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단짝 친구 비룡소의 그림동화 218
스티븐 켈로그 글.그림, 이경혜 옮김 / 비룡소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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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켈로그 지음 / 비룡소

 

캐시와 루이즈는 단짝 친구입니다.

학교에서도, 놀때도 둘은 언제나 함께였어요. 둘이 함께 있으면 아무것도 무서울 것도 없지요.

말을 좋아하는 캐시와 루이즈는 상상속의 말 '황금바람'을 타며 노는 것을 좋아했어요.

그런데 여름방학이 되자 루이즈는 삼촌을 따라 캠핑을 떠나게 되었어요.

친구가 떠나자 캐시는 동네가 외로운 사막같았어요.

루이즈가 너무 보고 싶어 루이즈를 빼오는 모습을 상상하곤 하던 캐시는 루이즈의 편지를 받게 됩니다.

루이즈가 새로운 친구들도 잔뜩 사귀고 멋진 여름을 보내고 있다는 내용에

배신감을 느낀 캐시는 슬픔과 분노로 가득찼어요.

그러던 중 캐시의 이웃집에 조드할아버지가 이사를 왔어요.

조드할아버지에겐 곧 새끼를 낳을 개 사라가 있었는데 처음으로 태어날 얼룩강아지를 캐시에게 주기로 약속했지요.

일주일이 지나 루이즈는 캐시에게 선물을 건네며 너무너무 보고 싶었다고 말해요.

마음이 풀린 캐시는 루이즈에게 새 친구인 사라를 소개시켜주며 금세 모두 친구가 되었지요.

사라가 새끼를 낳는 날, 처음으로 태어난 강아지는 루이즈의 차지가 되었고, 캐시는 얼룩강아지가 태어나길 기다렸지만

기다리던 얼룩강아지는 태어나지 않았어요.

혼자서 캠핑을 즐기고 온 루이즈가 한마리밖에 없는 강아지마저 차지하게 되자 캐시는 울컥했지만

루이즈는 강아지의 이름을 '황금바람'이라고 짓고 우리 둘의 강아지라며 캐시를 위로합니다.

캐시는 루이즈처럼 특별한 친구가 있어서 행복합니다.

내년 여름 루이즈는 또 캠핑을 떠나겠지만, 이제는 황금바람이 있으니 외롭지 않을거에요.

 

올해 큰 딸아이를 초등학교에 입학시키면서 제일 걱정한 것이 친구문제였어요.

친구를 잘 사귈수 있을지, 우리 아이 또한 다른 아이들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줄지 이런저런 걱정이 많았습니다.

입학 전에 읽힌 책이 슈퍼걸스 시리즈의 <나랑만 친구해>였는데

실제로 딸아이에게도 그런 일이 일어나버렸어요.

 

한 친구가 우리 아이에게 "난 네가 제일 좋아, 네가 **이랑 놀지 않았으면 좋겠어"하는 바람에 딸아이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지요. 하지만 <나랑만 친구해>가 그렇듯 딸아이의 고민도 자연스레 해결되었지만

감수성이 풍부한 여자아이들의 친구문제는 성장통처럼 늘 따라다니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그러던 중 만나게 된 스티븐 켈로그의 <우리는 단짝 친구>!

어쩌면 이렇게 아이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잘 표현했을까 감탄하며 보았습니다.

그림 또한 전체적으로 색감이 화려하고 따뜻해서

아주 먼 훗날 나이가 들어 유년시절을 떠올렸을 때 이런 빛깔로 기억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캐시와 루이즈의 상상속 모험 모습은 꿈많고 호기심 많은 소녀들의 세계를 들여다보기에 충분합니다.

 

전면책꽂이에 꽂힌 이 책을 처음 발견한 아이가 빨려들어가듯 이 책을 보더군요.

워낙에 친구를 좋아해서 친구랑 몇시간을 놀고도 헤어질땐 아쉬워하며 때로는 울기도 해

엄마의 핀잔을 듣곤 하는 아이,

며칠전에 친구 여럿과 놀이터에서 놀다가도 "**이가 ##랑만 놀아"하며 왈칵 울어버리기도 했었어요.

아무리 좋아하는 친구라도 순간순간 서운한 마음이 드는건 어쩔 수 없는것이겠지요.

