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지중해에 빠지다 - 화가 이인경의 고대 도시 여행기
이인경 지음 / 사문난적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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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의 저자는 부담이나 그녀를 얽어매고 있던 집착들로부터, 나쁜 기억들로부터 스스로를 놓아주듯이 그녀를 버렸다.

질긴 기억을 다 끊고 새롭게 훌훌 살고싶었고, 언제라도 떠날 수 있을것 같다고 하였다.
또한 작은 일이든 큰일이든, 후회를 곱씹으며 살고 싶지 않았던 터에, 미루어 두었던 나를 위한 여행을 과감하게 선택하고, 그길로 그리스와 이집트로 떠났다.

형편을 따지고, 주변사람들의 상황에 얽매이고, 자신의 건강은 제대로 돌보지도 못했던, 평범한 50대의 주부가, 삶에 대한 공허함을 느끼고 진정으로 행복해지기 위한 길을 떠날 수 있는 용기가 부러웠다.
그러면서도 나는 그보다 더 젊은 30대임에도 불구하고, 무엇이 두려워서 용기내지 못하고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며,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마음껏 펼쳐 보지 못하고 있는것인지 곰곰이 생각해보지 않을수가 없었다.
나를 위한 여행이... 꼭 여행이 아니더라도, 온전히 내가 나를 위해 어떠한것에도 얽매이지 않고, 온전히 돌아볼수 있는 일이라는게어떠한 계기가 있지 않으면 행동할수 없는 일이였던가? 그러한 아쉬움때문인지, 저자의 도전이 내겐 더 용기있게 보였던 이유였을 것이다.

내가 아니면 안 될 일, 내가 없으면 큰일 날 일은 원래부터 없다. 걱정과 후회속에서 지난날을 아쉬워하는 어리석음을 되풀이 하지말고, 새로운 내가 되어서 떠나는 여행을 용기있게 선택하여서, 그속에서 새로운 나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은 인생에서 크고도 갚진 경험일 것이다.

잘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과연 어떤것일까? 나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서, 그만큼 삶의 무게도 힘겨워지고 내가 겪을 기쁨에 비해서 책임과 고통이 더 커지는 것은 아닌가 하고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
물론 저자도 잘 나이 들어감을 알기위해, 자신을 발견하기 위해 떠났던 여행이 아니었던가? 나이가 들어서도 끊임없이, 인생에 대한 후회와 아쉬움은 항상 따라 다닐것이다.
그렇지만 그러한 후회와 아쉬움을 줄이기위해, 나를 제대로 알아가는 여정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숙제라고 생각한다. 그저 그것을 깨닫고, 실천하는 시기가 각각 다를뿐이다.
그렇게 끊임없이 나를 발견하는 노력속에서, 집착과 나만의 고정관념에서 자유로워질수 있는 영혼을 갖을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잘 나이 들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길이 아닐까싶다.

꼭 여행이 아니더라도, 어떠한 식으로든 잃어버린 나를 발견하는 일은, 앞으로 내가 겪을 시련속에서 더 내 자신을 단단하게 지탱해주는 큰 힘이 되리라 생각한다.
앞으로의 내 삶에서 온전한 나를 찾을수 있도록, 자신만의 여행이야기에 초대해준 저자에게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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