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과 씨앗 국민서관 그림동화 106
에릭 매던 지음, 폴 헤스 그림, 서남희 옮김 / 국민서관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솔직하고 깨끗한 사람은 첫인상은 어떻게 보일지 몰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그 사람의 진가가 나타나기 마련이지요. 늘 꾸밈없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람을 대하면 상대방도 부담없고 그 사람을 믿게 되고요. 더 잘 보이고 싶어서 과장하고 꾸미고 포장하는 일에 온 힘을 기울이는 사람들은 결국 제 풀에 지쳐 포기하게 되기도 하고, 때로는 다른 사람에게 겉만 번지르르한 사람으로 보이게 되지요. 솔직하고 진실한 사람은 언제 어디서나 모두 알아주는 것 같아요.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가는 다르겠지만이요.

 

자식도 없고 왕비도 일찍 저세상으로 떠나 홀로 남겨진 왕은 걱정이 앞섰어요. 누가 나를 대신해서 이 나라를 이끌어 갈 것인지 고민이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아무나 마음에 드는 사람을 왕의 자리에 앉힐 수도 없는 노릇이었고요. 그래서 생각끝에 현명한 결정을 하나 내렸어요. 용기가 넘치는 사람들을 모두 모아놓고 뭔가 시함을 벌일 듯했지요. 힘 센 사람, 싸움을 잘 하는 사람, 용감한 사람들 모두 왕의 앞에 왔어요. 시끌벅적한 분위기에 취해 얼떨결에 따라온 사람도 있고요.

 




그 중 한 사람이 잭이에요. 싸움을 잘 하는 것도, 힘이 센 것도 아니었지만 잭은 즐거운 기분에 취해 왕의 앞에까지 왔어요. 엄청난 싸움이나 폼 나는 대결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던 사람들은 잔뜩 긴장하고 있었어요. 과연 왕이 어떤 과제를 내줄지 기대했답니다. 그런데 왕의 과제는 뜻밖의 것이었어요. 씨앗을 하나 주면서 여섯 달 후에 다시 만나지고 합니다. 씩씩한 기사들과 늠름해 보이는 사람들은 실망했어요. 뭔가 대단한 일이 벌어질 것이라 예상했는데 고작 씨앗 한 톨이라니..

 

하지만 잭은 달랐어요. 씨앗을 키우는 일은 자신 있었거든요. 열심히 물을 주고 햇빛을 보여주기도 하고 그늘에도 두어보고...정성을 다해 키웠어요. 그런데 그런데....잭이 기대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어요. 아무리 노력해도 씨앗에서는 싹이 나오지 않았어요. 이상한 일이었어요. 드디어 약속했던 날이 다가오고...잭을 풀이 죽은 채 왕 앞에 다가갔어요. 다른 사람들을 보니 화려한 꽃과 식물들을 갖고 와서 뽐내고 있었어요. 잭은 더더욱 기가 죽었어요.

 

왕이 원한 것은 무엇일까요. 왕은 나에게 잘 보이기 위해 달콤한 말만 속삭이는 사람을 원하지 않았어요. 있는 그대로 솔직하고 진지한 사람을 바랐던 겁니다. 잭은 비록 씨앗을 멋진 꽃으로 만들지 못했지만, 그에게는 진실된 마음이 있었어요. 왕은 그것을 알아 보았고요. 잭은 나중에 어떻게 되었을까요. 포장된 모양은 중요시하는 사회에 살고 있지요.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 촌스럽다고 놀림을 받기도 해요. 꾸미고 가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진실을 잘 지켜내는 마음도 중요하지요. 아이들에게 너무나 당연하지만 잊고 살기 쉬운 교훈을 말해주고 있어요. 시원시원한 그림을 보는 재미도 있어요. 마지막 페이지를 보면서 괜히 기분이 좋아졌어요. 진실이 이긴 것 같아 힘이 불끈 솟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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