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마리 퍼그와 북극 탐험대 익사이팅북스 (Exciting Books) 61
필립 리브 지음, 사라 매킨타이어 그림, 한아름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매서운 바람에 마냥 이불 속으로 파고들고픈 요즘

그래서 아이들은 방학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것 같아요.

기상할 시간인데도 밖은 어두컴컴하니 아침마다 전쟁을 치르고 있지요.


일찍 자는 방법밖엔 없는데...

늦은 시간까지 할일도 참 많은 녀석들이라

엄마의 잔소리는 늘어만 갑니다.

숙제하고 핸드폰 보다가 자야 할 시간에 꼭 책을 읽겠다고...


그런데 이번에 만난 책은?


66마리 퍼그와 북극 탐험대

 


"너무 두꺼워요!"

 

작은 아이의 첫마디였어요.

그러면서 표지 속 강아지 수를 세고 있더군요.

엉뚱한 녀석의 돌발행동~


보기엔 두껍지요. 그런데 그림도  많고 글씨도 커서

저학년도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책이랍니다.


책을 빨리 읽지 못하는 울 녀석은 다소 힘들다고 하겠지만요.

시작은 했는데 늦은 시간이라

결국 정주행은 못하고 책을 덮었지요.

꿈속에서 퍼그 강아지들이 나올것 같다나...


 

주말  아침 책을 다시 읽으려다 못 읽고 집을 나섰어요.

컴퓨터 자격증 시험이 있었거든요.

시험 보러 들어간 사이 엄마가 먼저 읽기로....

 


표지를 보면 수많은 강아지들이 썰매를 끌어요. 

아우~ 귀엽기도 하네요.

눈썰매 하면 멋진 시베리아 허스키처럼 크고 강한 썰매 개를 떠올리기 마련인데요.

앙증맞은 퍼그들이라니...

피식 웃으며 첫 장을 넘겼지요.

한 장, 두 장 읽다가​

커피 마시는 것도 잊고 쭉~ 읽었어요.

오랜만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을 만났거든요.

시험 끝난 아이가 전화를 했는데 진동도 못 느끼고 말이죠.


엄마가 먼저 정주행~


 


 

'겨울은 칠흑같이 어두운 밤에 찾아왔다.'

첫 문장부터 심상치 않아요.

'행운의 별'호엔

유능한 항해사 보, 요리사 멍빈, 막내 선원 쉔,

그리고 제깅스 선장이 타고 있는데요.

그만 커다란 얼음에 부딪쳐 침몰 위기에 놓였어요.


자기 몸 챙기기 바쁜 와중에 66마리나 되는 퍼그 강아지들까지

위험한 상황이 닥치자

제깅스 선장은 퍼그 강아지들을 버리고 떠나려 해요.

쉔은 그럴 수 없었지요.


쉔과 66마리의 퍼그 강아지를 기다릴 가치가 없다고 판단한

제깅스 선장은 그대로 떠나는군요.


남겨진 쉔과 66마리의 퍼그는?

앞날이 걱정인데요.

때마침 항해사 보와 요리사 멍빈이 떨궈준 스웨터가 담긴 상자를 발견해요.

쉔은 스웨터를 겹겹이 입고 스웨터 33벌의 양쪽 소매를 잘라

강아지들의 몸통에 씌울 옷을 만들었어요.

추위를 조금은 이길수 있었지요.


그러나 배고픔은 어쩔수 없네요.

쉔은 퍼그들을 위해 도움을 요청하러 길을 나섰고

피오르 언저리에 자리한 마을에 도착해요.

그곳에서 시카라는 여자아이를 만나죠.

66마리의 개가 있단 말에 시카는

몇 마리와 사료를 교환하기로 협상해요.

시카와 쉔은 할아버지의 썰매를 언덕까지 밀고 올라가

썰매를 타고 미끄러져 강아지 있는 곳까지 무사히 도착했어요.


 


그런데....

퍼그 강아지들을 본 시카는 그만 울고 말아요.


왜?

시카는 썰매를 끌 크고 강한 썰매 개를 생각했던 거예요.

할아버지 썰매로 위대한 북극 썰매 경주에 참가하고 싶었거든요.


쉔은 퍼그들에게 목줄을 채우고 썰매에 묶었어요.

10마리, 20마리, 30마리를 묶어도 썰매는 움직이지 않네요.

40마리를 묶자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해요.

50마리, 66마리 모두를 묶고 나니 속도가 제법 나는군요.


작은 퍼그지만 66마리가 힘을 합치니 썰매도 거뜬히 끌 수 있어요.

쉔은 퍼그들이 그리울 테지만

66마리를 모두 시카에게 주기로 결심해요.


264개의 작은 발들이 얼음판을 내달리기 시작하니

최고의 설매네요.


66마리 퍼그가 끄는 썰매를 타고 시카의 집에 도착한 쉔과 시카는

시카의 할아버지에게 눈 신령님과 고드름 궁전에 대한 이야기를 듣지요.

