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의 여왕 -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단 하나의 공간
최일옥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부엌이라는 공간은 친정엄마에게서 느꼈던 가족의 건강과 사랑을 챙겨 주는 값진 곳이었다. 성인이 된 지금에도 기억나는 것이 있다면 어릴 적 학교에서 돌아왔는데 엄마가 손수 만들어 주신 건포도가 알알이 박힌 백설기 떡이었다. 떡을 좋아하는 나를 위해 직접 만들어 주셨던 그 떡을 20년이 지금 지금에도 생생히 기억에 남는다. 부엌이란 또 엄마의 손맛이란 내게 잊혀지지 않는 영원한 추억이 되었다. 그리고 내가 아이들의 엄마가 되면 나 또한 나의 아이들에게 똑같은 마음으로 음식을 통해 아이들의 건강과 사랑을 책임질 행복의 순간을 꿈꾸었지만 부엌이라는 공간이 아직은 내게 낯설고 가까이 하기에 거리감이 느껴지는 건 사실이다.

 

이 책의 저자 최일옥 선생님은 서울대 미학과를 졸업하여 꾸준한 창작활동으로 여러 권의 창작집이 있으시며 이 번 책 [부엌의 여왕]에서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최고의 공간은 바로 부엌이며 그곳에서 가족의 건강과 사랑을 전하고 가족들에게 단순히 끼니를 때우기 위해 식사를 해결해 주는 공간이 아닌 부엌에서 만큼은 여왕이 되어 자유를 꿈꾸는 공간이라고 말씀하신다. 사실 아직까지도 내겐 부엌이라는 공간이 점점 다가가기 싫은 곳이다. 매일 끼니 때 마다 가족들의 식사메뉴를 고민해야 하고 인스턴트나 패스트문화에 길들여진 아이들 세대에서 나 또한 그 입맛을 따라가고 있는 것 같다.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 고아낸 곰국 보다는 주문만 하면 바로 나오는 단시간 음식 문화에 빠져 어떤 핑계로 외식을 주도해 볼까 궁리를 하게 되는 내 삶과는 정 반대인 최일옥 선생님의 부엌예찬은 나 또한 솔깃하게 만드셨다. 단순히 음식에 대한 레시피를 전하고 부엌이라는 공간에서 후다닥 만들어낸 요리가 아닌 왜 요리를 정성들여 만들고 그 안에서 어떤 즐거움을 찾았는지 저자의 인생 노하우가  더욱 마음에 와 닿았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할머니라 칭할 어르이심에 부엌을 향한 열정과 사랑만큼은 여느 십 대 못지 않은 파워가 느껴졌다. 오늘 점심은 무얼 먹을까 고민하기 보다는 냉장고에 어떤 식자재가 있는지부터 점검하라는 저자의 노하우 팁은 내 머릿속에 각인 시키게 되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은 우리 천왕이다. 그는 어머니의 손으로 만든 음식을 먹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무슨 일이든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즐길 줄 아는 여유가 필요하다. 아직까지 내게 부엌에서 갖는 요리의 대한 열정이 부족했는지 즐길 줄 아는 참 묘미를 깨닫지 못했던 것 같다. '요리에 자신감'을 가지고 시작하라는 말처럼 나 또한 도전해 보고 싶다.. 책 중간에 보면 요리 레시피가 담겨 있다. 언뜻 보면 요리책 같기도 하고 자세히 보면 저자의 인생담과 부엌을 아끼고 사랑하는 저자의 부엌예찬이 담긴 에세이에 가깝게 느껴진다. '여자'인 것이 자랑스러워지는 그 날까지 나 또한 부엌을 사랑하는 열정을  품어보고 싶다. 그리고 많은 엄마들이 최일옥 선생님이 전하는 부엌에서 느끼는 평온과 자유...엄마의 사랑을 함께 느껴 보시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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