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글자도서] 진화론은 가상소설이다
김학충 지음 / 한국학술정보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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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얼탱이가 없네 ㅋㅋㅋㅋ 추천사를 단 것들은
교수 자격이 있는지도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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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죽음 - 살아가면서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것에 대하여
장 아메리 지음, 김희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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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시대 독립운동가가 일본 경찰에 추적당하다 권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런 경우 우리는 순국선열의 ‘자결’이라고 한다. 한 사업가가 수억대의 빚을 지고 신용불량자가 된 자신을 비관하여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런 경우 우리는 신용불량자의 ‘자살’이라고 한다. 이 두 사례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이라는 점에서 같으나 각각의 사례를 표현하는 단어마저 이처럼 다르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에 대해 남은 사람들은 왜 그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지 생각한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은 ‘자연스럽지 못한 죽음’이기에 그럴 만한 원인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회는 개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된 원인을 추적하고 그 원인에 대해 각자 평가를 내린다. 그래서 독립운동가처럼 그 죽음을 통해 더 높은 사회적인 가치를 추구함이 인정된다면 우리는 ‘자결했다’고 말하며 숭고한 죽음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신용불량자의 사례처럼 본인의 사정으로, 본인의 잘못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우 우리는 그 죽음에 대한 언급을 꺼리며 ‘자살했다’고 말한다. 모든 인간의 생명은 평등하다 하나 그 생명의 끝인 죽음이 평등하지 않은 것이 사회의 현실이다. 


<자유죽음>의 저자 장 아메리는 이러한 사회의 시선과 자살을 다루는 사회의 방식에 대해 단호히 저항한다. 그는 기존의 사회학과 심리학이 자살을 다루는 방식이 잘못되었다고 한다. 사람이 이미 죽은 후 나중에 그의 과거를 추적하여 원인을 파악하고 분류하는 방식으로는 그가 왜 죽음을 선택했는지 결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바로 ‘뛰어내리기 직전의 사람’이다. 뛰어내리기 직전의 사람은 죽음을 망설이던 과거의 그 자신과는 다른 사람이기 때문이다. 


뛰어내리기 직전까지 그는 고뇌할 것이다. 정말 죽음을 선택해야 하는지? 무엇이 그를 그런 상황으로 몰고 갔을까? 그 ‘무엇’을 지칭하는 용어가 이 책에서 자주 등장하는 ‘에셰크’이다. 뛰어내리기 직전의 사람은 ‘에셰크' 당해 인생에서 외통수에 몰린 사람으로 그 외통수를 견디면서도 살아갈지 아니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여 인간의 존엄성을 지킬지 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여 존엄성을 지킨다는 것은 자기자신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으로 그 자체로 모순적인 성격이 있다.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자기자신을 부정하는 죽음의 방식을 선택하는 그러한 모순. ‘자유죽음’을 선택한 사람들은 이 모순을 뛰어넘어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하는 결단과 용기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뛰어내리기 직전의 사람’에 주목하지 않는 기존의 자살에 대한 연구에 대해 강하게 비판한다. 사회학이나 심리학과 같은 학문 분야에서 당시까지 이루어진 자살에 대한 연구에 대한 비판은 책 전반에 걸쳐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아니, 비판이 아닌 분노라고 해야할까. 저자는 ‘자살을 바라보는 사회의 폭압적인 적대감’과 ‘모든 자살 연구는 사회라는 이름으로만 이야기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사회든 종교든 인간에게 자신의 소유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결정할 자유는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 분노한다. 


결국 이 책은 자유에 관한 논의로 흐른다. 후반부로 갈수록 저자의 초점은 ‘죽음'보다는 ‘자유’로 향한다. 모든 자유는 기존의 자기자신으로부터 벗어날 때 얻어질 수 있다. 자유는 ‘무엇으로부터의 자유’와 ‘무엇을 향한 자유'로 구분이 된다. ‘자유죽음’을 선택하는 사람은 ‘에셰크로부터의 자유'와 '자기자신을 향한 자유'를 추구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비록 자기자신을 향한 자유가 자기파괴로 이어지는 모순이 있으나 이러한 모순을 저자는 외면하지 않고 깊게 파고든다. 그는 ‘무엇에서 벗어날 자유를 약속해주는 자유죽음은, 논리학이 요구하는대로 무엇으로 나아갈 자유는 주지 못할지라도, 인간성과 존엄성의 단순한 긍정 그 이상의 것으로 자연의 맹목적인 지배에 맞선다’ 고 말한다. 결국 저자가 ‘자살’을 ‘자유죽음’이라고 부르자고 제안한 것은 자살을 죽음의 방식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자유를 추구하는 하나의 방식으로 보자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이 책이 자살에 관한 책이 아닌 자유에 관한 책이라고 볼 수 있는 이유이다. 


<자유죽음>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다. 어떤 답을 제시하기 보다는 수많은 질문을 독자들에게 제시하며 저자가 겪었던 고뇌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듯한 책이다. 고뇌의 원천은 저자가 유대인으로서 아우슈비츠에서 겪었던 끔찍한 고난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치열한 고뇌와 스스로에게 던지는 듯한 질문들로 가득한 책이나 솔직히 논리가 탄탄하게 전개되어 사람을 설득시키는 부류의 책은 아니었다. 다만에셰크 당한 인간이 자기 자신의 인간성과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선택한자유죽음’, 그러한 죽음을 선택할 자유에 대해 주목하지 않은 기존 자살학 연구에 대한 비판과 분노, 그리고자유죽음 지니고 있는 근본적인 모순에 대한 끝없는 고뇌, 가지 주제가 전반에 걸쳐 드러남을 기억하면서 읽다보면 어느새 저자와 함께자유죽음 대해 고뇌하는 자신을 발견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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