하지만 할아버지는 더이상 썰매 경주에 참여하지 못하신다네요.

할아버지 대신 시카와 쉔이 북극 대탐험 경주에 나가기로 해요. ​



흰 눈 사이로, 퍼그를 타고, 달리는 기분, 상쾌도 하다!

착한 마음씨를 가진 소년 쉔, 용감한 시카,

그리고 앙증맞은 퍼그 66마리가 펼치는 심장 쫄깃한 모험!



평생 한 번밖에 오지 않는 '진짜 겨울'이 오면,

어둠의 숲과 꽁꽁 언 바다를 건너 세상 꼭대기까지 달리는

썰매 경주가 시작된답니다.


북극의 여러 지역에서 썰매 팀들이 경주에 참가하기 위해 몰려왔는데요.

섀클턴 교수와 그의 로봇동료인 스노봇은

탄소 섬유 재질로 만든 초경량 썰매를 타고 왔어요.

외딴섬에 혼자 사는 헬가의 썰매는 개가 아닌 북극곰 두 마리가 끄는군요.

지난 경주에서 1등한 아버지의 뒤를 이어

꼭 1등을 해야겠다는 바질 백작은

더러운 꼼수도 서슴지 않는다네요.

또 다른 참가자 팀도 눈에 띄는데요.

푸들처럼 분홍색으로 염색한 허스키가 끄는 썰매로

가장 화려한 참가자 밋지에요.

뒤늦게 도착한 66마리 퍼그가 끈 썰매의 주인공

쉔과 시카도 참가자 명단에 올랐지요.


1등으로 도착할 수만 있다면 어떤 소원이든 이룰 수 있다는

위대한 북극 썰매 경주 개막식이 시작되었어요.

북쪽으로 쭉 가다가 어둠의 숲과 크라켄 계곡을 통과한 다음

각자 알아서 세상 꼭대기에 있는 궁전으로 찾아가면 된다네요.

진행요원이 쏜 신호탄 소리와 함께 경주가 시작되었어요.

북극에 도착하는 일주일 동안

어떤 일들이 생길지 무척 궁금하네요.

66마리 퍼그와 쉔, 시카의 북극 탐험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순간이지요.


쉔과 시카도 경주에서 이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빠르고 강한 썰매로 무장한 다른 팀들과는 경쟁이 되지 않네요.

하지만 쉰과 시카에겐 아주 특별한 친구들이 있어요.

바로 66마리의 귀여운 퍼그!

앙증맞은 66마리의 강아지들이 발바닥에 땀나도록 뛰면서

펼쳐지는 환상적인 썰매 경주 속으로

함께 북극 탐험에 동참해보기로 해요.


 

 

 

쉔과 시카, 그리고 66마리 퍼그 앞에 바다 괴물 크라켄이 나타나요.

정말 위험한 순간인데요. 용감한 66마리 퍼그들 덕에 크라켄을 물리치네요.

믿기지 안는 기적이 일어나기도 하는군요.


선두를 달리고 있던 바질 백작은

엉뚱한 안내판을 세우는 반칙을 하네요.

뒤따라오던 참가자들과 쉔이 끄는 썰매는 표지판이 가리키는 쪽으로 달렸고,

쉔 일행 보다 먼저 도착한 참가자들은

예티들이 만든 국수 맛에 빠져서

몇 시간째 국수를 먹느라 정신을 못 차리고 있어요.

시카마저 예티들이 만든 국수 맛에 빠져서 정신없이 먹다가

할아버지가 말씀해주셨던 '잃어버린 희망 호'에 도착한 인간들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한 것이 예티가 만든 국수에 정신이 팔려 배에 갇힌 채

점점 예티가 돼가고 죽을 때까지 설거지를 했다는 사실을 눈치채는데요.

다행히 국수를 먹지 않는 스노봇은 정신이 멀쩡하군요.

시카는 스노봇에게 쉔에게 절대 예티들의 국수가게에 오지 말고

경주를 계속하라는 말을 전하라고 하지만

쉔이라면 그 말을 들을까요?

당연히 아니죠.

66마리 퍼그와 함께 시카를 구하기 위해 '잃어버린 희망 호'로 가는데요.

때마침 메아리 눈을 발견 메아리 눈 뭉치를 뭉쳐 예티들에게 던지네요.

예티들끼리 욕지거리를 하면서 눈싸움이 벌어지고

그 틈에 시카와 다른 참가자들을 구하는데...

쉔과 시카는 또다시 꼴찌로 경주를 이어가는군요.


아이들의 도움을 받은 어른들이지만 아이들을 뒤로하고

1등을 위해 달리고 또 달리지요.

어쩔 수 없는 현실이네요.


먼저 간다고 먼저 도착하는 건 아니지요.

또 다른 변수, 위험이 도사리고 있거든요.

얼마 남지 않은 눈 신령님의 궁전으로 가려면

매우 깊고 험한 협곡도 지나야 하는데요.

