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들이 모든 시대에 다 가능한 것은 아니다.'란 말이 떠오르는 군요. 석기시대에는 석기시대 사람들의 진실이 있죠. 저의 세계관으로는 전혀 용납이 안되는 책이었습니다. 근대인들의 역사인식을 왜 굳이 석기 시대에 투영해 놓았는지. 웃음 때문이었다면 너무 불손한 건 아닌가요. 석기 시대의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자연 속의 인간이란 무엇인지 그런 고민의 흔적도 없이 석기시대 인간들의 모습을 그야말로 '미개함'으로 전제하고 웃음을 구하려고 하더군요. 특히 이 책의 저자가 얼마나 완고한 근대주의자인가는 가족의 묘사에서도 그대로 두드러지죠. 잔소리꾼 정도에서는 그냥 넘어갔는데, 도저히 새로운 것을 이해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는 그런 성격을 왜 '엄마'가 떠맡아야 했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딸아이에게 읽어주는데 정말 불편하더군요. 이렇게 천박한 남성주의와 근대주의에 대한 아무런 반성도 없는 이런 식의 내용이 어린이 책으로 추천된다는 것이 정말 씁쓸합니다. 마음 같아서는 마이너스 별다섯을 하고 싶을 정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