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니주의보
정지아 지음 / 창비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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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아 작가의 찌니주의보를 읽으며 처음에는 제목부터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찌니주의보라는 말에서 무언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소설은 평균 연령 70대에 이르는 조용한 시골 마을에 30대 여성 커플인 찌니들이 들어오면서 시작된다. 서로 너무나 다른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부딪히면서 여러 가지 일이 벌어진다. 그런데 책을 읽어갈수록 이 소설이 단순히 한 커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자신과 다른 사람을 만나면 먼저 낯설어하고, 때로는 자신이 가진 기준으로 상대방을 판단한다. 나이가 다르거나 살아온 환경이 다르거나 생각이 다르면 더욱 그렇다. 소설 속 마을 사람들의 모습은 어쩌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인지도 모른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작가가 이런 문제를 무겁고 딱딱한 방식으로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정지아 작가는 특유의 유머와 입담을 통해 웃음을 만들어내면서도 그 속에 사람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담아낸다. 웃다가도 어느 순간 등장인물들의 마음을 생각하게 되고, ‘나 역시 누군가를 나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판단하고 있지는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작품에서 찌니들은 마을에 갑자기 나타난 낯선 사람들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마을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서로에게 영향을 준다. 처음에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던 사람들이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이 재미있으면서도 따뜻하게 다가왔다.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며 공동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다.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 사는 것이 공동체라면 갈등이 생길 이유도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의 공동체는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곳이다. 나이도, 생각도, 살아온 과정도 다른 사람들이 부딪히면서 조금씩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 자체가 공동체의 모습일 것이다. “찌니주의보가 좋았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소설은 다름을 거창한 구호로 설명하지 않는다.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과 웃음, 갈등과 화해를 통해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그래서 책을 덮고 난 뒤에도 등장인물들의 모습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결국 사람을 이어주는 것은 서로 똑같아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함께 살아가려는 마음이 아닐까 싶다. “찌니주의보는 조금은 시끄럽고 유쾌한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벽을 허물고 함께 살아가는 것에 대한 따뜻한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책을 읽고 나니 나와 다른 사람을 나는 얼마나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남았다. 아마 이 질문이 이 소설을 읽은 뒤 내가 가장 오래 생각하게 될 부분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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