 

캐시는 캠핑이 즐겁다는 루이즈의 편지를 받고 나서

루이즈가 있는 솔방울 봉우리가 산산조각 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얼룩강아지가 생기면 루이즈가  손도 못대게 퉁명스럽게 대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통쾌해 하기도 하지요.

캐시의 속상한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그런 생각은 나쁘다고 생각하는 아이에게

엄마라도 화가 많이 났을거라고 캐시의 편에서 이야기해주었어요.

 

오랜시간이 흘러 지금은 둥글둥글한 아줌마가 되었어도

학창시절 친구문제로 지독하게 고민하던 기억은 생생합니다.

그래서인지 힘든 마음을 잘 보듬으며 갈등을 이겨내는 캐시가 참 대견하고 사랑스럽습니다.

아이 친구들이 놀러오면 이 책을 같이 읽혀야겠어요.

이 아이들도 요술모자 만들어 나누어 쓰고 우정서약서라도 만드는 건 아닌지

책속 캐시와 루이즈 모습 위로 내 아이와 친구들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아 웃음이 납니다.

 

아이가 자라며 친구앓이를 호되게 치를때

캐시처럼 지혜롭게 잘 극복해서 진정한 성장을 이루어내길 바랄뿐입니다.

 

단짝친구 : 서로 뜻이 맞거나 손이 맞아 노상 함께 어울리는 동무
살면서 단짝친구가 있다는 것은
속이 든든해지고 삶이 한결 따사로워지는 것임은 분명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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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는 잠이 안 와요 난 책읽기가 좋아
수지 모건스턴 지음, 세브린 코르디에 그림, 이세진 옮김 / 비룡소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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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잠 잘 시간, 자고 싶지 않은 엠마와 재우려는 엄마아빠와의 실랑이가 한창입니다.
엠마는 이를 닦은 후에 책을 읽어 달라고 조르고 뽀뽀도 해달래요.
엄마아빠가 짜증낼 정도록 "또" "또"를 반복하지요.
잠자리에 누웠다가도 쉬가 마렵다는 핑계로 또 일어나고
엄마아빠가 무얼 하는지 엿보다 들켜 또 혼납니다.
이리 뒤척, 저리 뒤척해도 잠이 오지 않은 엠마는 살그머니 나와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 엄마아빠 몰래 숨어서 텔레비전을 보다가 스르르 잠이 듭니다.
엄마아빠는 엠마를 침대에 눕히고 이불을 덮어주었어요.
다음 날 아침, 학교에 갈 시간이라 깨우는 엄마에게 엠마는 "더 잘래요."하지요^^


책도 읽어주고 뽀뽀도 해주고
엠마를 재우려고 부단히 노력하던 엄마아빠의 짜증난 표정에 웃음이 절로 납니다.

3월에 초등학생, 유치원생이 된 우리집 남매는 거짓말처럼 잠자리 습관이 좋아졌어요.
불과 두세달 전에 다섯살 둘째 재우기는 정말 전쟁이었거든요.
낮에는 책읽자고 해도 싫다던 녀석이 잠잘 시간만 되면 글밥많은 시리즈책을 쌓아놓고 읽어달라고 하고
배가 고프다고도 하고...
그러다보면 열한시를 훌쩍 넘기곤 했어요.
불끄는 걸 싫어해서 잠이 들고 난 후에야 불을 꺼야 했지요.

그런데 어느날부터 정말 갑자기 아이가 달라졌어요.
먼저 졸립다고 누워서는 불을 꺼달라고 말하고는 이내 스르르르 잠이 듭니다.
아침에 깨우지 않아도 스스로 일어나는 건 물론이지요.

근 1년간의 아이 재우기 스트레스에서 벗어나서인지
'엠마는 잠이 안와요'를 보는 마음이 조금은 여유롭기까지 합니다.^^
엄마아빠의 부단한 노력과 지쳐가는 표정에 공감의 웃음이 나면서말이에요.

저는 이렇게 인물들의 표정과 행동 중심으로 책을 보는데
아이들은 역시 배경과 작은 장난감 그림 하나 놓치지 않고 보더군요.
자지 않겠다고 입술을 앙 문 엠마 주위로
쿨쿨 자고 있는 인형들의 모습을 아이들은 재미있어 했어요.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고 공감했던 부분은 
"잠은 자기 싫지만 꿈 꾸는 건 좋아요."라는 엠마의 말이었지요.

