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밥 먹는 사람도 제법 보인다. 이국의 여행지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혼자 저녁을 먹을 수 있는 가게를발견해 흐뭇하다.내일은 드디어 귀국하는 날. 카페 엔게르를 나온 후, 팬가 아쉬워서 초콜릿 전문점 칼 파제르 카페도 들렀다.
수박 냄새 품어오는 저녁 물바람,오랑쥬 껍질 씹는 젊은 나그네의 시름.압천 십리 벌에해는 저물어……… 저물어………- 정지용의 ‘압천‘ 중이었다 묵비로
무지개의 빙수카페를 찾아가는 골목길에 쏟아지는 햇살이 눈부셨다. 집에 돌아와 필름을 현상해 보니 햇살이 무지갯빛으로 찍혀 있었다.하얀 벽과 깊은 색의 나무 가구, 색은 적고 수수한 카페에서 빙수를 먹었다. 얼음을 사각사각 갈아 소담하게 쌓아올린 빙수는 한 입 먹자 웃지 않을 수 없는 맛이 밀려들었다. 무지개 맛이다.
해가 지면 돌아가고 싶고, 그곳을 생각하는 것만으로 푸근한 기분이 드는곳을 우리는 집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몸을 씻고, 밥을 먹고, 몸을뉘여 잠을 자는 곳, 별것 없는 일상이 이어지는 곳이지만 더 살아볼 기운을 얻는 내 작은 안식처. 누워서 별을 볼 수 있는 창이 난 집이라면 좋겠지만 별을 보는 것도 잊고 잠드는 날이 많을 것이다. 별을 올려다볼 수 있는 삶을 꿈꾸는 건지도 모른다.
가만히, 마음이 향하는 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