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 10권 세트
장정일 지음 / 김영사 / 2004년 11월
평점 :
품절


이번 겨울에는 삼국지를 읽어보리라 계획을 세우고 검색해 본 결과, 삼국지를 다시 쓴 작가별로 세 가지 버전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문열, 황석영, 그리고 장정일 버전. 과연 이중에서 무엇을 골라 읽어야 할지 즐거운 고민에 빠져들었다.  나는 먼저 읽어본 사람들의 독서평을 훑고 각 출판사들이 내세운 광고 카피에 대해 세심히 관찰하는 수고를 더하여, 결국은 장정일 삼국지를 선택했다. 그를 택한 것은, 다른 작가들과는 달리 장정일은 삼국지를 집필하는 5년 동안 다른 글은 전혀 발표하지 않고 오직 한 작품에만 매달려 온 만큼 충실도나 완벽함에 있어 더 나으리라 기대했기 때문이다. 10권 세트가 집에 배달되어 오던 날, 그날부터 나는 밤을 새워야 했다.  1권 "황건기의"에서 시작해 나는 어제 저녁 5권 "적벽대전"까지 독파했다.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마 다음 권의 목차를 훑으며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삼국지를 읽어나가는 동안 자정을 훨씬 넘기는 시각 눈꺼풀이 저절로 내려앉는 피로함 속에서도 나의 정신은 더욱 맑아지고 나의 마음은 광대한 삼국지 역사의 무대 속에서 불을 밝히는 것이 아닌가.

올겨울 삼국지 읽기는, 눈앞에 일들로 급급해왔던 나 자신, 단순하고 표피적인 인과에 매몰돼왔던 나의 일상들을 반성하게 하는 시각을 선사해주고 있다. 이처럼 한달음에 삼국지를 읽게 하고 그 의미를 현실적으로 느끼게 해줄 삼국지를 추천해달라고 한다면, 주저없이 당연히 "장정일 삼국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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