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의 무한 여행
미셸 데옹 글, 에티엔 들레세르 그림, 김화영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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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의 끝은 어디일까, 죽은 뒤 우리는 어디로 갈 것인가, 우주밖에는 무엇인 있나?

저희 아이가 궁금해 하는 내용입니다. 간단한 질문이지만 대답해주기 참 어려워요. 저도 모르는 신비로운 세상 끝의 어떤 비밀같은 질문이라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낯설고 조금 두려운 물음이기도 하지요. 아픈 아이들은 밖에서 뛰어놀 수 있는 아이들보다 생각할 시간들이 더 많은가 봐요. 토마는 아파요. 열이나는 병을 가지고 있어요. 부모님들이 얼마나 걱정하실지 짐작만으로도 마음이 아프네요. 침대에 누워있는 시간이 많을 수밖에 없는 토마는 책도 많이 읽고 생각도 깊이 하는 것 같아요. 자신이 생각하는 무한이 무엇인지 늘 궁금해하지요. 그것을 대답해줄 수 있는 사람을 기다렸는지도 모르겠네요.

 

토마의 집에 살고 있는 유령 모리스는 특별한 존재입니다. 밥도 먹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않아요. 선명한 몸체를 갖고 있는 것도 아니구요. 질문을 받는 것도 싫어합니다. 토마는 냄새로 그의 존재를 알게 됩니다. 그에게 질문을 하고, 조금씩 가까워지는 듯합니다. 유령이지만 귀여운 면도 있어요. 자신이 싫어하는 질문을 받게 되면 살짝 삐지기도 하네요. 무한이 무엇이냐고 물으니 대답을 못해요. 유령에게도 죽음과 무한에 대한 문제는 어려운가 봅니다.

 

내용이 묵직한 그림책입니다. 글도 많고 그림도 심오해요. 하지만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토마가 진정으로 알고 싶어하는 것인 무엇인지 조금씩 알게 됩니다. 간병인 여자를 내쫓는 걸 보면 토마도 만만한 아이는 아니네요. 이중생활을 즐기는 아이! 부모님과 함께 사는 낮, 섬으로 떠나는 밤, 두 가지 생활을 오가면서 조금씩 무한에 가까워지려 합니다. 너무 안타까워요. 그림책을 한 장씩 넘기다보면 토마가 궁금해하는 무한이 무엇인지 어렵풋하게 알게 됩니다. 그래서 슬프구요. 모리스가 데려간 그곳, 그곳에서 만난 누군가가 토마를 무한으로 데려가줘요. 저희 아이는 도대체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고 여러번 읽어보았어요. 문체가 어렵지는 않지만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오가며 이루어지는 일들이라 약간 몽롱해지는 느낌도 들구요. 

 

아이에게 무한이 무엇일까 물어봤더니 죽음이라고 대답하네요. 정말 죽음이 끝일까요?

죽은 후에도 세상을 떠돌아다니는 존재가 있다면 죽음은 끝이 아닐 텐데요. 모리스와 같은 존재들, 토마가 섬에서 만난 어떤 것들...

우주밖으로 나가면 무엇이 존재할지 궁금합니다. 우주는 우리가 만들어놓은 공간인데 그곳을 벗어나면 어떤 세상이 존재하고 있을지..

진지한 마음을 갖고 아이와 읽어보면서 죽음과 무한에 대한 여행을 토마와 함께 떠나볼 수 있어요. 토마가 간 곳은 어딜지, 죽음인지 아니면 무한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새로운 공간인지, 마음껏 상상해 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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