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마음 - 나의 옳음과 그들의 옳음은 왜 다른가
조너선 하이트 지음, 왕수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총 3개 챕터로 이루어진 무려 680여 페이지의 책이지만 생각보다 가독성이 좋다. 요즈음 나오는 심리학 서적들은 기본적으로 진화심리학과 뇌과학을 깔고 가는 듯 한데, 이 책 역시 마찬가지이다.


<1부 제1원칙: 바른 마음은 철저히 이기적이며 전략적이다 - 직관이 먼저이고 전략적 추론은 그 다음이다> 은 이성보다 직관이 먼저라는 주장하고, 합리주의적 도덕성이 사후적 자기합리화에 가깝다며 도덕에 있어서의 직관을 강조한다. 저자는 1부에서 직관과 이성을 코끼리와 기수로 비유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상당히 공감이 가는 챕터였다. 같이 읽기 좋은 책으로는 대니얼 카너먼의 <생각에 관한 생각>이나 조지 레이코프의 <코끼리는 생각하지마>를 추천한다. 참고로 하이트의 코끼리와 레이코프의 코끼리가 같은 것을 지칭하지는 않는다. 1부의 내용을 통해서 확증편향과 같은 인지과학적 발견들을 함께 공부하기 좋을 듯 하다.


<2부 제2원칙: 바른 마음에는 다양한 힘이 있다 - 도덕성은 단순히 피해와 공평성 차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보수와 진보를 이해하는 데 굉장히 유용하고 통찰적또한 느껴지는 챕터이다. 일전에 <공감> 자원활동가 단톡 창에 '선호하는 강아지 유형'에 관한 질문을 한 적이 있는데, 자세한 내용은 2부에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ㅎ 저자는 총 6가지의 카테고리를 제안하고 진보와 보수가 각각 어떠한 가치를 중요시 하는지 실증적 자료들을 바탕으로 분석한다. 2부 역시 상당부분 공감이 가는 분석이었다. 특히 자신이 진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보수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3부 제3원칙: 바른 마음은 개인보다 집단의 차원에서 더 강력하다 - 도덕은 사람들을 뭉치게도 하고 눈멀게도 한다>는 진화론과 종교가 주된 내용이다. . 집단 생활을 하는 것이 생존에 더 유리하고 그에 따라 개체수준 뿐 아니라 집단 수준에서도 집단선택을 통한 진화가 이루어지며, 이 집단을 유지하는 강력한 힘이 곧 종교라는 것이 주요 논지이다. 이어지는 내용에서 저자는 종교를 믿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도덕적이라 말하고, 이러한 도덕성의 발현은 신앙의 깊이 보다는 자신이 속한 집단의 영향이 더 크다고 주장한다.


3부의 경우, 읽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롤랑바르트(?)가 이런 얘기 - '신이 없다는 것은 나도 알겠다. 하지만 '신이 없는 것'과 '신 없이 사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 를 했다고 들은 기억이 있는데, 요즈음 들어 나 역시, 무교 이지만 바르트의 생각에 많이 공감을 한다. 그래서 3부의 내용에도 일정부분 공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미국사회와 한국사회의 커다란 차이 중 하나인 '유교 사상의 영향력 차이'는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에, 3부의 내용을 가지고 한국사회를 이해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


같이 읽어보기 좋은 책은 프로이트의 <종교의 기원>, 데이비드 베레비의 <우리와 그들, 무리짓기에 대한 착각> 등이 좋을 듯 하다. 참고로 <종교의 기원>과 저자가 말하는 뒤르켐식 공리주의는 상당히 대비되는 내용이어서 뒤르켐의 사상을 같이 공부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그 동안 정신분석학과 대비되는 책들은 <우상의 추락>이나 <안티 오이디푸스> 같은 류의 책이라 생각했었는데, 'freud vs anti-freud'의 대립구도 뿐 아니라 '개인(프로이트) vs 사회(뒤르켐)' 식의 접근도 상당히 생산적일 것 같다.


마지막으로 책에 대한 총평을 쓰자면, 이 책은 흥미를 돋우지만 지나치게 자극적이기도 한 그런 종류의 책은 아니다. 또한 '~해야한다'와 같은 당위를 말하는 책도 아니다. 윤리와 도덕에 관한 책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당위 보다는 '~이다'와 같은 서술형 명제들이 많은 책이기에 가끔씩 힘이 빠지기도 하지만, 지루하지 않고 설득력이 있어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다만, 흔히 보수라는 이름으로 뭉뚱그려지는 부류들 중에 친일파, 군부 독재 세력과 같은 기회주의자들, 혹은 반인륜적인 극우 집단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싶은 생각이 없는 사람들은 이 책이 혹시 양비론으로 가득한 비겁한 책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을 수 있겠는데, 그런 책은 아니다. 그 보다는 새누리당을 찍는 소외계층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다.


긴 호흡으로 읽어야 하는 책이지만 읽고 나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책이니 추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