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로 간 내 운동화 - <푸른 동시놀이터> 앤솔러지 제1집 푸른 동시놀이터 102
<푸른 동시놀이터> 앤솔러지 지음, 강나래.안예리 그림 / 푸른책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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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로 간 내 운동화

푸른 동시놀이터 앤솔러지 제1

강나래. 안예리 그림

푸른책들   

 

시나 문장을 묶어놓은 것을 문집이라고 한다. 문집은 영어로 “anthology” 앤솔러지라 한다. 여러 작가들이 쓴 동시를 묶어놓은 이 책은 즐겁다가도 행복하다가도 뭉클하다가도 기쁜 여러 감정을 느끼게 하는 힘을 갖고 있었다.

시는 어른에게도 삶에 있어서 조미료와 같이 없어서는 안 될 작지만 소중한 존재이다. 동시 또한 아이들에게 필요한 필수 영양소라는 생각이 든다. 나또한 동시를 참 좋아한다.

몇 년 전에 아동작가의 강연회가 있어서 참석하게 되었는데 그 작가가 하는 말이 아이들에게 동시는 아직 형성되지 않는 정서와 건강한 신체를 만들기 위한 소중한 요소라 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난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을 때도 동시의 중요성을 항상 이야기한다

국수사과영체

우리 학교 때 빽빽이 적혀있던 시간표이다.

나도 아침마다 이 시간표를 볼 때 마다 맘이 답답함을 느꼈었는데...

딸에게 물어보니 본인은 좋아하는 과목이 많아 괜찮단다.

공부에 관심 없는 엄마만 그랬나보다.

엄마는 친구를 만나면 무척이나 반갑고 즐겁다.

오랜만에 만난다는 핑계가 있지만 만나지는 못해도 연락을 종종하면서도 만나면 시간이 쏜살같다. 아이는 시간이 갈수록 보챈다. 해달라는 것도 많고 봐달라는 것도 많다. 이 동시는 공감 만배이다.

어디선가 들리는 외국인의 목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나도 귀가 당나귀 귀가 되곤 한다. 우리랑 생김새며 말이 전혀 틀리므로 우린 전혀 개의치 않아하면서도 신경 쓰인다. 그 말을 콩으로 표현하다니...아이도 이 글을 읽고 웃기 다며 낄낄댄다.

알아먹는 콩! 알아먹지 못하는 콩!

표현이 독특하다.

아이티로 간 내 운동화의 제목을 보고 난 동시집이란 생각을 못했다.

어려운 아이들을 도와줘야한다는 창작동화집 으로만 생각했었다.

아이티의 아이들이 생각나는 이 시에서 숙연해지는 기분은 무엇일까?

지난주에 아이랑 집을 청소하면서 옷과 신발들을 중고를 수거하는 아저씨에게 판 기억이 났다. 아이들이 저 옷과 신발은 어디로 가져가 엄마?” 했다. 난 잘 알지는 못하지만 아마도 해외로 수출을 할꺼야 왜냐면 우리나라에선 헌옷을 취급한다 해도 워낙 많아서 일부가 중국이나 아프리카로 간다고 알고 있어라고 말해주었다.

 

이 운동화도 그렇게 받은 운동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성주 참외 축제에 주인공은 당연히 참외인데 주인공 소개는 뒷전이고 하객들이 그 자리를 채운다.

참외는 누렇게 뜬채 땡볕에 진열되있을 것을 생각하니 절로 웃음이 나왔다.

현실 표현이 재미있고 즐거운 시라 맘에 쏙 든다.

 

요즘 들어 엄마가 참 미안하다.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의 마음을 100프로 이해하려 하지만 결코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다. 이것을 혼을 내서 알려 주어야 할지 아니면 그냥 넘어가야 할지 나도 판단이 안 될 때가 많다.

하지만 어린 아이니깐 아직은 성숙되지 못하고 생각이 짧고 자기 주장이 강할때라 엄마가 이해해야 하는게 맞다. 그래서 이해못하는 엄마가 미안한 것이다.

이 시를 보니 내 자신을 보는 것 같아 감정 이입이 된다.

부족한 것 투성이인 엄마가 잘하고 있는 아이에게 독촉하는 하는 것 같아 미안하다.

다시 한번 이해하고 사랑해줘야지 반성한다.

 

 

아이들도 종종 두껍고 어려운 책을 읽을 때 중간 중간 별식과 같은 존재를 찾을 때가 있다. 그럴 땐 동시집을 꺼내든다.

짧지만 깊은 생각이 함축된 표현의 글. 이것이 동시인 것이다.

이 동시집은 다른 시집과 다르게 앞쪽엔 시를 나열하고 뒷부분엔 시를 쓴 신인 작가들의 동시에 대해 선배 시인들이 진심으로 비평한다.

이제 막 등단한 신인 작가들은 그 비평을 겸허히 수용한다. 독자들도 이 글을 가감없이 보고 생각해보고 정말 그런지에 대해 평가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또한 동시도 우리가 읽을땐 무난하게 편하게 읽었는데 함축적 의미의 한줄 두줄이 더욱도 시인들이 고심하고 인내한 흔적이라 생각하니 그 글을 다시 읽어보는 계기가 되었다.

 

비전문가인 내가 보기엔 참 즐겁고 재미있는 동시인데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서로 지적하고 격려해주는 것을 보면서 역시 우리랑 보는 눈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푸른 책들의 동시집을 읽으면서 나도 동시한번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잠깐 하게 되었다.

자유롭고 즐겁게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한 기쁨을 느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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