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뢰님과 인간의 배꼽 - 히라코 와카 초기 작품집, S코믹스 S코믹스
히라코 와카 지음, 박소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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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브로큰 마리코‘를 그린 히라코 와카 작가의 단편집

‘마리코‘를 2010년대에 남을 작품 중 하나로 굉장히 고평가하는 독자로서 상당히 만족스러웠음

데뷔 초기 단편 4개와 ‘마리코‘ 이후 단편 1개가 수록되어 있는데, 완성도는 솔직히 들쑥날쑥한 편.

천재니 하는 수식어는 거리가 좀 있고, 아직 대작가니 하는 수식어는 아주 많이 이르지만, 어찌됐든 대단히 재능있는 작가 하나가 발전하고 완성되어가는 과정을 보는 것은 작품과 별개로도 즐거운 일이다

이 작가는 처음부터 이 정도 싹수를 보이는 작가였구나, 하는 감상과 이 작가도 신인 때는 별 수 없었구나, 하는 감상이 적당히 섞여있는데

이런 게 사실 (장편 이후 나중에 묶여서 뒤늦게 나오는) 초기단편집을 굳이 찾아서 보는 이유기도 해서 그런 기대는 아주 잘 채워졌음

마리코‘에 드리웠던 삶과 죽음이라는 주제는 이 단편집에서도 그대로인데
(이 작가가 그린 것중 사람이 죽지 않는 단편이 단 하나뿐..)

죽음을 조명해 살아가는 자의 그림자를 비추는 특유의 테마가 일관적이게 드러나는 게 재밌었음

그리고 서서히 명백한 죽음에서 멀어지는 작품 전반의 변화까지

젊은 시절부터 꾸준하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 작가의 성장기는 따라갈 가치가 있다

그리고 실험하듯 아주 지저분하면서도 앞뒤 없이 강력하고 군데군데 힘준 게 보이는 분방한 펜선도 보는 맛이 있었음

어쨌든 이 정도로 작가색이 강한 작가는 만화계에 많을수록 좋다

정확히는 그런 작가들이 여기저기 많이 있을 수 있는 환경이 좋은 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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