어떤 꿈을 꾸고 싶으냐는 물음에
다섯살 작은 녀석은 "파워레인저로 변신하는 꿈"이라 했고,
초1 딸아이는 "유치원 선생님을 다시 만나는 꿈"이라고 하고는
입가에 미소를 지은 채 잠이 들었어요.

<엠마는 잠이 안 와요>는 난 책읽기가 좋아 1단계 서른다섯번째 책입니다.
내 사랑 생쥐,
꼬마 돼지,
이런 동생은 싫어!
너, 정말 이러기야?
큰 아이가 도서관에서 재미있게 보더 책인데 이제 보니 엠마와 같은 시리즈네요.
이야기가 간결하면서도 재미있어서 서진이도 읽어달라곤 하는데
한글을 떼기 시작한 아이들에게 스스로 읽히게 하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우선 아이가 목록을 보고 읽고 싶다고 찜해둔 책은
<엠마의 비밀 일기>와 <엠마의 발레 수업>입니다.^^

부산스레 놀다가도 어느새 조용히 책을 읽고 있는 아이에게
난 책읽기가 좋아 2단계도 접해줘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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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공주답게 먹을 거야 비룡소의 그림동화 220
크리스틴 나우만 빌맹 글, 마리안느 바르실롱 그림, 이경혜 옮김 / 비룡소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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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틴 나우만 빌맹 글 / 마리안느 바르실롱 그림 / 비룡소

엘리에트는 채소, 고기, 치즈 등 몸에 좋은 음식은 먹지 않겠다고 거부합니다.
머릿속엔 온통 사탕, 초콜릿 생각뿐이지요.
엄마아빠는 엘리에트가 한 숟가락이라도 먹어주길 애걸복걸하지만 소용없지요.
화가 난 아빠가 "차라리 돼지에게 진주를 주는게 낫겠다"합니다.
돼지는 뭐든지 먹기 때문에 튼튼하다는 말에 엘리에트는 자기가 기르고 있는 기니피그가 생각났어요.
엘리에트는 기니피그도 골고루 먹으면 돼지처럼 크고 멋져질거라며 기니피그 음식 먹이기 프로젝트를 시작하지요.
하지만 기니피그는 그라탱도, 생선도 좋아하지 않아요.
엘리에트는 기니피그 보란 듯 절대 먹지 않겠다던 그라탱도, 생선 조각도 한입씩 먹어 보입니다.
기니피그는 샐러드를 보고서야 맛있게 먹었어요.
편식하는 기니피그이지만 엘이에트는 포기하지 않아요.
"그럼 내일 다시 시작하자, 내일은 뭐든지 다 먹는거야."
어느새 엄마의 입장이 된 엘리에트의 말이 더 이어집니다.
"막대사탕이랑 초콜릿, 햄버는 안줄거야. 그건 돼지한테 안 좋거든."

아이스크림, 초콜릿, 막대사탕, 햄버거...
보기만 해도 달콤하고 배가 찰 듯한 음식들로 가득찬 표지 속 엘리에트의 모습이 낯설지가 않습니다.
처음에 제목만 보았을때는 식사예절에 관한 책인가 싶었어요.
공주답게 우아하게 먹는 모습은 어떤걸까 생각하며 읽었더니,
편식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네요,.

먹는 이야기라서 그런지 그림마저도 달콤해 보이고 사랑스럽습니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을법한 작은 부분까지도 배경이나 색감을 고민한 흔적이 보여요.


채소를 거부하는 장면에서는 푸른 색의 꽃 배경,
고기를 거부하는 장면에서는 불그스름한 배경이고
치즈가 고약하다고 하는 장면 속 배경은 구멍이 송송 뚫린 치즈가 연상됩니다.



달콤한 것들을 떠올리는 장면에서는 엘리에트의 표정이 황홀해보이며,
배경마저도 달콤한 핑크색이에요.

전체적인 색감이나 엘리에트의 표정으로 글이 더욱 실감나요.

편식하는 모습뿐 아니라
예의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태도에 정말 속이 부글거립니다.ㅎㅎ

음식이 조금만 뜨거워도 119부르라고 소리를 지르고,
엄마가 먹기 좋게 작게 잘라놓아도, 언제 집어 먹느냐고 성을 내지요.

