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아키오에게 등을 돌린 채 화분 앞에서 부스럭거리고 있다가 이윽고 일어서서 아키오 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 손에는 더러워진 장갑이 끼워져 있었다. 그것을 보자마자 아키오는 온몸이 얼어붙는 듯한 한기를 느꼈다. 어젯밤에 그가 사용했던 바로 그 장갑이었다.
가가는 다시 한번 안내도에 시선을 떨구었다. 그리고 처음 방에 들어왔을 때처럼 팔짱을 끼더니 작지만 또렷한 목소리로 말했다“딱 한 가지, 간단한 추리가 있어.”와코는 가가의 눈을 들여다보았다.“백로장에 사는 사람이 범인이라면 문제가 풀린다는 얘기를 하려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