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가 사랑한 백 -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석정혜가 엄선한 최고의 가방들
석정혜 지음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1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여자는 누구나 아름다움을 사랑하고 살아가면서 단 한순간이라도 패션과 필연적 사랑에 빠진다.
된장녀라서 그렇다고 비난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여성 자체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본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는 옷을 보석을 소소한 악세사리를 신발을 패션아이템으로 사랑하고 결혼한 엄마들은 주방용품들과 사랑에 빠지곤 한다.
이 책을 쓴 저자인 석정혜씨는 그중 가방과 사랑에 빠진 여자의 이야기다.
디자이너가 사랑한 백이란 제목의 책의 표면은 가죽같은 질감을 나타낸 디자인이 예뻐보인다.
일단 이뻐서 좋다. 
 첫장에서는 유복했던 가정과 패션리더셨던 어머니와의 가방과 패션에서 이어지는 어린시절이 소소한 일상처럼 나와있다.
대학시절 어머니가 준 샤넬255백 이야기라던지 한때 히피문화에 쏙 빠져서 인디언 스타일의 백을 가지고 다녔던 이야기
그리고 모노키노 로고 숄더백까지... 어머니와 어린시절 그리고 백에 대한 기억이라고 할까..
디자이너가 되고 작은 기업에서 한섬이라는 대기업의 사원이 되서 한달 월급을 가볍게 능가하며
가방을 사들이는 그녀의 이야기는 너무 어이가 없기도 하다. 진정한 홀릭이다.

 두번째 장부터는 프라다,에르메스 펜디 페라가모등등...
저자의 가방홀릭의 산 역사가 줄줄이 나온다. 가방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저자의 홀릭을 따라가다보면
브렌드의 소소한 숨은 역사와 디자인이 어떻게 나왔는지 어떤 계기로 세상에 나와
누구의 특별한 사랑을 받아 그 자리에 올랐는지 등등 소소한 이야기꺼리가 상당히 흥미로울 것 같다.
다만 브렌드를 모르는 분들을 위해 사진이 좀 더 들어갔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은 아쉬움이 있다.
여자에게 백이란? 장에서 소개된 보테가 베네타 호보백 이야기가 갠적으로 좋았다.
백은 누군가에게 힘을 줄 수도 있는 요물이란 생각이 들어서다.
고야드 쇼퍼백 이야기도 상당히 갠적으로 재미있었는데 그 백을 사실 좋아하지 않아서다.
시장바구니같이 생긴걸 그리 비싸게 주다니. 라고 생각했었는데...사실 실용적이지 않은 백은
아마 여자들 농에 산같이 쌓여있다가 가끔 외출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드니 저자의 생각이 바뀌는 계기가 흥미로웠다.

장 사이 사이 저자가 여러질문을 던지면 화답하는 형식이 들어가있다.

마지막 장에 이르려 빚잔치끝에 쿠론을 만들게 된 이야기가 나온다.
처음은 남은 가죽원단이 아까워서 자신만의 잇백을 만들었고 그게 입소문과 실재 주문으로 이어졌다
싸이월드에 올려진 가방을 보고 주문한 사람들에게 팔기시작했다고..오더메이더니 소비자들로써는 아주 만족스러웠을 것 같다.
물론 디자이너 입장에서도 자유롭게 원단을 맘껏 썼으니 작업 자체가 아주 즐거웠을 것 같다.
쿠론의 재키백은 이름은 몰라도 아마 다들 한번쯤은 봤을 것이다.
고현정의 드라마에 나온 백이 쿠론의 엘로이백이였다는 건 책을 보고나서야 알았다.
상당히 고급스럽고 주인공과 너무 잘 어울려 기억에 남아있었다. 
스스로 무언가에 빠지면 두가지 일을 못한다는 저자라 한가지 일에 푹 빠지고 계속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생각한다.

전체적으로 뛰어난 글솜씨가 있는 글이 아니라 디자이너가 사랑한 백이란 제목에 딱 안성맞춤인
소소하고 개인적이지만 가방에 관해서는 상당히 충실하게 소개된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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