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과 열심 - 나를 지키는 글쓰기
김신회 지음 / 민음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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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두 부류의 사람이 있다. 학창 시절을 떠올리면서 다시 한번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 반대로 절대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 나는 후자다. 학창시절만 생각하면 한숨부터 난다. 더는 학교를 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만으로도 삶의 질이 대폭 상승했다. 학교생활을 시작함과 동시에 이 세상에는 계급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치게 된다. 계급의 제일 꼭대기부터 차례대로 공부 잘하는 아이, 외모가 출중한 아이, 운동을 잘하는 아이가 있다. 그리고 가장 아래에 나 같은 아이가 있다. 공부도 별로, 운동도 별로, 빛나는 외모를 가지지도 않았고 별다른 특기라곤 없는 아이가 있다. 학년과 학교가 바뀌어도 나는, 거기 있든 없든 티 안 나는 이른바 '무명씨'였다.

『심심과 열심』, 김신회, 민음사, 187쪽..10.


올 초부터 5월까지 첫 책 쓰기 마무리 작업을 할 때는 ‘또 책 쓸 일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무척 힘겨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책을 내고 몇 달이 지난 지금은 ‘다음번에는 무슨 책을 쓸까?’하는 생각을 한다. 글쓰기 책을 하나 썼으니, 책읽기에 관한 책을 하나 쓰고 싶기도 하고, 에세이집을 한 권 쓰고 싶기도 하다. 이제껏 내가 쓴 글 대부분이 에세이 형태를 띠고 있으니, 에세이 쓰기는 상대적으로 쉬울 것 같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에세이가 뭔지 정확히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에세이 쓰기에 관한 책을 몇 권 읽었다. 이 책은 그 책들 중 하나다. 책을 한 권 내고 나니 책을 내기 전과 다른 관점에서 책을 보게 된다. 표지 디자인도 보게 되고, 표지 카피도 살피게 된다. 종이는 어떤 종이를 썼는지, 인쇄는 몇 도로 했는지도 살피게 된다. 정성이 많이 들어 간 듯한 표지와 내지 디자인. 부럽다. 목차 디자인도 책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잘 어우러지는 듯.

이 책은 에세이스트로서 작가의 삶과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를 가벼운 ‘톤’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글 쓰며 사는 삶에 대한 에세이라고나 할까? 내용이 말랑말랑해서 일단 읽기가 좋다. 오래 글쓰기를 해 온 사람의 글이다 보니 글쓰기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도움이 될 만한 내용도 많다. 1주일에 걸쳐 읽었는데, 다 읽은 지금은 글 하나하나의 구성을 살피고 있다. 어떻게 시작해서 어떻게 마무리되는지.

‘나도 에세이를 한 번 써 볼까?’하는 고민을 하는 요즘, 작가와 나 사이에 공통점이 많다는 데 일단 희망을 발견하다. 나 또한 공부를 아주 잘 하지도, 운동을 아주 잘 하지도, 외모가 아주 출중하지도 않은 무명씨였다. 김신회 작가가 무척 내성적인 성격이라는데 나도 그렇다. 앞표지 날개에 실린 작가의 사진을 보니 왠지 친근감이 든다. 비슷한 점이 많으니, 나도 이런 에세이 하나 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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