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도 혼나지 않는 꿈이었다 시요일
강성은 외 지음, 시요일 엮음 / 창비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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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너를 잊은 적이 있다

그런 나를 한번도 사랑할 수 없었다

 

- 남진우, 언젠가 너를 사랑한 적이 있다

 

이 책은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한 편의 시 정도는 깊은 여운을 남기게 할 것 같다. 나는 읽는 내내, 지난 나의 사랑들을 떠올렸다. 굳이 떠올리려 하지 않아도 떠올랐다. 사랑만큼 우리의 감정을 깊이 관찰할 수 있는 건 없을 것 같다. 비록 그 범위가 제한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나는 과연 지난 사랑들을 진정으로 떠나보낸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 한 편 한 편 읽을 때마다 오래된 감정의 조각에게 찔리는 느낌이었다.

 

모든 사랑이 끝났다고 생각될 때,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그렇다고 무언가에 대해 희망을 주는 것은 아니다. 그저 그 사랑에 대해, 그 연애에 대해 좀 더 생각해볼 수 있다. 인연이 끊긴 것인지, 끝난 것인지.

 

우리가 느끼고 있는 감정들을 좀 더 유심히, 세심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혹여 내가 놓치고 있는 것이 있는 건 아닌지, 매번 뒤를 돌아본다. 그리고 시집을 통해 놓쳤던 것들을 다시 담아가곤 한다. 이 시집 또한 그랬다. 완벽할 순 없다. 항상 놓치는 것들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다시 되새기면 되는 거다. 나는 <사랑해도 혼나지 않는 꿈이었다> 를 통해 이 과정을 거쳤다. 나는 지난 사랑을 잊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묻어두고, 다신 꺼내지 말아야 할 추억쯤으로 여겼다. 그리고 그런 나를 가만히 둘 수 없었다. 용서할 수 없었다. 나는 나를 사랑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난 사랑을 잊을 수도 있다는 것, 그들을 다시 추억해도 된다는 것, 다시 사랑해도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럴 수도 있지, 뭐.

 

사랑한다는 건, 결코 나쁜 행동이 아님을 새기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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