상냥한 말로 엘리에트를 설득하던 엄마아빠의 얼굴이 일그러진 장면에서는 공감의 웃음이 절로 났습니다.
초식동물인 기니피그는 먹을리 없건만
솔선수범하기 위해서 그라탱, 생선, 치즈등을 먹는 엘리에트와 멀뚱히 바라보는 기니피그의 모습 역시 정말 재밌어요.

샐러드를 몽땅 먹어치운 기니피그를 집에 넣어주며
"그럼 내일 다시 시작하자."
"초콜릿, 사탕은 안돼."라고 말하는 마지막 장 엘리에트의 모습을 보며
엘리에트가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걸까 궁금해집니다.
내일은 엘리에트의 식습관이 조금은 좋아지지 않을까 기대도 생기면서요..

난 공주답게 먹을거야를 읽으면서 자연스레 떠오른 두 권의 책이 있어요.
<난 토마토 절대 안 먹어>와 지원이병관이 시리즈 중 <먹는 이야기>입니다.
그러고보니 우리 아이들은 위 두권의 책과
새롭게 만난 난 공주답게 먹을거야 모두 좋아합니다.
아이들에게도 먹을거리가 큰 관심사이기 때문인걸까요?

저역시도 엘리에트의 엄마아빠처럼 아이의 편식때문에 고민하고 스트레스를 받는편이라서
편식에 관한 자료를 찾아보았어요.

그 중 편식을 고치기 위한 방법을 적어보면 이렇습니다.
-동화책을 이용한 편식 고치기
식품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로 거부감 줄임
-캐릭터를 이용한 고치기
제 3자의 입장에서 자신의 문제를 보고 인형이 극복하는 것을 보면서 자신감 회복
-대화를 이용한 고치기
비교법이 아닌 긍정법인 화법

<난 공주답게 먹을거야>가 제격인 것 같지요?^^

저녁, 떡국을 먹던 여덟살 딸아이는 "엄마 뜨거 뜨거..119불러" 능청스럽게 말합니다.
엘리에트처럼요.
아이가 이 책을 재미로 보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싫어하는 감자를 잘 먹을 수 있는 계기가 되어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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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젤과 슐리마젤 - 행운의 요정과 불행의 요정 비룡소 세계의 옛이야기 29
아이작 바셰비스 싱어 지음, 이미영 옮김, 마고 제마크 그림 / 비룡소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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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작 바셰비스 싱어 글 / 마고 제마크 그림 / 비룡소

행운의 요정 마젤과 불행의 요정 슐리마젤은 마을에서 제일 가난한 청년 탬의 운명을 두고 내기를 합니다.
마젤이 1년이라는 시간 동안 탬을 행복하게 만들어 준 후, 슐리마젤이 그것을 망칠 수 있는지 하는 것입니다.
단 사고가 나게 하거나, 병으로 죽게 한다거나 하는 등의 케케묵은 방법은 안된다는 조건이 붙었지요.
눈에 보이지는 않았지만 마젤은 탬의 곁에서 지혜와 용기를 줍니다.
우연찮게 왕의 마차 바퀴를 고쳐주게 된 탬은 궁으로 들어가게 되고 좋은 재주들로 신임을 얻어
하나밖에 없는 네시카 공주의 관심과 사랑까지 받게 되지요.
탬을 신임하지만 공주와 결혼시킬 수 없는 왕은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임무를 맡기지만 그것마저도 잘 수행을 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왕은 희귀한 병에 걸렸고 탬은 유일한 치료약인 암사자의 젖을 구하러 떠납니다.
마젤이 늘 지켜주는 탬은 사자의 젖을 구해 돌아와 왕의 앞에 무릎을 꿇고 말합니다.
"폐하, 개의 젖을 가지고 왔습니다."
탬이 왕 앞에 선 순간 마젤이 약속한 시간 1년이 지나자 슐리마젤이 모든 것을 망가뜨린 것입니다.
왕의 분노를 사 교수형에 처하게 된 탬은 마지막 순간 기회를 얻어 자기가 구해온 사자의젖을 먹어달라고 고합니다.
왕이 사자의 젖을 마지막 한방울까지 먹었을 때 왕은 빠른 속도로 회복이 되었고 탬과 네스카 공주는 결혼을 합니다.
이제 탬은 어쩌다 한번씩 말고는 마젤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았어요.
운이란 근면하고 성실하며 다른 사람을 돕는 사람들에게 따라온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지요.

