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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끝난 후 - 코소보를 둘러싼 나토의 발칸 전쟁이 남긴 것들
타리크 알리 외 지음, 국제연대정책정보센터 옮김 / 이후 / 2000년 10월
평점 :
이책은 일반적으로 알고 있던 알바니아, 코소보 사태에 대한 다른 면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극악한 세르비아인들에 의해 일방적으로 자행되는 인종청소와 이민족 탄압에 대항하여 성스러운 미국을 비롯한 나토국의 개입이 세르비아인들에게 온갖 핍박을 받던 이슬람계 민족들 또는 여타 알바니아와 코소보에 살고 있던 여타 민족들을 구하며, 세르비아의 독재자 밀로세비치를 제거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고 우리는 보통 알고 있다.
하지만 이책에 나오는 내용은 전혀 이야기가 달라진다.
첫째, 언론 보도에 있어서 부정확과 오보를 지적하고 있는데, 중립적인 시각을 갖고 상황을 판단하고 기사를 전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서방기자들은 시각이 세르비아는 일단 나쁘다라는 쪽으로 굳어져 있는데다, 지역적 상황에 어두워서 통역자도 제대로 구하지 못하여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이야기, 그리고 통역자의 부정확한 이야기등을 기사화 하여, 수천명, 수백명 학살 장소라는 곳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는 사후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둘째, 언론에서는 마치 서방의 성스러운 군대가 악을 물리치는 성전이라도 일으킨 것인냥 전쟁 자체에 임한 서방의 의지에 대해 추호의 의심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전쟁의 또는 공격의 사후에 일어났던 비극적 결과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거나, 아주 미미하게 다루고 있을 뿐이다. 미국과 나토의 군사정책, 또는 외교정책을 선전하는 스피커 역할만 할 뿐이었다.
셋째, 전쟁의 수단이 없어도 충분히 거둘 수 있었던 결과들 보다 더욱 참단한 결과를 낳았음에도 서방은 그것에 대한 제대로의 평가를 하지 않고 있다. 수십억달러에 이르는 전쟁비용과 전후 복구비용보다 오히려 적은 비용으로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을 서방은 오히려 전쟁을 일으켰던 것이다.
넷째, 군사적으로는 최첨단의 무기를 동원해서 공격을 했지만 파괴된 것은 세르비아군대가 아니고 민간인들의 집과 공공건물, 산업시설, 문화재 등이었다. 삶의 터전을 잃은 민간인들, 그리고 전투지역의 확산으로 인한 자연스런 인종청소가 서방의 공격하에 이루어졌던 것이다.
이외에도 여러가지 측면을, 또다른 이야기들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독자로서 이 책에는 다소의 불만이 또 있다.
우선 번역이 지나치게 난삽한 느낌이다. 물론 글을 쓴 사람들이 글 자체를 난삽하게 썼다면 어쩔 수 없지만 글 자체가 쉽게 쓰여지지는 않았다.
둘째, 전반적인 배경이나 상황등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이야기하거나 주장하는 것이 제대로 읽히지 않을 듯 하다. 지명, 사람이름, 생활, 문화, 지역적 상황, 정치적 상황등을 잘 모르는 사람이 이책을 본다면 무엇이 옳고 그르고를 떠나서 까막눈이 되기 쉽상일듯하다.
끝으로 코소보 사태나 알바니아, 또는 전반적인 유고 사태를 편향되지 않은 시각으로 제대로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책을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