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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대로 하세요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정유선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2년 5월
평점 :

뜻대로 하세요 - As you like it
p.105
온 세상이 하나의 무대고, 모든 남녀가 한낱 배우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들은 제각기 등장했다가 퇴장하지요. 사람은 사는 동안 다양한 역할을 맡는데, 그 연극은 7막으로 이루어졌습니다.
p.138
시간은 저마다 다른 속도로 흘러갑니다. 내가 알려드리겠소. 왜 시간이 어떤 이에게는 느긋하게 걸어가고, 또 어떤 이에게는 빠르게 총총 걸어가는지. 어떤 이에게는 전속력으로 달려가고, 또 어떤 이에게는 제자리걸음인지 말이오.
그 유명한 셰익스피어의 작품이다. '뜻대로 하세요'는 5대 희극 중 하나라고 하지만 난 처음 듣고 본 작품이었다. 그리고 극본으로 된 책을 처음 읽어 보았는데, 처음엔 등장인물들의 생김새와 말투를 나의 상상 속에서 달리해 가며 읽어간다고 꽤나 힘들었다. 하지만 레인보우 퍼블릭 북스에서 현 상황에 맞게끔 번역을 해 주었기에 정말이지 술술~ 읽어 나갔다. 등장인물들의 대화가 좌우로 나누어져 있어서 가독성도 꽤 좋았다. 다만 조금 아쉬운 점은, 고전이기에 고전의 맛?을 좀 기대했는데 표지가 너무나 현대판이어서 매칭이 되지 않았던 점.. 차라리 그림이었다면 조금 나았으려나?
책의 내용은 '뜻대로 하세요'의 주인공인 로잘린느가 첫눈에 사랑에 빠져버린 올란도에게 우연한 기회로 남장으로 변장하여 그가 자신을 얼마나 좋아하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그 대화들로 인해 본인도 올란도에게 속수무책으로 빠져드는 그러한 내용. 거기다 주인공의 주변 인물들 또한 각자 사랑에 빠져드는 과정들을 보여주는데, '사랑'의 종착지는 '결혼'으로 끝이 난다.
네 커플이 동시에 결혼을 하는 장면은 정말이지 실소를 자아냈고, 그 하이라이트인 결혼식 장면에서 주변 인물들에게 얽혀있던 모든 문제들이 눈 녹듯 사라져 버리는 장면도... 이렇게 초고속으로 끝내버린 해피엔딩의 결론이 조금 아쉽긴 했지만, 연극 장면으로 떠올려보면 여기저기서 펑펑 터지는 불꽃같은 장면들로 환희와 기쁨의 순간들이지 않았을까?
셰익스피어는 이 작품에서 주인공인 '여성'에 꽤 큰 비중을 주었다. 거의 450년 전에 쓰였을 이 작품의 시대상에서 여성이 로잘린느처럼 거침없이, 무려 상대방(남자)에게 자신의 의견을, 주도적으로, 대화를 이끌어 나갈 수 있었던 시대였을까? 실제 시대상과 작품의 간극을 메우기 위한 장치로 로잘린느에게 남장을 한 것이라 생각되었다. 남성 위주 사회라서 로잘린느가 남장을 한 채로 올란도에게 접근한 거구나! 로잘린느는 충분히 남장을 벗어나 원래 본인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음이 분명했으니.
한 마디 -, 이렇게 유쾌하게 끝나는 게 희극이라면 난 애써 희극을 찾아 읽겠어.
두 마디 -, 내가 사는 동안 맡을 다양한 역할과 7막으로 이루어진 인생을 기록해 볼까!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