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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밤
한느 오스타빅 지음, 함연진 옮김 / 열아홉 / 2019년 5월
평점 :

노르웨이 작가의 책을 처음 읽어 보았습니다. 길지 않은 책이었지만 작가의 세계는 영화같이 아름답고 또 밤의 오로라처럼 오묘했습니다.
욘이 친구 집에 놀러가 내일 받을 기차세트에 대해서 한참 기대에 부푼모습은 가슴을 아프게 했고, 엄마 비베케가 하루 동안 떠나는 밤의 일탈은 불빛처럼 아름다웠습니다..
놀이공원에서 일하는 남자와 처음만나 사랑에 빠지기는 쉽지 않지요. 좀처럼 틈을 주지 않는 남자가 야속하기도 했습니다. 나를 위한 선물로도, 옆사람에게 선물할 선물로도 딱인.. 여러모로 만족할 만한 책이었어요. 잠시나마 먼 곳의 초록빛 오로라 마을에 다녀온 기분이 들었답니다. 좋아하는 음악과 함께 하고 싶은 책이에요.. 여러 번 곱씹고 싶은 간결한 밤의 문장들은 시 같았어요.. 한 번 읽었는데도 애정을 느낍니다.
그들은 커브를 돌아 불이 환하게 켜진 도로 한가운데로 나와 다시 마을로 향하는 옆길로 들어섰다. 오른쪽에 빨간색, 노란색, 초록색, 파란색, 보라색, 주황색 등 화환 같은 전구들이 축 늘어진 활 모양을 하고 하늘의 어둠을 배경 삼아 선명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녀가 어릴 때 가지고 놀던 구슬 목걸이 같았다. 그러자 갑자기 구슬이 떠올라 그것들이 잘 있는지 알아보려고 호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구슬은 더 이상 차갑지 않았다. 그녀는 그중 하나를 꺼내 그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조수석 뒤 조그만 틈으로 슬쩍 밀어 넣었다. 그가 알아채지 못하더라도 이제 그녀의 작은 일부가 그와 함께할 것이다. 그가 언젠가 구슬을 찾는다면 나를 기억해 주겠지. -<아들의 밤>, 2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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