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러블 사전 - 작가를 위한 플롯 설계 가이드 작가들을 위한 사전 시리즈
안젤라 애커만.베카 푸글리시 지음, 오수원 옮김 / 윌북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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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예전부터 내가 쓴 이야기는 밋밋한 느낌이 들었다. 사건을 많이 넣어도 그랬다.

그때마다 사건이 부족하다고 느낀 나는 계속해서 사건을 추가했고, 그 결과 내 글은 '밋밋한 사건이 많은 글'이 되었다.


트러블 사전의 저자 안젤라 베커만 & 베카 푸글리시는 그 이유가 사건에 갈등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야기 속에 갈등이 없다면 이야기의 플롯은 허공을 맴돌게 된다는 것이다.




서문에서는 위와 같이 갈등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이야기 속에 갈등을 넣고 그 갈등을 키우는 방법에 무엇이 있는지, 그리고 갈등을 넣을 때 주의해야 할 것 등을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영화나 소설을 통해 알려준다.


나는 그 중에서도 '관계상의 갈등 - 서둘러 해결하지 말 것' 파트가 제일 인상깊었다. 내가 글을 쓸 때마다 '밋밋한 사건이 많은 글'이 되어버리는 이유를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나는 이야기에 사건을 많이 넣으면서도, 그 사건을 1~2화만에 해결해버리고는 했다. 악역이 주인공의 목표를 방해하려 훼방을 놓아도, 금새 주변인들의 도움을 얻거나 주인공 스스로 그 사건을 해결해버렸다. 그래서 이야기에 몰입도, 긴장도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심지어는 의도했던 분량을 뽑는 일에도 실패했다.


저자는 그 이유가 인간은 누구나 갈등을 불편하게 여기고, 갈등을 마주하게 될 때면 그것을 얼른 해결해버리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버리려 노력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은 해결방법을 알려줬다.


1. 갈등은 해결하지 않은 채로 그냥 둔다 : 캐릭터들이 오해를 하거나 감정적으로 대립하게 되더라도 그것을 금방 해결하지 않고 그대로 둬야 한다. 그렇게 상황을 악화시킴으로써 더 어려운 대립을 하나 더 만들어내고 새로운 갈등을 해결해야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2. 일시적인 갈등 해결 : 주인공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두되, '일부'만 해결하도록 하는 것이다. 중간중간에 유머 요소를 넣고, 거짓말로 상황을 모면하거나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면서 그 갈등 자체는 일시적으로 회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 외에도 갈등 요소에 관한 흔한 난제, 악당과 강력하게 충돌하는 법 등을 서문에서 소개하고 있다. 사실 처음 이 책을 펼쳤을 때는 서문이 너무 길어서 지루하게 느껴졌는데, 전부 다 읽은 뒤에는 작법에 관한 핵심 부분은 서문에 다 모여 있다고 생각될 정도로 좋은 내용이 많다고 느껴졌다.


서문을 다 읽고나면 본격적으로 갈등을 응용할 수 있는 트러블 '사전' 파트가 나온다.



사전 파트에서는 위 사진처럼 이야기에 응용할 수 있는 갈등을 상황별로 115개 나열한 다음, 


1. 그 갈등의 사례

2. 사소한 문제

3. 초래할 수 있는 심각한 결과

4. 생길 수 있는 감정

5. 생길 수 있는 내적 갈등

6.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 부정적인 특성

7. 기본 욕구에 미치는 영향

8. 대처에 도움이 되는 긍정적인 특성

9. 긍정적인 결과


이렇게 9가지 소스를 정리해주고 있다. 꼭 글을 쓸 때뿐만 아니라, 심심할 때 사전을 뒤적이는 느낌으로 책을 읽어봐도 굉장히 큰 도움이 된다. 



전작인 딜레마 사전, 트라우마 사전 때도 생각했지만, 작가를 꿈꾸고 있다면 이 사전 시리즈는 꼭 구비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다양한 사전 시리즈가 계속해서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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