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오래 살지 못하는, 유한한 존재인*우리*가, 고통과 절망 속에서 살다 (결국) 죽겠지만, “우리가 우주라는 무한한 공간과 역사라는 무한한 시간을 상상할 수 있다면, 과거의 빛과 미래의 빛이 뒤섞인 밤하늘처럼 과거의 사람들과 미래의 사람들이 우리와 함께 있는 광경을 상상할 수 있다면,” (264)
"나는 자신의 감정을 진실하게 말하는 것은 상대방에게 바치는 최고의 찬사라고 확신합니다." (60쪽)
"이 채록물들은 교정만을 거쳤으며, 순서의 배치에 의도를 개입시키지 않았다. 여기 수록된 글은 많은 시민들이각자의 마음을 담아 표현한 목소리이니 순서와 무관하게읽어주시기 바란다. 결이 다른 의견들도 제각각 표출되어있으나, 이 모든 것이 강남역 10번 출구에 담겨 있었던 것들이다. 중복되는 글 또한 그만큼 절박하게 반복된 목소리라 판단해 거르지 않았다." (7쪽)
흰 집 건너 흰 집이 있어 살아가는 냄새를 희미하게 풍기고 있다. 거룩한 말은 이 종이에 어울리지 않아서 나자신도 읽지 못하도록 흘려서 쓴다. 하늘은 어둡고, 바닥은 무겁고, 나는 다시는 오지 않는 사람을 가지게 되었고,너는 말할 수 없는 말을 내뱉고 읽히지 않는 문장이 되었다. 낮잠에서 깨어나 문득 울음을 터뜨리는 유년의 얼굴로, 마음과 물질 사이에서 서성이는 눈빛으로, 인간 저 너머의 음역으로 움직이고 움직이면서.돌보는 말과 돌아보는 말 사이에서밀리는 마음과 밀어내는 마음 사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