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도깨비

수상한 도깨비 ㅣ 좋은꿈어린이 10
이상배 지음, 김문주 그림 / 좋은꿈 / 2017년 6월

수상한 도깨비

이상배 글

김문주 그림

출판사 좋은꿈

책 제목과 같이 도깨비 이야기로 시작하는 이 책은 도깨비 작가로 유명한 이상배님의 창작동화이다.

여타 도깨비 책과는 다르게 도깨비에 대한 통찰력이 남다르고 책을 읽고 있는 동안 도깨비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알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책을 읽은 아이는 책에 매료되어 흥미롭고 재미나서 친구들과 같이 읽고 싶은 책으로 추천한다며 수상한 도깨비 책을 학교의 학급서적 책꽂이로 자리를 옮겨두었다.

이 책에 나오는 도깨비는 멍석도깨비라는 도깨비가 주인공시점으로 이야기해주는 자기 이야기이다.

멍석은 볏짚으로 새끼를 꼬아 만든 여럿이 앉을 수 있는 깔개이다. 박팽이씨네 앞마당에 있던 멍석에서의 추억은 앉아서 옥수수 먹고 옛날이야기 듣고 잠들고 책도 읽고 밤하늘의 별을 세고 놀았던 기억이 새록 새록이다.

지금은 그 많던 아이들과 사람들이 하나씩 떠나고 동료 도깨비들도 없고 이젠 멍석 도깨비 하나만 남아있다.

심심한 멍석 도깨비는 아무도 없는 팽이씨 집에서 옛 친구들을 부르며 기억을 더듬는다.

81번지 빈집. 그곳에서 살림을 시작한다.

팽이씨 칠 남매의 막내아들 일수. 일수는 귀염둥이 일수. 오쟁이라 불리우던 일수는 제 명을 다하지 못하고 어린나이에 숨을 거두었다. 멍석도깨비는 집안을 둘러보다가 오쟁이를 발견하고 일수가 생각난다고 하면서 회상하는 장면은 도깨비라 할지라도 우리내 사람과 같은 마음을 가진 따뜻한 마음을 가진 도깨비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쟁이는 짚으로 엮어 만든 작은 섬. 망태기이다.

중간 중간 나오는 지금은 생소하게 느껴지는 옛말에 첨석을 붙여 아이들의 이해를 돕는 표현도 이 책의 강점이다.

멍석 도깨비는 계속 팽이씨와 그 주변인물들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 그리워한다.

그 까닭은 무엇일까...

아마도 생각엔 그들이 어딘가에는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고 그들이 언젠간 돌아올 수 있다는 기대도 하고 있는 듯하다.

반짝반짝 작은 별

왜 반짝이니

웃는 거니

수줍은 거니

슬픈 거니

우는 거니

무얼 생각하니

누워서 별 보니

멀고 멀구나

책에 나온 이 시에도 멍석 도깨비의 마음이 그대로 뭍어난다.

드디어 만나게 된 박팽이씨

팽이씨는 멍석도깨비가 그토록 그리워했던 사람 중에 한사람이다.

원래는 사람 눈에는 안보이지만 도깨비감투를 쓰면 도깨비는 사람모습으로 나타나 눈에 보이게 된다.

팽이씨는 잔뜩 겁을 먹고 피하려하지만 어느새 그들은 친구가 되어 팽이씨가 만든 팽이를 돌리며 다시 옛 추억으로 빠지게 된다.

엄마가 읽었던 도깨비 이야기는 무서운 존재이고 도깨비 방망이로 금은보화를 만들어내고 나쁜 사람을 물리치는 이야기로만 끝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수상한 도깨비 이야기는 서로에 대한 마음과 마음의 연결고리가 무엇인지를 찾을 수 있는 흥미롭고 재미있는 즐거운 책이라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