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도시 꾸리찌바
박용남 지음 / 이후 / 200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동서고금을 통하여 많은 사람들은 유토피아를 꿈꾸었다. 어원을 따진다면 유토피아는 어디에도 없는 곳인데, 사람들은 이상향으로서의 유토피아를 줄기차게 추구하여왔던 것이다. 유토피아 또는 이상향에는 여러 가지의 종류가 있어왔다. 도시의 모습으로, 시골의 모습으로,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등 다양한 형상으로 나타났었다. 이런 유토피아의 여러 형태들 중에서 도시적인 형태로의 이상향으로는 대표적인 것이 바닷속에 가라앉은 아틀란티스 대륙 전설과 같은 것을 들 수 있다.

그러한 이상향들이 좀더 구체적인 형태로 사람들에게 나타나게 된 것은 산업혁명 이후의 일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것은 급격한 산업화로 인한 도시의 양적팽창과 이를 따르지 못하는 도시의 물리적, 비물리적 한계로 인해 발생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서 다수의 계획안과 구상 등이 등장한 것이다. 돈이 많으며 몽상적인 자본가, 사회학자, 건축가 등이 자기들 나름대로의 이상적인 도시형태, 정주형태 등을 글과 그림등으로 구체화하였으며, 20세기를 전후하여 소규모의 신도시와 계획도시 등이 건설되기 시작하였다. 또한 위에 언급한 내용들이 이론으로만 머물지 않고 기존의 대도시에서도 적용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들 계획이나 개념들은 인간을 위한다고는 하였으나, 일방적인 한 두 사람의 머릿속에서만 튀어나온 것이었다. 정작 사용하는 또는 이용하는 사람들의 생각이나 마음, 필요와는 별개의 마치 설계가나 계획가 개인의 작품과 같이 수십만 수백만이 사는 도시를 만들게 되었던 것이다. 또한 도시는 인간, 재화, 정보, 권력 등이 집중되는 곳으로 사람들이 도시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이들에 의한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받을 수 밖에 없는데, 여기에서 같은 도시민들이라 하여도 가진자와 힘이 있는 자 등이 계획에서 중심이 되고 반대인 사람들은 계획에서 소외를 받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 평범한 도시들에서 벌어지는 일상사이다.

그런데 여기 제삼세계 나라인 브라질의 한 지방도시 꾸리찌바에서 그러한 일반적인 일이 벌어지지 않고 있다. 완벽하지는 않으나 민의를 수렴하고 사회를 하나로 만들고 도시를 새롭게 가꾸고 살기좋고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정주환경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아니 만들고 있는 도시가 꾸리찌바인 것이다.

물론 후기에 보니, 문제점들이라 하여 몇 가지 언급한 얘기들을 보니 수긍이 가는 부분도 있고, 간사한 인간의 이기심을 엿 볼 수도 있었다. 그러한 문제점들은 구더기 무서워 장 못담근다는 속담의 구더기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꾸리찌바라는 도시를 살기좋은 도시로 만드는 과정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의 헌신적인 참여와 노력 등에 비하면 그리고 그들이 이루고 있는 성취에 비하면 그러한 것들은 아주 사소한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세계 최고의 교통사고 사망률과 지하철 건설로 인한 막대한 재정적자와 희뿌연 공기와 바이러스가 있는 이급수를 정수해서 먹는 대한민국의 도시는 언제쯤 바뀔런지 우리에게는 꾸리찌바가 이상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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