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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리노의 말
벨라 타르 감독, 야노스 데르지 외 출연 / 미디어허브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사실 내러티브 자체만 놓고보면 별거없이 지극히 단순하고 간단한 작품이다 하지만 이 토리노의 말은 오프닝에서 먼저 관객의 귀부터 압도한다 시작부터 말이 달리는 장면을 상당한 롱테이크를 역동적으로 보여주며 무겁고 암울하고 스릴있는 음악과 함께 우리의 눈과귀를 지속적으로 자극시킨다 순간 그 분위기에 세뇌를 당하는 기분이다..
서서히 죽어가는 말 그리고 그에 따라 갈수록 줄어드는 부녀의 일용할 양식과 함께 2시간 이상을 묵묵히 지켜보며 이들의 운명은 어찌될지 그 결말이 과연 궁금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마침내 확인한 마지막 순간은 둔중한 해머로 내 뒷통수를 한방 얻어맞은 느낌이랄까 그야말로 묵직한 한방이었다 역시 이래서 벨라타르구나 하고 감탄을 금치 못할 것이다 그렇다 토리노의 말은 그리 간단한 작품이 아니다 시종일관 그대로 전해져오는 감독의 진중한 마음자세와도 같은 무겁게 짓누르는 그 분위기의 압박감과 마지막의 결정적인 카운터펀치 한방은 그야말로 압도적인 것이었다 그분이 작품활동을 중단한 지금부터 앞으로 내 생애 이같은 압도적인 걸작을 다시 만나볼지가 의문스럽다..
중간에 촛불을 끄고 잠을 청하는 씬이 있다 여기서 벨라타르는 흑백화면도 모자라 아예 칠흑같은 어둠으로 만들어버리고 이를 한동안 유지시키는데 이는 감독의 페르소나인 주인공 마부로의 감정이입의 극대화한 표현이라 할수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그저 들리기만 하는 바람소리 여기서 관객이 무슨 생각을 하길 바랬을까 그저 눈에 보이는 것만이 다는 아니다... 촛불은 다시 켜지지만 이 어둠을 밝히는 유일한 촛불처럼 유일한 희망인 말이 죽어가듯 이들 부녀와 말에게 다가오는 어둡고 불길한 예감의 복선은 아니었을지 생각해본듯 한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아 촛불이 아니라 등불이었나 타르코프스키 향수가 촛불이었지 묘하게도 비교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