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성술 살인사건
시마다 소지 지음, 한희선 옮김 / 검은숲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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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점성술 살인사건

시마다 소지

한희선 옮김

검은숲

 

 

 

 

 

 

점성술 살인사건은 일본의 본격파 추리소설 작가인 시마다 소지가 1980년 출간한 작품입니다. 본격 추리소설이란 일본의 추리소설을 대표하는 장르로, 사건이 있고, 범인이 있으며, 범인에 의한 트릭이 있고, 이를 명탐정 캐릭터가 등장해 해결하는 구조를 가진 소설을 말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나무위키 등을 찾아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점성술 살인사건이 시마다 소지의 데뷔작이자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데 1980년 작품이지만 지금까지도 다수의 매체와 추리 매니아 에게 일본 미스터리의 역사를 바꾼 걸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최근 시마다 소지가 직접 완성도를 높여서 개정판을 내놓았습니다.

이 책을 처음 읽는 사람들이 부러울 뿐이다.”라는 문구가 흥미로워서 선택한 책입니다.

 

 

 

 

 

 

도입부 줄거리(얼마간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점성술사를 하며 간혹 탐정 일을 하는 미타라이와 그의 조수 겸 친구이자 미스터리 중독자인 이시오카에게 한 여성이 찾아와 우메자와가 점성술 살인사건과 관련한 아버지의 수기를 보여주며 사건을 의뢰한다.

점성술 살인사건이란 40년 전 어느 화가가 자신의 작업실에서 완벽한 밀실인 채로 살해되고, 이후 6명의 딸이 잔혹하게 살해되어 일본 전역에서 발견되었던 연쇄 살인사건이자 현재까지 미제로 남은 사건이다. 워낙 유명한 사건으로 많은 수사진이 동원되었고 세간의 관심도가 높아 미스터리 매니아들에게 지금까지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점성술이란 이름이 붙은 이유는 밀실에서 살해당한 화가의 책상에 있던 다소 충격적인 수기 때문이다. 수기에 적힌 화가의 이런저런 이야기들과 함께 별자리가 모두 다른 여섯 딸의 몸 일부로 아조트라는 것을 만든다는 내용 때문이다. 마치 연금술사처럼. 아니 화가는 자신을 연금술 같은 하찮은 존재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완벽한 인체를 구현할 것이라고 말한다.

서양의 점성술에서 각각 별자리가 의미하는 금속으로 딸들을 살해한 후 각각 별자리가 해당하는 신체 부위를 절단하여 이를 조립하여 완벽한 신체를 만든다는 엽기적인 내용이었다. 수기에는 여섯 딸의 별자리가 각각 다른 것이 자신에게 행운이자 운명이라는 것이었다. 자신의 몸속에 악마가 깃들여 있다고도 한다.

 

 

 

 

 

 

1년여를 거쳐 여섯 딸은 일본 각지의 발견되었는데, 각 딸의 별자리가 의미하는 금속의 광산에서 발견되었다. ‘아조트는 발견되지 않았다. 의문점은 여섯 명을 묻어 놓은 깊이가 달랐다는 것이다. 미스터리한 점은 화가의 사망이 먼저이고 얼마 뒤 여섯 딸이 살해되었다는 것이다. 더 혼란스러운 점은 경찰에서 모든 주변 인물들을 조사하였으나 알리바이나 동기에서 범인을 특정할 수 없었다. 사건을 다룬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매니아들은 다양한 논리로 범인을 추리하거나 화가가 만들었다는 아조트를 찾아 일본 각지를 찾아 나서기도 하였다. 그렇게 40년이 흘렀다.

사건 40년 뒤 미타라이와 이시오카에게 찾아온 한 여성은 사건의뢰를 하며 아버지의 수기를 보여주었다. 당시 경찰관이자 점성술 살인사건을 간접적으로 겪으면서 적어 놓은 수기로 세상에 알려지지 않는 내용이었다. 역시 충격적인 내용이고 사건의 진상에 한발 다가갈 수 있는 단서이기도 했다.

한발 다가서며 한 개의 매듭은 풀겠지만, 얽힌 매듭 전체가 풀리는 것은 아니다. 어쨌든. ‘우메자와가 점성술 살인사건은 그렇게 점성술사이자 탐정 그리고 미스터리 매니아인 이들 두 사람 손에 놓였다.

 

 

 

 

 

 

개인적인 후기

 

일단 1980년 작품이고 최근에 사마다 소지 작가가 직접 개정한 것이라 지금 읽어도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아마도 개정판이 아니더라도 오래된 작품이라는 거리감 없이 읽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작품의 시점은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추리소설 즐기시는 분들이라면 아마도 읽어 본 분들이 많을 건데, 본격 추리소설을 접해보고 싶거나 범인을 찾는 재미를 느껴보고 싶은 분들에게 좋은 책입니다.

목차의 짜임새와 구성부터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밀실에서 사망한 화가의 수기, 40년 뒤 추리를 하는 두 인물, 또 다른 수기의 등장, 두 인물이 아조트를 찾아 나서고, 갑자기 작가가 나타나 독자에게 도전장을 내밉니다. 지금까지 모든 완벽한 단서를 주었다고 말하며 범인과 방법을 추리해 보라고 말합니다. 두 인물이 또 얼마간의 진척을 보일 때쯤 독자에게 두 번째 도전장을 내밉니다. 결정적인 단서와 함께 제발 추리를 풀어달라고 말합니다.

 

 

 

 

 

 

처음 등장하는 수기를 읽으면 점성술과 연금술이라는 오컬트의 기초적인 소재로 인해 소름이 돋고 공포감을 조성합니다. 앞부분의 수기와 이어지는 미스터리적인 사건으로 인해 책을 읽는 내내 얼마간의 무서움으로 책을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사건을 추리하는 두 인물의 등장으로 현실감을 주면서 소설은 묘한 균형을 맞추며 흘러갑니다.

작가의 독자에 대한 도전은 흥미로웠습니다. 첫 번째 도전에서는 도저히 몰라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포기하고 그냥 읽었으나, 두 번째의 도전에서는 책을 덥고 몇 시간 동안 정리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도전 전의 노골적인 단서를 바탕으로 척척 모든 게 들어맞는 희열을 조금 맛보기도 했습니다. 이래서 본격이나 신본격 추리소설에 빠지는구나 생각들었습니다. 사마다 소지 작가의 다른 작품에 또 손이 가겠구나 싶기도 합니다.

신본격 추리소설의 대가 사마다 소지의 [점성술 살인사건]으로 추리에 조금 더 눈을 뜸과 동시에 더 깊은 늡에 빠져들 것 같은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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