아이들이라면 대부분 게임이나 내기를 좋아하지요?
그것도 판타지에서나 만날 수 있는 요정들의 내기라니 더욱 관심이 갈만합니다.
이 이야기는 동유럽에 흩어져 살고 있는 유대인들에게 전해져 내려오는 옛이야기라고 합니다.
우리의 옛이야기처럼 착한 사람이 복을 받아 행복한 결말을 짖는 뻔한 스토리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두 요정의 대결은 흥미진진하기만 합니다.

마젤은 왜 탬을 선택했을까요?
물론 탬이 제일 가난한 이유여서였습니다.
그리고 탬은 정말 운이 없는 사람이었어요.
아버지는 폐결핵으로, 어머니는 독사에게 물려 돌아가셨지요.
물려받은 조그만 땅에는 바위투성이고 메뚜기 떼의 습격을 받아 씨앗 한톨도 없었지요.
하지만 이런 보잘 것 없는 탬에게도 행복할 수 있는  권리는 있어요.
마젤은 그것을 잊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마젤은 탬을 떠나지만 우리는 탬이 앞으로도 행복할 거라고 짐작할 수 있어요.
탬은 진실되고 성실한 사람이니까요.

술에 잔뜩 취한 슐리마젤의 고백이 참 재밌습니다.
슐리마젤의 부모임은 슐리마젤이 천사가 되기를 바랬지만 부모님이 억지로 공부시키는 것이 싫었대요.
그래서 부모님 속을 썩이려고 꼬마 도깨비 무리에 들어가 일부러 못된 짓을 했지요.
불행의 우두머리라는 자리까지 오는데 꾸준한 노력을 해왔던거에요.
사람이 살면서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지요.
하지만 그 가치를 어디에 어디에 두느냐 하는 극단적인 예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또한 아이들의 청개구리 본능에 대해서도 잘 이해하고 대처해야겠다는 생각도 아울러 하게 됩니다.^^

또한 탬을 위기에 처하게 한건 단 한마디의 말이었습니다.
(슐리마젤의 짓이었지만)사자의 젖을 개의 젖이라 말한 그것이지요.
펜은 칼보다 강하고 혀는 펜보다 강하다는 옛말이 있는 것처럼
생사마저도 가를 수 있는 말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새겨야겠습니다.

 
....
첫페이지에는 마젤과 슐리마젤의 겉모습을 묘사하는 부분이 있어요.
어진에게 책을 보여주기 전에 독전활동을 해보기로 했어요.
엄마의 설명을 듣고 마젤과 슐리마젤의 모습을 상상하며 그리는거에요.

 

 

 

 


마젤은 젊고 날씬하고 키가 컸어요.
뺨에는 분홍빛이 돌고 머리카락은 금빛 모래처럼 빛났지요.
초록색 웃옷에 빨간색 승마용 바지를 입고 깃털 달린 모자를 쓰고 있었어요.
기다란 부츠에는 은으로 만든 바가가 달려있었지요.

어진이는 엄마가 들려주는대로 그리면서 말합니다.
어? 왜 요정이 바지를 입었지?
남자처럼 생겨서 예쁘지가 않아.

실은 저도 첨엔 어진이처럼
이 요정들이 당연히? 여자일거라 생각했었어요.^^;

 

 


슐리마젤은 유난히 얼굴이 창백한 노인이었지요.
눈썹엔 털이 수북했고, 두 눈은 아주 사나웠어요.
끝이 구부러진 코는 술을 너무 많이 마신 탓에 붉게 물들어 있었지요.
수염은 거미줄 같은 회색빛이었고요.
기다란 검은 코트를 아무렇게나 걸치고 머리엔 끝이 뾰족한 모자를 눌러 썼어요.

 

 


마젤과 슐리마젤의 모습은 이랬습니다.
어진이의 그림과 닮았나요?^^

아이들에게 너희들이 요정이 될 수 있다면 마젤과 슐리마젤 중 누가 되고 싶은지 물었어요.
아이들은 역시 마젤이 되고 싶다고 했겠지요?
마젤이 된 나의 모습을 그려보기로 했어요.

