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오브젝트 레슨스 2
브라이언 딜 지음, 한유주 옮김 / 플레이타임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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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라고 하면 주로 일상적인 문제들을 떠올리게 된다. 분리수거라든지 비닐 처리라든지. 공해나 산업폐기물 같은 문제도 생각나는데, 이렇게 보면 내게 쓰레기란 더러운 것, 그리고 위험한 것 정도의 대상인 것 같다. 심각한 문제인 것 같긴 한데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고, 생각한다 해도 별다른 해결책을 찾기 힘든, 거추장스럽고 꺼림칙하지만 얼른 눈과 생각을 돌려 버리고 싶은 대상.


이 책은 쓰레기의 범위가 내 생각보다 훨씬 넓고 우리 삶과 문화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으며 심각한 문제라는 걸 생생하게 보여 준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뇌리에 깊이 박혔던 깨달음은 '쓰레기가 우리보다 오래 살아남을 것'이라는 점이었다. 그런데 우리는 한치 앞도 보지 못하면서 계속해서 쓰레기를, 갈수록 더 치명적인 쓰레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러니 미래가 암울해 보일 수밖에.


디지털 쓰레기처럼 나름 긍정적으로 기능하는 쓰레기도 있지만, 한없이 늘어나는 생활 쓰레기, 산업폐기물, 핵폐기물, 거기다 이제는 우주 쓰레기까지 더해져 우리는 매우 위험한 현실을 살아가야 한다. 운이 나쁜 어느 한 사람이나 집단이 피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자칫하면 이 지구 전체가 소멸할 수도 있을 현실을. 


그러므로 쓰레기 문제를 고심하고 행동에 나서야 하는 것이 당연해 보인다. 그런데 (이 대목이 이 책의 백미일 텐데) 이런 고민과 행동을 고취하기 위해 스펙터클한 이미지를 이용하는 방식이 그 자체로 비윤리적일 수 있으며 또한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가능성도 크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황폐해진 세상을 전달하는 가장 대중적인 매체는 사진이나 영상 등의 시각 매체다. 그런데 이런 시각 자료들은 경각심을 일깨우긴 하지만 반대로 사람들을 그 수준에 붙들어 두기도 한다. 이 경우 충격적인 이미지들은 관음증을 재촉하는 수단으로 전락하고, 사람들은 이 이미지들을 보면서 자신의 안전함을 확인하고는 점점 더 자극적이며 강렬한 이미지들을 원하게 된다.


그러므로 쓰레기를 스펙터클화하지 않으면서 쓰레기와 더불어 살아갈 방안을, 우리와 이웃과 후대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고민하는 것, 이것이 이 책이 우리에게 던지는 묵직한 문제의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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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튀세르 효과 프리즘 총서 7
진태원 엮음, 강희경 외 옮김 / 그린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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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튀세르 사상의 여러 측면을 국내외 주요 저자들이 연구한 결과물. 글들도 훌륭하고 루이 알튀세르의 `현재성`도 확인할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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