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팔꽃

나팔꽃이
기어코
처마 끝까지 올라갔다.

저 하늘 낮달에
매달릴 모양이다.
손을 뻗쳐 올리는 것 좀 보아.

아니,
그 손을 잡으려고
기우뚱하는 낮달을 좀 보아.






서랍


서랍을 연다.
책상이 혀를 쏙 내민다.

분꽃씨 세 개를
달각, 놓아 준다.

책상이
혀를 집어넣는다.
쫍!




언제부터였을까

언제부터였을까.
포도알 속에서
포도씨가 사라졌다.

포도씨를 가려내기 위해
바지런을 떨던
혀의 할 일이 없어졌다.

언제부터였을까.
수박 속에서
수박씨가 사라졌다.

푸우!
수박씨를 멀리 날리느라 애쓰던
혀와 입술의 할 일이
또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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