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의 발달은 '발달'이 맞는가, 유토피아로 가는 네번째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는 현실은 진보하여 온 것이 맞는가? 회의 가득한 질문 속에 작가의 또 하나의 메타버스적 탈출구 탐색을 따라 가본다. 새로운 세계를 건설해 가는 그의 상상력 속에서 내 삶의 고단함도 같이 묻어난다. 그 길 끝에 길이 열려있으면 좋겠다.
한 손에 들어오는 가벼운 부피감, 그 속에는 여섯 편의 단편소설, 빨려들듯 책장을 넘기다보면 어느새 작가의 말.지극히 사실적인 것에서 우화 형식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작품 여섯 편에는 각기 다른 현대사회의 문제의식이 담겨있다. '57번 자화상'이나 '처형'에서는 전작 '작화증 사내'나 '마지막 감식'과 맥이 닿는, 진실과 거짓, 선과 악을 이분할 수 없는 현대사회에 대한 예리한 직관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