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주의의 명령, 세계를 낭만화하라 - 초기 독일낭만주의 연구 철학의 정원 5
프레더릭 바이저 지음, 김주휘 옮김 / 그린비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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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주의를 단순히 문학사조 혹은 예술사조로 국한하는 것은 부당하고 편협하다고 바이저는 말한다.

낭만주의자들은 예술을 그 자체로 만들기는 커녕 그것을 윤리적/정치적인 것에 종속시키려 했다는 것이

저자의 해석이다.

 

 

한 시대의 정치와 도덕 그리고 철학과 예술 전반의 흐름과 맥락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특정한 사조에 대해 성격규정을 할 수 없다는 것인데.

이는 초기 낭만주의 사상가인 슐레겔의 말이기도 하다.

 

독일 낭만주의는 대체로 프랑스 혁명 이후,

이성주의/개인주의/자유주의를 표방하는 계몽주의에 대립하는 사상적 조류로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낭만주의는 초기 낭만주의, 절정기 낭만주의, 후기 낭만주의로 구분되는데,

이 책은 초기 낭만주의에 대한 바이저의 견해이다.

따라서 위에 언급한 오류에 대해서는

반이성주의/공동체주의/보수주의의 성격규정은 대체로 후기낭만주의의 일부 사상가들에만 나타나는 현상이며,

자유주의적 해석과 좌파적 해석의 주요결함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비판적 인식론의 미덕과 자연주의적 존재론의 결합,

관념론과 실재론의 통일성,

주관적인 것과 객관적인 것의 종합

정신적인 것과 물질적인 것의 관계 등

소위 유기체적 개념을 도입한 것이 낭만주의의 특징이다.

피히테와 스피노자의 양면성을 극복하려 했으며,

칸트를 비판하는 가운데 그를 여전히 사상의 한 부분에 귀속시킨다.

저자의 말처럼 낭만주의자들의 사상은 순진한 사변 이상일까?

 

슐레겔 형제, 슐라이어마허, 셸링, 노발리스 등의 저서와 강연내용을 토대로 그들의 사상에 대한

독해의 오류를 최소화하면서,

저자는 낭만주의자들을 괴롭혔던 문제를 낱낱이 폭로한다.

 

"잠 못 이루는 밤을 가져온 고뇌의 원천"

 

한 시대의 사상을 이해한다는 건 무척 어려운 일이다.

특히 짧은 시기(시대적 과도기)의 사상변화는 전후의 세계정세를 읽어내지 않고서는 더더욱 불가능하다.

저자의 친절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낭만주의를 완벽히 해제하는 데는 실패했다.

역사 속의 사상의 단면을 파악하는 데 만족하며 관련 연구자가 아니면 일독하기를 권하지 않는다.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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