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이 꾸는 꿈 - 씨앗이 숲으로 자라기까지, 초등 자연 2-1 교과서 수록 도서
황율 지음 / 파란의자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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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릴 때까지만 해도 집 앞에 모래놀이터가 있었고, 두꺼비집을 만들고 노래를 부르며 놀곤 했다.

요즘은 아이들 안전을 생각해서 푹신한 우레탄바닥이 깔린 놀이터가 즐비해졌다.

오히려 부모님들이 흙의 촉감을 알려주기 위해서 돈을 들여 흙을 만지러 센터에 방문하기도 한다. 심리상담센터에 가면 모래 치료실이 있다. 모래나 흙을 만지고, 물을 부어 진흙도 만들어보고 흙 위에 여러 피규어들을 세워 나만의 공간을 만들어보기도 하는 그런 곳이다. 모래를 만지면 그 촉감에 소위 말하는 '힐링'이 된다고 한다.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알갱이, 물과 결합하면 찐득해져 진흙이 되는 것. 아이들은 공짜로 얻고 만질 수 있었던 흙을 이제는 돈을 주고 만지러 다닌다.

내가 들은 충격적인 말 중 하나는 아이가 흙을 보고 "더럽다"고 표현한 것이다. 흙을 만질 기회가 충분치 않아서 만지길 꺼려하던 아이였다.

자라면서 한번도 흙으로 공을 만들어보거나 엄마아빠놀이를 해보지 않은 아이였더랬다. 흙을 만지게 하기까지 굉장히 오랜 설득의 시간이 걸렸고, 결국 아이는 흙을 만져보고는 온 몸이 진흙투성이가 될때까지 놀이를 즐겼다.

어쩌면 우리는 자연의 일부이기에 흙과 친하게 지내왔었는데 이제는 아이들에게 흙, 자연을 '자연스럽게' 접하게 해주기가 참 어려워졌다. 흙 중에서도 흩뿌려지는 모래로 하는 놀이가 가장 재미있었는데 요즘은 치우기 어렵다는 이유로 뒷처리 하기 편리한 모래놀이도 나오곤 한다.

흙을 자연스럽게 접하기 어렵기에 아이들은 식물을 키우는 것도 낯설기만 하다.

식목일쯤 되면 학교에서 나눠주는 씨앗이 담긴 화분 하나 집에 들고가서는 숙제한다고 제대로 못살피는 아이들도 많다.

그러나 흙이 포근히 품어내는 씨앗이 얼마나 큰 성장을 이루는지 그 과정을 관찰해보는 기회가 있다면,

거리의 가로수, 산의 무수한 나무들이 새로운 시각으로 보일 것이다.

나는 희망한다.

아이들이 가장 자연스럽게 흙을 만지고 친해질 수 있기를.

어릴적 내가 학교 하교후에 항상 놀이터에서 모래범벅이 될때까지 신이 나게 놀았던 그 때처럼

아이들도 흙을 직접 만지고 일구어보며 자연과 친해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담백한 표지의 흙이 꾸는 꿈.

서평을 시작해보자 -

조그마한 흙은

거대한 꿈을 품고 있다.

숲이 되려는 꿈.

나무가 풍성히 자라고 형형색색의 예쁜 꽃들이 만개하는

아름다운 숲이 되려는 꿈

흙이 숲이 되려는 과정은 쉽지 않다.

숲이 되어가는 과정도 살짝 보여준다.

조그마한 씨앗에서 거대한 나무가 되기 까지.

흙은 인내와 숙고의 시간을 거친다.

흙을 뭉쳐 만든 씨앗공에서는 새싹이 자라난다.

이 새싹도 그냥 자라는 것이 아니다.

물을 주고 관심을 주고 사랑을 주어야 자라난다.

흙이 키워낸 식물에서 어느덧 사람들은 채집을 하고

나무 주변에서 즐겁게 이야기를 나눈다.

흙은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걸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졌다.

흙이 잘 키워내주어서 고마운 것이다.

공개할까말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개인적으로 이 동화책에서 가장 아름다운 페이지라 생각이되서

소개한다.

황홀한 페이지가 아닐 수 없다.

그림, 글귀 모두 다 너무나 아름다운 장면이다.

씨앗에는 생명이, 꿈이 담겨져 있다.

그리고 이 씨앗을 움트게 만드는 건 흙이다.

이 책은 비단 흙 만 다루고 있지 않다.

나를 떠나 너, 우리라는 주제도 함께 다루고 있다.

아이들이 잊기 쉬운 흙, 자연과 더불어서

나만 알고 살지 말기를.

주변을 둘러보며 우리 함께 살아가자고

이야기해주는 책이다.

우리가 절대적으로 가르쳐줘야 하는 가치인

'자연''함께'

2가지를 동시에 다룬 아름다운 그림책이다.

책의 가장 마지막에는

씨앗공을 만드는 방법이 간결하고도 귀엽게 소개되어있다.

아이들과 책을 읽고

씨앗공을 직접 만들어보는 것도 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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