흐름을 다루고 있다.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의 과거와 현재를 순서대로 읽어내려가며 그들이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패권을 사수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세웠는지 설명한다. 미국의 ‘아메리카 퍼스트’, 중국의 ‘중국몽’, 일본의 ‘팍스 니포니카’, 러시아의 뉴 그레이트 게임과 신동방 정책처럼 현재 그들이 펼치고 있는 전략까지 오게 된 과정을 국가별로 소개한다. 각국이 수많은 성공과 실패를 겪은 것을 토대로 앞으로는 어떤 정책을 만들어 나갈지, 어떻게 살아남을지 예측하기도 한다. 일본의 버블 경제와 아베노믹스, 팍스 니포니카는 그중에서도 가장 흥미로웠는데, 최근 일본 버블경제 시기의 음악과 문학을 즐겨 감상했기 때문이다. 자세한 역사적, 경제적 배경을 모르고 한 시대의 문화를 누리기란 참 허술하기 짝이 없어서, 수박 겉핥기식으로 겨우 이해해왔었다. 예상치 못한 계기를 통해 인제야 오랫동안 가려웠던 곳이 아주 시원해진 것이다. 이렇게 1부에서 4국의 전반적인 정치 체제, 경제, 그리고 한반도와의 관계를 이해하고 나면, 다음 페이지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 사그라든다.


‘어떤 시대인가?’ 하고 현재의 정치 체제를 자세히 그려주었던 1부에 이어, 2부에서는 ‘어떤 미래가 오고 있는가?’라는 물음을 던진다. 기존의 세계 질서가 어떻게 파괴되었는지, 어떤 방향을 향해 변화하고 있는지를 말하고 있다. 세계는 이제 신냉전의 시대로 들어섰고, 아슬아슬하게 유지되어왔던 국가 간의 협력 관계들이 위태로워지고 있음을 한눈에 이해할 수 있다. 특히 트럼프, 시진핑, 아베, 푸틴, 이 4국의 원수들의 ‘스트롱맨’ 지도력을 살펴보며 민족주의로 탈바꿈해가는 각국의 전략 또한 살펴볼 수 있었다. 신냉전의 시작인 ‘미·중 무역전쟁’,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4대 전쟁터 중 하나로 뽑히는 ‘디지털 플랫폼’ 또한 아주 흥미로웠는데, 뉴미디어, 디지털 콘텐츠, 디지털 플랫폼을 공부하고 있는 나에게는 이 디지털 전쟁이 가장 피부로 와 닿았다. 무엇이든 앞선 것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하게 싸우는 두 나라의 모습이 가장 선명하게 그려졌다.


작가는 과거부터 미래까지 순서대로 차근차근 짚어간다. 마지막 장인 3장에서는, 앞으로 ‘어떻게 미래를 준비할 것인가?’라고 묻는다. 대한민국이 이 신냉전 시대에서 살아남을 방법은 무엇인지, 즉 우리나라의 어떤 가치를 활용해야 할 것인지, 그 해답을 제시한다. 두루뭉술한 예언이 아닌 객관적이고 분석적인 관점으로 대한민국의 앞날을 관측하는 것이다. 지정학적 위치, 소프트 파워의 강세 등을 통해 한반도가 신문명의 길을 열 가능성을 점친다. 끝으로는 남과 북의 통일까지 언급하며, 정치 리더의 외교와 정치력에 한반도의 미래가 달려있다 말한다. 즉, 앞으로의 대한민국에 필요한 것은 이 모든 것을 헤쳐나갈 뛰어난 처세술이다.


책이 출간된 이후에도 세계 경제, 정치의 판도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시간은 쓰인 순간 과거가 되고, 미래는 빛과 같은 속도로 현재가 된다. 3월, 전 세계의 관심을 받았던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었고, 미·중 무역협상은 아슬아슬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모든 국가들은 이 패권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나아갈 길을 물색하고 있다. 치열한 미래를 살아갈 만반의 준비를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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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쉽게 쓰인 문장들 덕분에, 놓치는 부분 하나 없이 통째로 알차게 소화했다. 중간중간 끼워진 그래픽 자료들은 더욱 더 쉬운 이해를 돕는다. 그 누구도, 단 한 명도 빠짐없이 ‘미래를 살아갈’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친절히 가르쳐주는 한 권의 교과서 같다. 어떤 태도로 세계의 흐름을 받아들여야 하는지, 그러기 위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모든 사건의 인과관계부터 시작하여 모든 것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작가의 논리는, 강제적이지 않아 정말 마음에 들었다. 뭐랄까, 어색하고 멀게만 느껴졌던 세계 정치와 경제와 통성명 정도는 하게 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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