앞서가던 팀들이 위험에 처해있군요.

우리의 쉔과 시카는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군요.


또 한 번 참가자들을 구해주네요.

쉔과 시카 덕분에 두 번이나 살아난 참가자들은 이제 경쟁하지 않고

다 같이 눈의 궁전을 향해 가기로 해요.

욕심 많은 바질 백작은 뒤따라오는 쉔의 일행들을 향해 로켓포를 쐈지만

결국 백작이 '줄어드는 눈'을 맞고

장난감처럼 작아졌어요.

이렇게 통쾌할 수가 완전 사이다네요.

 

 



마침내 쉔을 포함한 참가자들은 눈의 궁전에 도착했는데요.

과연 1등은 누구?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누가 1등으로 도착했냐는 눈 신령님의 물음에

여기 온 사람이 모두 1등일 수도, 아니면 모두 1등이 아닐 수도 있다고 말하네요.

그럼 아무도 소원을 이룰 수 없는 거야?

작은 아이는 몹시 아쉬운 듯 이야기를 하더군요.

정말 그럴까요?


눈 신령님과 한자리에 앉아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앞으로의 계획을 이야기하는 장면은 참 보기 좋았어요.


그 누구도 더 이상 경쟁자가 아니거든요.


 


할아버지의 병을 낫게 해달라는 시카의 소원은 이룰수 없지만....

할아버지를 아끼고 사랑하는 시카는

할아버지의 소원을 눈 신령님께 말씀드리죠.

눈 신령님을 꼭 한번 뵈고 싶다는 할아버지에게

눈 신령님이 방문하는데요.

이렇게 감동일 수가....


 


또한 시카의 엄마는 쉔더러 함께 지내자고 하네요.

물론 퍼그 66마리와 함께 말이죠.

순간 쉔은 그동안 자신이 진심으로 바라던 것이 무엇인지 확실히 깨달았어요.

쉔이 바란 것은 화려한 배가 아니었어요.

낡았지만 눈으로 뒤덮인 이 아늑한 우체국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싶었던 거죠.


눈 신령님은 썰매를 타고 북극으로 가시고,

진짜 겨울이 끝나가고 평범한 겨울이 시작되었네요.

시카는 아쉬움에 슬픈 표정이지만

쉔은 슬프지 않았어요.

이미 모든 것을 봤으니까요.

거대한 크라켄, 예티, 50가지 마법의 눈....

심지어 세상 꼭대기까지 가서 눈 신령님을 만나고

새로운 가족이 생겼으니 말이죠.

쉔은 이곳에 있는 모든 언덕, 숲, 피오르를 눈에 담으며

살다가 진짜 겨울이 다시 오면 그때 또 눈 신령님을

만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품었답니다.


다시 그날이 올 때까지... ... .

그날이 올 때까지.... ...

얼마나 멋진 인생이 쉔을 기다리고 있을까!


책의 마지막 장에서 깊은 여운이 느껴지네요.


현실과 가상 세계를 탁월한 문학성으로 표현한 익사이팅북스

생활.팬터지 동화


탐욕스러운 어른들까지 감동시키는 순수하고 정직한 아이들의 마음

정직, 배려, 협동의 가치를 담은 따뜻한 겨울 동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족'의 의미

이 책은 가족이란 거창한 게 아니라 나를 계속 나아가게 하는 힘,

끝까지 포기할 수 없는 단 하나의 소중한 가치라는 교훈을 일깨워 줘요.

나아가 '나에게 가족이란 어떤 존재인가','나는 가족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고 대화해 볼 수 있는 좋은 계기를 만들어 주지요.

갖가지 인간 군상을 드러내는 생동감 있는 캐릭터

부끄러운 어른들의 거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작품 <66마리 퍼그와 북극 탐험대>

썰매 경주에 참가한 참가자들을 살펴보면 현대 사회의 갖가지 인간 군상이 잘 드러나죠.

위기에 처하자 가족처럼 지낸 선원과 강아지들을 버리고 떠난 제깅스 선장,

내면의 힘보다 과학의 힘을 맹신하는 섀클턴 교수,

이기기 위해서라면 어떤 반칙도 서슴지 않는 바질 백작,

나쁜 짓인 줄 알면서도 상사의 말이라 따를 수밖에 없는 사이드플레이트 집사 등

우리 주변에서 꼭 한 명씩 있기 마련인 캐릭터들을 입체감 있게 그려

어른과 아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읽는 재미까지 살려 냈어요.

이 통통 튀는 등장인물들은 순수하고 배려심 깊은 주인공,

쉔과 시카와 대비되어 경쟁 중심주의와 이기주의에 물든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네요.



엄마도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좋은 책인듯해요.

66마리 퍼그의 이야기는 우리 아이들이 꼿꼿한 마음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갈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줄 거라 믿으며

적극 추천합니다.

추운 겨울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줄 인성동화 강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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