 

 

 

 


하늘색과 분홍새으로 그린 것이 날개래요.
행운의 요정 서진은 어떤 행운을 주고 싶은지 물었어요.

엄마는 예뻐지게 하고 슈퍼에 빨리 갈 수 있게 해줄거야.
아빠는 힘이 세져서 나를 더 높이 번쩍할 수 잇게 해줄거야.

슈퍼에 빨리 갈 수 있고, 힘이 세지는 행운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일까요???ㅎㅎ

 

 

 

 


전쟁중이었던? 어진이와 서진이는 서로에게 행운을 주지 않겠다고 했어요!^^


 

 


마지막 장, 힘찬 발걸음을 하는 마젤의 뒷모습이 보입니다.
마젤이여~이젠 내게로 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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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가 된 게으름뱅이 비룡소 전래동화 19
김기택 글, 장경혜 그림 / 비룡소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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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이 굵고 인물묘사가 독특한 앞표지 그림이 눈에 익어 보니
역시 장경혜님의 그림이었습니다.
최근에 '둥근해가 떴습니다(장경혜지음)을 인상깊게 읽었던터였지요.
그림을 먼저 쭈욱 훑어보니 전통적이고 해학적인 글에
그림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가 된 게으름뱅이는 이미 널리 알려진 이야기어서
어떻게 구성되었을까가 궁금했어요.

전래동화는 특히 듣는 사람은 물론 들려주는 사람도 즐거워야 하는데
이 책은 직접 말하는 듯한 문체여서,
아이들에게 읽어줄 때도 흥이 납니다.

게으름뱅이 일과를 설명하는 첫 장부터
밥 먹고 똥싸기, 방안에서 뒹굴기, 방귀 뀌기,
코 후비기, 코골면서 낮잠자기 등
아이들의 까르르~웃음을 만들어낼만한 문장이 참 재미있습니다.

'할 일없이 굴러다니는 팔다리좀 빌려줘요'
'내 팔다리도 노느라고 바쁘다'
'밥은 꿈속에서나 먹어요'
'똥구멍에서 불이 나다'
등의 문장에서도 아이와 그 속에 담긴 뜻을 헤아려보는 재미도 좋았구요.

게으름뱅이가 내 남편이라면...
상상만으로도 치가 떨릴 일입니다.^^
하지만 이 책 속에 나오는 게으름뱅이의 아내는
묵묵히 참고 기다리는 우리들의 옛어머니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남편이 나간 빈 집을 보고 놀라는 모습,
집에서 울고 있는 모습,
장에서 남편의 사진을 들고 다니며 찾는 모습,
체념하며 걷는 모습,
남편이 없어도 남편의 밥공기를 차려놓은 모습 등은
큰 지면을 차지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 속에 담긴 깊은 마음을 읽어내기에 충분합니다.

그림구성에서 좀 아쉽게 느껴진 부분이 있다면
소가 된 게으름뱅이가 무를 먹는 장면이에요.
이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무척 중요한 장면인데
잠을 자고 있는 농부의 모습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비해
무를 먹는 소의 모습은 덜 부각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게으름뱅이가 울면서 집으로 돌아가는 그림에서는
콜라주기법으로 여러 곡식들을 담아놓은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이제 게으름뱅이는 더 이상은 게으름뱅이가 아니라
그림 속 팥,보리, 수수 등을 심고 기르고 추수하는 성실한 농부로 살아가겠지요~

 

 


마지막 그림엔 눈물을 머금은 게으름뱅이와 해 그림만이 배경없이 그려져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매일 매일 뜨던 해였지만
이제는 게으름뱅이에게 새 다짐과 희망을 이야기할 것 같습니다.

 

 


달력이 담겨 있던 봉투로 소가면을 만들어 보았어요.
로울러로 색칠을 한다음, 마른 후에 그림을 그렸어요.
눈에 구멍을 내어 써 본 어진이,

소탈을 써서 소가 된 게으름뱅이처럼 어진이도 정말로 소가 된다면 어떨까 물으니 너무 무서울 것 같답니다.
그러면 어떤 동물탈을 쓰고 싶은지 물어보니
어진이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곰가면을 쓸거야.
곰은 소처럼 일도 안하고 맛있는 꿀을 많이 먹을 수 있으니까.
그리고 겨울엔 겨울잠을 자니까 참 편할거야"

역시 아이다운 생각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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