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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 요시키 형사 시리즈
시마다 소지 지음, 한희선 엮음 / 시공사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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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다 소지의 소설을 무척 좋아하지만 미타라이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별로 호감을  가지지 못하는 터라 ‘이방의 기사’ 역자후기에서 언급되었던 요시키 형사 시리즈를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많은 인기를 얻고 영상화도 되었다는 단편적인 정보밖에는 없었지만요.
그리고 드디어 출간된 ‘기발한 발상,하늘을 움직이다’는 본격과 사회파 미스터리의 결합이라는 홍보문구를 안고 있었습니다. 소비세 12엔 때문에 가게의 여주인을 살해한 것으로 생각되는 노인의 이야기에서 어떻게 그렇게 거창한 문구가 나올 수 있을까 궁금해 하면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야기는 노인의 과거와 얽혀 있는 것으로 생각되는 기상천외한 과거의 사건을 요시키 형사가 파헤쳐가는 과정으로 진행됩니다. 기괴해 보이는 사건에서 논리적인 결과를 도출해 내는 것이 시마다 소지라고 생각하는지라 음 재미있는 본격인데 하면서 정신 없이 읽어 나갔습니다. 하지만 사회파가 끼여들 여지는 없어 보이는데 하는 생각으로 말이죠. 그리고 후반부에 다다르며 밝혀지는 진상은…

이미 읽으신 분들의 서평이 이제 이해가 되네요. 이런 내용일지는 정말 전혀 상상하지 못 했습니다. 감동과 함께 부끄러움이 밀려 들었습니다. 더 이상은 스포일러가 될까봐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꼭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취향을 떠나 읽으신 분이라면 비슷한 마음을 가지게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왜 이제야 이 작품이 소개되었는지 모르겠네요. 저는 이 작품이 지금까지 소개된 시마다 소지의 작품들 중에서 가장 좋았고 시마다 소지에 대한 호감도 훨씬 높아졌습니다. 재미만을 기대하고 시작했지만 그 이상을 얻을 수 있는 독서, 오랜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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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엄지손가락 지문
리처드 오스틴 프리먼 지음, 원은주 옮김 / 시공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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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수사의 원조라는 손다이크 박사의 ‘붉은 엄지손가락 지문’을 읽었습니다.
고전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이 작품은 복잡하게 비비 꼬는 현대의 작품들에 비해 훨씬
스트레이트한 구성을 보여줍니다.
금고에 보관해둔 다이아몬드가 사라지고 용의자가 될 만한 사람은 넓게 보아 3명, 그 중에
한 명의 지문이 금고 안에서 발견되어 체포되게 되는데 용의자의 의뢰를 받은
손다이크 박사가 의뢰인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나섭니다.
이 과정에서 손다이크 박사를 위협하는 인물도 나오고 화자인 손다이크 박사의 친구의
연애담도 나오지만, 역시 핵심은 다른 지문분석가들이 용의자의 것이라고 확신하는
‘붉은 엄지손가락 지문’의 정체에 대해 밝혀내는 방식입니다.
철저히 과학적 사실에 근거한 증거 격파의 기술은 현대 시점에서 보면 단순해 보일 수도
있지만 통쾌하며, 지문분석가들을 꼼짝 못 하게 하는 법정 장면은 무릎을 치게 만드는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역시 CSI의 원조라고 말할 만하다는 생각입니다.
저는 무척 재미있게 읽었습니다만 복잡한 구성의 현대물에 익숙한 분들에게는 다소 싱겁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은 듭니다.
하지만 단순한 재미 외에도 곳곳에 인간에 대한 통찰이 담긴 문장들이 숨겨져 있어, 이미
100년이 지난 작품이지만 걸작이라고 불리는 데에는 이유가 있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마지막으로 현대 시대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고 느낀, 가장 마음에 드는 문장들을
적어 보고자 합니다.
‘또한 사람들이 운 좋은 추측을 견고한 추론보다 더 신뢰할 때가 많다는 것도 알았겠지?’
(p149)
‘추론을 하는 데 필요한 것은 건설적인 상상력과 엄격한 정확성이네.’(p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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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관의 살인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권일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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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정말 많은 사람들이 복간되기를 기다려온 책, 신본격의 대표주자로 불리우는 아야츠지 유키토의

'미로관의 살인'을 읽었습니다.

400페이지가 조금 안 되는 책이지만 한번 읽기 시작하자 정신없이 읽어내려갈 수 밖에 없어

그 자리에서 완독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역시 아야츠지 유키토의 책은 가독성이라는 면에서 독자를 빨아들이는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노작가의 환갑을 기념하여 그가 은거하고 있는 미로관으로 초대된 제자들과 관련자들,

노작가의 기상천외한 제안, 그리고 필연적으로 그렇게 되어버리고 마는 클로즈드 서클,

이어지는 연쇄살인, 진상에 접근해가는 명탐정, 곳곳에 숨겨져있는 트릭과 복선, 뜻밖의 반전까지.

이렇게 써놓고 보니 본격이라면 생각나는 요소들이 모두 어우러져 있네요.

그러면서도 어떤 한 요소가 튀지 않고 잘 조화되어 결론으로 이끌어가는 힘이 느껴지는 수작이었습니다.

십각관의 살인,시계관의 살인과는 또 다른 맛으로 괜히 신본격의 대표주자가 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번 읽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천천히 음미해보니 곳곳에 작가가 숨겨놓은 복선들이 눈에 띄어

숨겨놓은 장난감을 찾은 아이처럼 기분이 유쾌해지더군요.

역시 뭐니뭐니해도 본격이 최고라는 행복감에 젖었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굉장히 깔끔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개인적으로는 머리를 팽팽 돌려놓는

복잡한 구성을 좋아해서 좀 더 복잡했으면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 정도랄까요.

아야츠지 유키토의 문장이 문제라는 글을 어디에선가 읽은 적이 있어서 문장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읽어봤지만, 제가 개인적으로 수식이 많지 않은, 담백한 문장을 좋아해서 그런지 문제가 있다고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어쩌면 번역가 분들이 원래의 일본어 문장보다 더 유려하게 번역하셔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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