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를 위하여

용서를 위하여 - 그리운 이름, 김수환 추기경
한수산 지음 / 해냄 / 2010년 4월

한국 현대사와 종교사, 그리고 정신사를 대표하는 종교적 거인인 김수환추기경의 생애와

‘한수산 필화사건’의 내용까지 생생하게 담은 책이였다.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사실과 허구와의 경계가 어디서부터인지 모호하게 느껴지는 책이였다.

작가가 보안부에 끌려가 고문을 받는 부분에서는 정말 이것이 사실인지, 허구인지조차 분간이 안갈정도로, 끔찍하고도 고통스러운 내용의 연속이였다.

읽는 내내, 충격적인 묘사들로 내 마음이 콱 막힌 기분이 들기도 했었다.

그러한 고문을 겪고 나서, 어떻게 그 사람들을 용서할 수 있을까?

정말, 그 힘든시간들을 이겨내기까지 얼마나 힘들었을까를 생각하니깐, 작가가 겪었을 그 고통이 내게도 느껴지는 듯했다.

추기경의 어린시절부터 사제가 되기까지의 과정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추기경의 발자취를 따라 걸어가면서, 나타내고자했던 것은 서로 하나가되어, 사랑하고, 용서하라는 내용이였다.

따라서 작가 자신도 그가 지내왔던 고통의 시간속에서, 용서하지못한 사람들을 용서하는것이, 곧 자신을 용서하는 길이라는것을 깨닫게된다.

“ 내가 용서하지 않으면 나도 용서받지 못한다. 이 단순한 한 마디를 나의 것으로 이루어내는 데 저는 그토록 오랜 시간이 걸렸던 것입니다” 라는 작가의 말에서도 알수있다.

주기도문 속에도 나오는말, 나에게 잘못한 이를 용서하듯이 저희죄를 용서하시고..

늘 그렇게 기도하였으면서도 너무나 쉽게 입에 담았던 한마디.

그런데 가슴 저 밑바닥이 무너져 내리듯 그말을 끌어안으면서, 주님이 항상 그와 함께 계시다는것을 깨닫게 된다.

사랑과 용서를 우리에게 전하고 가신 추기경님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나 또한 기독교신자로써 하나님의 큰 사랑을 더욱더 절실하게 느낄수 있었다.

쉬운것 같으면서도 제일 어려운것이 사랑과 용서라는 그 진리.

그것을 몸소 깨닫고, 그러한 깨달음을 일깨워주신 주님께, 깊이 감사하는 마음으로 오늘도 기도를 드려야겠다.

<도서평가>

김수환추기경님이나 종교적인 부분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끝까지 읽어내는데 지루함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종교적인 부분은 배제한다 하더라도, 용서라는 의미에 대해서는 누구나가 깊게 생각해볼수 있는 책이였다.

그리고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실화가 포함되어 있어서, 더 마음에 와닿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